잿더미 속 진실... 부천 광역 화재조사분석실이 밝힌다

이재일 / / 기사승인 : 2012-04-12 15:5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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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일(부천소방서 화재조사분석과장)
최근 산업화, 도시화에 따라 화재의 양상이 복잡·다양해지고 있으며, 규모도 대형화되고 있다. 이로 인해 잿더미로 변한 화재현장에서의 화재원인 규명도 점점 어려워지고 있는 실정이다.
국가는 선량한 화재피해자의 구제를 위해 제조물책임법을 제정하고, 실화책임에 관한 법률을 개정하여 손해배상 수단을 강화하였으나, 화재피해자는 전문지식이 부족하고, 증거가 훼손되어 손해배상에 많은 어려움을 겪고 있다.
또한 최근 화재로 인한 법적 분쟁이 증가되고 있는 추세이며, 2002년 7월 ‘제조물책임법’이 시행되면서 가전제품 등 제조물에서 화재가 발생시 화재 원인조사 결과에 따라 법적 책임 공방이 갈리게 되는 등 사회적 책임이 증가함에 따라 과학적이고 명확한 화재조사의 중요성이 나날이 강조되고 있다.
그러나, 현재 일선 소방서의 감정 전문인력 및 화재감식 첨단장비 부족으로 인하여 화재원인 규명에 대한 대외적인 공신력 부족이 제기되고 있어 이에 경기도 소방재난본부에서는 4개 중심소방서에 광역화재조사분석과를 신설하였다.
특히 화재현장에서 수거한 증거물의 감식·감정을 위해 4개 중심소방서 중 부천소방서는 처음으로 2012년 4월 광역 화재조사분석실을 설치하였고, 화재조사분석실에는 전문교육을 이수하고 자격증을 소지한 인력이 배치되었으며, 실체현미경 등 53종 63점의 전문적인 화재 감식장비를 구비하였다.
부천소방서는 서부권역 중심소방서로 부천을 포함한 8개 소방서에서 일정 규모 이상의 중요화재 발생시 광역 화재조사팀이 출동하여 일선 소방서 화재조사를 지원하고 있으며, 여기서 수거하여 확보한 증거물을 화재조사분석실에서 감식·감정함으로써 더욱 과학적이고 명확한 원인규명을 해 나갈 예정이며, 광역 화재조사분석실의 설치로 초기적 화재조사 인프라 구축, 전문성 강화 및 대외적 공신력이 향상되어 법정 분쟁에 대한 대응력 제고 등 그간 제자리걸음에 머물렀던 화재조사분야 발전의 계기를 마련했다는데 의의가 있다.
더군다나 부천소방서 화재조사분석실에서는 2012년 특수시책 과제로 화재 발생 빈도가 높은 정온수기, 텔레비전 등 가전제품을 선정하여 화재 발생 원인을 밝히기 위해 관련업체 및 유관기관과 합동으로 분해 ·재연실험을 함으로써 가전제품 화재 감식역량을 배양하여 ‘제조물책임법’에 따른 소비자의 피해보상을 적극 지원하는 자료로 활용하고 공인 시험기관과 연계하여 화재원인에 대한 감정능력을 향상시킬 예정이다.
작년 경기도에서 발생한 화재는 10,019건 중 1,310건(13.8%)이 원인미상이 되었으나, 부천소방서는 화재조사분석실 운영을 통하여 화재원인을 규명함으로써 원인미상 비율을 줄이도록 하는 한편, 화재피해 쟁송의 적극적 해결자로서의 역할을 수행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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