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명의문, 비상구

백두남 / / 기사승인 : 2012-07-02 16:52: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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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두남 소방사(인천강화소방서 길상119안전센터)

2012년 5월 5일 밤 부산 서면의 6층짜리 N빌딩 중 3층에 있는 시크 노래주점에서 불이나 9명이 숨지고 25명이 다쳤다. 화재에 취약한 내부 구조, 종업원들의 미숙한 초기 대응, 소방당국의 부실한 점검 등이 화를 키운 주요인이라고 한다. 화재사고가 날 때마다 지적되던 문제점들이 고쳐지지 않고 그대로인 탓에 빚어진 참사다. 언제까지 이런 후진국형 참극을 봐야하는 것인지 안타깝기 그지없다.

특히, 대다수 국민들이 일상생활에서 여가를 보내거나 휴식을 취하기 위해 이용하는 다중이용업소에서 화재로 인한 인명피해가 많이 발생하고 있다. 화재로 인명피해가 많이 발생하는 가장 큰 원인은 복잡한 내부구조와 비상구를 폐쇄하거나 잠그기 때문이다. 더구나 이러한 다중업소는 현란한 조명과 화려한 카펫 등 실내 장식으로 내부를 치장하고 있기 때문에 화재발생시 많은 연기와 유독가스를 발생시켜 대피 시 많은 어려움이 발생하게 한다. 평소 비상구에 대해 관심이 없으면 내가 이용하는 영업장에 비상구가 막혀있다는 사실조차 알지 못하고 유사시 사고를 당하는 것이다.

다중이용업소는 ‘다중이용업소안전관리에 관한 특별법’에 의거 반드시 비상구를 설치하도록 하고 있다. 비상구는 어휘대로 비상시에 용도에 맞게 이용할 수 있도록 만들어 놓은 장소이다. 물건을 적재하여 놓는다던지 아예 시건장치를 해 놓는 등 그 용도를 벗어나게 관리하는 것은 대형 참사를 부르는 지름길이 될 것이다.

이에 각 소방서는 화재로부터 인명피해를 줄이기 위해 정기적으로 다중이용업소 등에 대한 소방검사를 실시하여 비상구 폐쇄 등 불법행위 적발 시 과태료 부과 및 시정조치를 하고 있다. 영업주뿐만 아니라 고층건물이나 지하층에 있는 다중이용업소를 이용하는 국민들도 비상구를 확인하는 습관을 가져야 한다. ‘만약 화재가 발생하면 이 건물을 어떻게 탈출할까?’ 하는 생각도 한번쯤 해보자! 안전을 생각하는 마음가짐이 화재로부터 나의 생명을 구할 수 있는 나만의 생존전략이 될 수도 있다.

비상구는 생명의 문이다. 관계자는 항상 관심을 가지고 비상구를 개방하고 피난시설 주위에 물건을 쌓아두는 행위를 해서는 안된다. 비상구 폐쇄행위 등으로 인한 대형 인명사고가 발생하지 않도록 특정 소방대상물 관계자 및 영업주들에게 안전에 대한 책임을 자기 의무화 하고 관리ㆍ감독적 책임을 물도록 하여 다시는 이 땅에서 후진적 대형화재가 반복적으로 발생하지 않도록 피난시설 유지관리에 철저를 기해야 할 것이며, 국민 모두가 사고는 나와 상관없는 일이라는 생각을 버리고 내 건물, 내 업소 안전은 내가 지킨다는 생각으로 항상 주변을 살피고 안전의식을 가질 때 비로소 대형사고는 줄어들 것이다.

※ 외부 필자의 원고는 본지의 편집방향과 일치하지 않을 수도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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