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표가 진화한다! 착하게, 스마트하게!

최병태 / / 기사승인 : 2012-07-30 17:5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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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병태 서울지방우정청 사업지원국장

8월 9일 대한민국 우표전시회가 코엑스에서 열린다. 우표작품, 우표디자인, 우표미술 등 그야말로 우표에 관한 모든 것을 볼 수 있는 자리다. 우표수집가들이 전시회 개최를 손꼽아 기다리는 연유다.

그런데 이날을 기다리는 사람들이 또 있다. 바로 걸그룹 소녀시대의 팬들이다. 소녀시대를 주인공으로 하는 ‘나만의 우표’가 전시회 개막과 함께 판매되기 때문이다. 8월 9일, 전국 50개 판매우체국 앞에 길게 장사진을 칠 팬들의 모습이 눈에 선하다.

‘나만의 우표’는 말 그대로 내가 원하는 이미지를 담은 우표다. 2003년에 처음 선을 보였는데, 우표 도안은 국가가 일방적으로 정하는 것이라는 관점을 뒤집은 획기적인 사건이었다. 그러나 당시에는 국가가 지정한 우표와 내가 원하는 이미지를 한 쌍으로 발행하는 방식으로 제작됐다. 엄밀하게 말하면, 절반만 나만의 우표였던 셈이다. 그런 까닭에서인지 시간이 흐르면서 관심이 줄고 자연스레 판매도 줄어들었다. 2010년 12월에 이르러서야 지금처럼 가족사진이나 회사 로고 등 오로지 원하는 이미지만 담은 나만의 우표가 등장했다.

올해 ‘나만의 우표’발행 현황을 들여다봤다. 기관 창립을 기념하거나 역사적 의미가 있는 행사에 쓰고자 제작을 의뢰한 기관들이 많았다. 한국자산관리공사는 지난 1월 창립 50주년을 맞아 나만의 우표와 액자 2,050세트를 제작했다. 한국외국어대학교는 역사기념관 개관을 기념하기 위해 나만의 우표첩 1,000세트를 제작했고 충남대학교도 개교 60주년을 맞아 기념우표첩과 함께 나만의 우표 1,020세트를 제작했다. 2012 서울핵안보정상회의를 준비·기획한 외교통상부, 설립 50주년을 맞은 KOTRA도 나만의 우표 제작의뢰 기관 명단에 올라 있었다.

그런데 우표 제작목적을 살피던 중 눈길을 끄는 사례 하나를 발견했다. CJ대한통운이 나만의 우표 제작을 요청했는데 CJ도너스캠프가 후원하는 전국 지역아동센터 어린이 7,000여 명에게 어린이날 선물로 주기 위한 것이었다. ‘나만의 우표’가 ‘착한 우표’로 변신한 것이다.

또 하나, 이색적인 ‘나만의 우표’제작사례도 있다. 서울지방우정청이 지난 5월, 여수엑스포 개최를 기념하고자 증강현실 기술을 반영하여 만든 우표첩과 우표책이 바로 그것이다. 증강현실이란 실제 환경에 가상 사물이나 정보를 합성하여 가상의 사물이 원래 환경에 존재하는 것처럼 보이도록 하는 컴퓨터 그래픽 기법이다. 이 우표첩 역시 스마트폰에 애플리케이션을 다운받은 후 우표를 비추면 빅오(Big-O)와 같은 여수엑스포의 대표적 상징물들이 입체영상으로 나타난다. 우표가 스마트 세상으로 진입한 것이다.

1840년 영국에서 세계최초로 우표가 만들어진 이래, 우표가 지닌 주요 기능은 배송요금을 지불했다는 사실을 증명하는 것이었다. 그러나 우편물량이 줄어들면서 우표발행량도 줄어들자 우표가 새로운 미래를 모색하고 있다. 소장하기 위한 우표, 사회공헌활동의 일환으로 증정하는 우표, IT기술을 접목한 우표 등이 진화의 현주소이다.

그렇다면 다음엔 어떤 우표, 어떤 ‘나만의 우표’가 우리 앞에 놓일까? ‘한류’를 녹여낸 우표는 어떨까? 지금 우체국사람들은 우표에 부가가치를 더한 새로운 상품을 발굴하는데 한창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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