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민일보] 새누리당 이한구 원내대표를 비롯한 원내지도부가 11일 정두언 의원 체포동의안 부결에 책임을 지고 총 사퇴했다.

이한구 원내대표는 이날 오후 국회 정론관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입이 10개라도 할 말이 없다”며 “오늘 국민 여러분께서 갈망하시는 쇄신국회의 모습을 보여드리지 못한 데 대해 정말 죄송하다. 이에 대한 책임을 지고 원내대표직을 사퇴하고자 한다”고 사퇴 입장을 밝혔다.

그는 “그러나 앞으로도 국회 쇄신은 지속돼야 한다. 향후 유사사례가 없길 바란다”며 “비록 원내대표직을 사퇴하지만 앞으로도 백의종군하며 국회쇄신을 위해 계속 노력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날 국회는 본회의를 열고 새누리당 정두언 의원과 무소속 박주선 의원의 체포동의안을 표결에 부쳤다.

이날 체포동의안 표결에는 각각 271명이 표결에 참여했고 박 의원은 찬성 148, 반대 93, 기권 22, 무효 8표를 받아 가결됐으나 정 의원은 찬성 74, 반대 156, 기권 31, 무효 10표를 받아 부결됐다.

한편 이에 대해 민주통합당은 “상식적으로 원내지도부 총 사퇴라는 안건이 어떻게 한 시간 만에 결정될 수 있는가”라며 “진정성을 보이려면 국회의원직이라도 반납해야 할 것”이라고 비판했다.

이언주 원내대변인은 “새누리당 원내지도부가 체포동의안 표결 처리한 지 1시간 만에 총 사퇴를 결정했는데, 일사천리로 진행된 사퇴결정 역시 일련의 시나리오 속에 나온 것으로 보인다”며 “민간인 불법사찰 국정조사 등 시급한 현안들이 산적해 있는 와중에 원내지도부가 총 사퇴함으로써 국회 의사일정은 마비되게 생겼다”고 우려했다.

그는 “개원 지연을 두고 세비반납 등 떠돌더니 의사일정이 이렇게 마비된 것을 어떻게 책임질 것인가”라며 “애초에 쇄신 운운할 때부터 시작된 정치적 쇼로밖에 볼 수 없다. 이제 새누리당 쇄신에 대해 믿을 국민은 한 명도 없을 것”이라고 비난했다.

전용혁 기자 dra@siminilb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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