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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남자사격의 간판 진종오(33·KT)가 런던올림픽에서 한국 선수단의 첫 금메달을 노린다. 개인적으로는 올림픽 2연패에 정조준했다.
2004아테네올림픽 남자 50m 권총에서 은메달을 획득해 세계적인 명사수 대열에 합류한 진종오는 지난 베이징올림픽 남자 50m 권총에서 당당히 금메달을 목에 걸었다.
16년 만에 한국 사격의 ‘노골드’ 한을 푼 순간이었다. 1992바르셀로나올림픽 여자 공기소총에서 여갑순, 남자 소총복사에서 이은철이 금메달을 따낸 후 처음이었다.
베이징올림픽을 통해 세계적인 사격 스타로 자리매김한 진종오는 이후에도 승승장구하며 자신의 시대를 활짝 열었다.
2009년 4월 열린 창원월드컵 대회 결선에서 아시아신기록을 수립하며 1위를 차지했고, 같은 해 11월에는 월드컵파이널에서 50m 권총과 10m 공기권총을 모두 석권하며 2관왕에 올랐다. 2010광저우아시안게임에서도 50m 권총과 10m 공기소총 단체전에서 금메달 2개를 휩쓸었다.
사실 올림픽, 아시안게임 금메달 등으로 진종오는 동기부여 대상을 찾지 못하기도 했다. 운동선수로서 최고를 맛봤기에 정신력과 의지가 이전처럼 받쳐주지 않았다.
프로필에 기재된 목표에 “선수로선 모든 것을 다 이뤘다”고 썼을 정도다.
은퇴를 고민할 수도 있었다. 잠시 주춤한 시기를 보낸 것도 이 때문이다. 그러나 자신의 3번째 올림픽이 될 런던올림픽을 보면서 모든 것을 극복했다.
대표선발전에서 날고 긴다는 후배들의 거센 도전을 뿌리치고 다시 태극마크를 달았다. 지난달 열린 뮌헨월드컵에서는 금메달 2개를 목에 걸어 성공적인 런던올림픽 모의고사를 마쳤다.
특히 뮌헨월드컵 50m 권총에서 최하위인 8위로 결선에 올랐지만 무서운 뒷심을 발휘, 우승을 차지하는 저력을 보여줬다. 거의 불가능한 경우다. 진종오도 자신의 사격 인생에서 이런 적은 처음이란다.
또 최근 한화회장배 50m 권총과 10m 공기권총에서 2관왕을 달성했다. 10m 공기권총에서는 692.5점을 쏴 대회신기록을 세우기도 했다. 런던올림픽을 앞두고 열린 마지막 점검무대로 진종오의 선전은 의미가 컸다.
대한사격연맹은 “진종오가 올해 열린 3대 메이저대회인 경호처장기, 대한사격연맹회장기, 한화회장배를 모두 석권하는 등 기복 없는 최정상급 기량을 선보여 올림픽 2연패와 한국선수단의 런던올림픽 첫 금메달이라는 두 마리 토끼 사냥에 근접한 것으로 기대된다”고 밝혔다.
경기 당일 컨디션이 올림픽 2연패 달성 여부를 결정지을 것으로 보인다. 사격은 당일 컨디션이 메달 색깔 결정에 결정적인 영향을 미치는 종목이다.
진종오도 가장 중요한 변수와 라이벌에 대해서 “사격은 멘탈스포츠라고 한다. 자신감과 어떤 생각을 어떻게 하느냐가 당일 금·은·동메달을 정해주는 것 같다. 모두가 경쟁자이지만 당일 경기를 가장 잘 풀어가는 사람이 금메달의 주인공이 될 것으로 생각한다”고 설명했다.
사격은 고도의 집중력을 요구한다.
진종오는 집중력 향상과 함께 취미로 평소 낚시와 독서를 즐긴다. 특히 아내가 사 준 ‘1만 시간의 법칙’, 소속팀 KT의 임원이 선물로 준 ‘왓칭’ 등을 지니고 틈나는 대로 읽는데 큰 도움을 받는다고 한다.
긍정적인 사고와 집중력을 끌어올리는데 이보다 좋은 것이 없다는 것이 진종오의 설명이다. 자신만의 노하우다.
차영철 담당코치는 “(진)종오는 자기관리가 철두철미한 선수다. 스트레스와 부담이 생겼을 때, 털어내는 방법이 뛰어나고 빠르다”며 “장점이 매우 많은 선수”라고 칭찬했다.
2006년 12월에 결혼한 진종오는 올해 11월이면 첫 아이가 태어난다. 금메달을 선물로 전하고 싶어 한다.
적지 않은 나이인 진종오가 2016리우데자네이루올림픽까지 나설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이번이 마지막일 수도 있다는 말이다.
진종오는 “사격이 특별히 나이 제한을 받는 종목은 아니지만 과연 다음 올림픽 선발전을 무사히 마칠 수 있을까 하는 의문 때문에 런던이 마지막이라고 생각하고 최선을 다해서 돌아오고 싶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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