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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인호 경위(인천서부경찰서 정보보안과)
‘깨진 유리창의 법칙’이란 깨진 유리창 하나를 방치해 두면, 그 지점을 중심으로 범죄가 확산되기 시작한다는 이론으로, 사소한 무질서를 방치하면 큰 문제로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는 의미를 담고 있다.
깨진 유리창 이론(Broken Windows Theory)은 미국 범죄학자 제임스 월슨과 조지 켈링이 1982년 3월에 공동 발표한 사회 무질서에 관한 이론이다. 1969년 스탠포드 대학의 심리학자 필립 짐바르도 교수는 매우 흥미 있는 실험을 했다.
우선 치안이 비교적 허술한 골목을 고르고, 거기에 보존상태가 동일한 두 대의 자동차를 보닛을 열어 놓은 채로 1주일간 방치해 두었다. 다만 그 중 한 대는 보닛만 열어 놓고, 다른 한 대는 고의적으로 창문을 조금 깬 상태로 놓았다. 약간의 차이만이 있었을 뿐인데 1주일후 자동차에는 확연한 차이가 나타났다. 보닛만 열어둔 자동차는 1주일간 특별히 그 어떤 변화도 일어나지 않았다.
하지만 보닛을 열어 놓고 차의 유리창을 깬 상태로 놓아둔 자동차는 그 상태로 방치된 지 겨우 10분만에 배터리가 없어지고 연이어 타이어도 전부 없어졌다. 그리고 계속해서 낙서나 투기, 파괴가 일어났고 1주일 후에는 완전히 고철 상태가 될 정도로 파손되고 말았던 것이다. 단지 유리창을 조금 파손시켜 놓은 것뿐인데도, 그것이 없던 상태와 비교해서 약탈이 생기거나, 파괴될 가능성이 매우 높아진 것이다. 게다가 투기나 약탈, 파괴 활동은 단기간에 급격히 상승하게 된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이 실험에서 사용된 ‘깨진 유리창’이라는 단어로 인해 ‘Broken Window’라는 새로운 법칙이 만들어 졌다. 이러한‘깨진 유리창의 법칙’은 나중에 세계 유수의 범죄 도시 뉴욕시의 치안 대책에도 사용되었다. 1980년대, 뉴욕시에서는 연간 60만건 이상의 중범죄 사건이 일어났다.
당시 여행객들 사이에서 ‘뉴욕의 지하철은 절대 타지 마라’는 말이 공공연하게 나돌 정도로 뉴욕시의 치안은 형편 없었다. 리토가스 대학의 켈링 교수는 이 ‘브로큰 윈도우’법칙에 근거해서 뉴욕시의 지하철 흉악범죄를 줄이기 위한 대책으로 낙서를 철저하게 지우는 것을 제안했다. 낙서가 방치되어 있는 상태는 창문이 깨져 있는 자동차와 같은 상태라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당시 교통국의 데빗 간 국장은 켈링 교수의 제안을 받아들여서 치안 회복을 목표로 지하철 치안 붕괴의 상징이라고도 할 수 있는 낙서를 철저하게 청소하는 방침을 내세웠다.
범죄를 줄이기 위해 낙서를 지운다는 눌랄만한 제안에 대해서 교통국의 직원들은 우선 범죄 단속부터 해야 한다고 반발했다. 물론 당연한 반응이다. 대부분의 사람들은 낙서도 문제지만, 우선은 그런 작은 문제보다는 큰 문제인 흉악한 중범죄 사건을 어떻게든 빨리 단속해야 한다고 생각할 것이다. 그러나 간 국장은 낙서를 지우는 것을 철저하게 행하는 방침을 단행했다.
지하철의 차량 기지에 교통국 직원이 투입되어 무려 6,000대에 달하는 차량의 낙서를 지우는, 그야말로 터무니 없는 작업이 수행되었던 것이다. 낙서가 얼마나 많았던지 지하철 낙서 지우기 프로젝트를 개시한 지 5년이나 지난 뒤에야 모든 낙서 지우기가 완료되었다. 낙서 지우기를 하고 나서 뉴욕시의 지하철 치안은 어떻게 되었을까? 믿기 어렵겠지만 그때까지 계속해서 증가하던 지하철에서의 흉악범죄 발생률이 낙서 지우기를 시행하고 나서부터 완만하게 되었고, 2년 후부터는 중범죄 건수가 감소하기 시작하였으며, 94년에는 잘반 가까이 감소했다고 한다. 결과적으로 뉴욕의 지하철 중범죄 사건은 놀랍게도 75%나 급감했던 것이다.
그 후 1994년 뉴욕 시장에 취임한 루돌프 줄리아니 시장은 지하철에서 성과를 올린 범죄 억제 대책을 뉴욕시 경찰에 도입했다. 낙서를 지우고, 보행자의 신호 무시나 빈 캔을 아무데나 버리기 등 경범죄의 단속을 철저하게 계속한 것이다. 그 결과, 범죄 발생 건수가 급격히 감소했고 마침내 범죄 도시의 오명을 불식시키는데 성공했다.
범죄학에서 출발한‘깨진 유리창’이론은 일반 조직관리에서도 적용할 수 있다. 사소하거나 작은 비윤리행위라고 방치하게 되면, 조직분위기에 나쁜 영향을 줄뿐만 아니라 리더에게도 악영향을 미칠 수 있는 것이다. 이러한 현상은 계속 확대되는 속성이 있어서 결국 일정 상한점을 지나게 되면 아무리 노력을 기울여도 이를 바로잡기 어렵게 되고 결국 기존질서와 분위기가 훼손되어 돌이킬 수 없는 수렁에 빠지게 될 수 도 있다.
‘공동으로 관심을 기울여야 할 일에 무관심 할 때 공동의 이익은 위협 받게 된다’는 말처럼 음주운전 하지 않기의 첫걸음을 사소하다고 생각한 주변 생활 습관이 무엇이 있었는지 다시 한 번 둘러보는 계기가 되었으면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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