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경환 의원, 박근혜 비서실장 자진사퇴

이영란 기자 / / 기사승인 : 2012-10-07 16:1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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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민일보] 박근혜 새누리당 대통령후보의 비서실장인 최경환 의원이 7일 후보 비서실장을 자진사퇴했다.


최 의원은 이날 오후 여의도 당사에서 회견을 열어 "난 오늘 박 후보 비서실장직에서 물러난다"며 "대선승리를 위해 백의종군하겠다"고 밝혔다.


이는 최근 박 후보의 여론 지지율이 하락하는 가운데, 당 소속 의원들 사이에 대선 패배 위기감이 커지면서 박 후보 주변 친박(친박근혜)계 핵심 인사들에 대한 '2선 후퇴'론이 제기된데 따른 것이다.


최 의원은 "박 후보를 제대로 보좌하지 못하고, 여러분에게 많은 걱정을 끼치고 있는 점에 대해 가슴깊이 사죄한다"며 "그 모든 책임을 내가 안고 떠나고자 한다"고 말했다.


그는 또 "돌아보면 내가 국회에 몸을 담은 지난 8년은 오직 '박근혜 대통령 만들기' 한 가지 목표를 향해 달려온 시간이었다"며 "당 비대위와 총선을 거치면서 나에 대한 온갖 비방과 흑색선전으로 마음에 멍이 들었지만, 박 후보와 당에 조금이라도 누가 될까봐 '내가 감내해야할 운명'이라고 생각하며 한 마디 항변도 못하고 묵묵히 헌신해왔다"고 소회했다.


이어 그는 "그런데 대선이 눈앞으로 다가온 이 시점에 승리를 낙관할 수 없다는 불안감 때문에 많은 비판과 지적이 쏟아지고 있다"면서 "이 모든 게 후보를 아끼고 당을 사랑하는 충정에서 비롯된 것임을 잘 알고 있기에 당 화합과 대선승리를 위해 내가 책임을 안고 물러나기로 했다"고 담담하게 밝혔다.


특히 최 의원은 "이제 대선이 70여일 앞으로 다가왔다. 더 이상 우리끼리 '네 탓, 내 탓' 할 시간이 없다"면서 "내가 물러나는 것으로 당내 불화와 갈등을 끝내 달라"고 당부했다.


이어 그는 "더 이상 논란을 벌이는 건 적전 분열이고, 후보 흔들기로 비춰질 수밖에 없다"고 거듭 강조했다.


또한 최의원은 "그동안 우리가 얼마나 많은 고비를 넘어서 여기까지 왔느냐. 당이 어려울 때 누가 있어서 그 고난과 역경을 해쳐올 수 있었냐. 바로 박 후보 아니냐"며 "이제 우리 모두가 지금 가장 힘든 시간을 보내고 있는 박 후보에게 힘이 돼야 하지 않겠냐. 우리가 빚을 갚아야 하지 않겠냐"고 읍소했다.


그는 "선거 전략에 오류가 있었다면 나한테 돌을 던져 달라. 서운했던 감정이 있었다면 나한테 침을 뱉어 달라"면서도 "이젠 누군가를 탓하기 전에 '난 뭘 했는지, 얼마나 열심히 뛰었는지' 솔직하게 돌아보자"고 말했다.


이어 그는 "우린 무슨 자리나 차지하자고 박 후보 대통령 만들기에 나선 게 아니다"며 "친박이니, 핵심측근이니 하는 분열적 얘기가 더 이상 나오지 않았으면 좋겠다. 다시 한 번 마음을 모아 함께 뛰자"고 거듭 당부했다.


이날 사퇴한 최 의원은 경북 경산·청도가 지역구로 지난 2006~7년 한나라당(현 새누리당) 대선후보 경선 당시부터 박 후보를 도와온 친박 핵심 인사다.


그는 특히 작년 말 박 후보가 당 비상대책위원장을 맡은 이후 명실상부한 '실세'로 부상했으며, 4·11총선 당시엔 공천 개입설(說), 그리고 5·15전당대회에 앞서선 사무총장 내정설이 나돌기도 했다.


이후 당 대선후보 경선과정에선 박 후보의 경선캠프 총괄본부장을 맡아 경선 전략 전반을 관장했고, 박 후보의 대선후보 지명 이후엔 3선의 중진 의원임에도 불구하고 후보 비서실장으로 발탁돼 박 후보를 지근거리에서 보좌했다.


하지만 당 주변에선 "최 의원을 통하지 않으면 박 후보에게 보고가 들어가지 않는다"는 얘기가 공공연히 나돌았었다.


한편 최 의원의 이날 사퇴에 따라 후보 비서실장 역할은 부실장인 이학재 의원이 이어받을 것으로 알려졌다.


또 새누리당은 후보 비서실의 일정기획 관련 업무를 중앙선거대책위원회 산하 종합상황실로 이관하는 등 업무체계를 개편할 계획인 것으로 전해졌다.


이영란 기자 joy@siminilb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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