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민일보] 민주통합당 문재인 후보 캠프의 이정우 경제민주화위원장은 10일 “지금과 같은 세계적인 불황기에는 오히려 복지가 더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이 위원장은 이날 KBS 라디오 <안녕하십니가 홍지명입니다>에 출연, 문재인 후보가 전날 ‘취임 후에는 바로 즉시 제1차 복지국가 5개년 계획을 실행 하겠다’고 언급한 것과 관련, ‘세계 경제의 불투명성이 계속되고 있는데 이런 저성장 기조 아래서 적극적인 복지가 가능하겠느냐, 우선은 성장 엔진에 투자해야 하는 것 아닌가’하는 지적이 나오는 것에 대해 “동의하기 어렵다”며 이같이 주장했다.

먼저 이 위원장은 경제민주화에 대해 “중소기업이 지금 굉장히 어려운데 중소기업과 대기업 간의 관계 이런 것을 새로 설정을 할 필요가 있다. 잘못된 것, 불공정 관행 이런 것들은 바로 잡아야 하고, 재벌 내부에 보더라도 소유지배 구조에서 또 문제점이 있다. 그런 것들도 차제에 바로 잡는 것이 좋다”며 “경제민주화는 꼭 필요한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전날 새누리당 박근혜 후보 캠프의 김광두 교수가 경제민주화 문제에 대해 ‘빈대는 잡으면서도 초가삼간은 태우지 않는 신중한 접근과 고민이 필요하다’고 언급한 것에 대해 동의를 표하며 “기업이 잘 하는 거는 도와줘야 되고, 그러나 재벌체제가 갖는 여러 가지 한계나 모순은 바로 잡아야 한다”고 말했다.

그러나 김광두 교수가 ‘재벌의 소유구조와 관련해서 의결권 제한을 도입할 필요가 있다. 다시 말해서 투자는 할 수 있도록 하되, 실질적으로 경제적 집중은 되지 않도록 한다’는 취지의 발언을 한 것에 대해 “그렇게 하면 의결권은 물론 행사를 못 하겠지만 경제력 집중은 그대로 가는 것이다. 출자가 되었으니까. 이게 상호출자에서 가공 자본을 만들어 내는 것이 문제다. 그래서 덩치를 키우고 문어발식 확장을 하고, 그게 늘 문제로 지적돼왔다. 그 문제를 해소하려면 출자 자체를 해소하는 것이 맞다”고 반대 입장을 분명히 했다.

이 위원장은 ‘성장이 있어야 복지가 가능하지 않느냐’는 시각에 대해 “성장과 복지는 다 중요한데, 지금과 같은 세계적인 불황기에는 오히려 복지가 더 필요하다. 복지 지출이 확대가 되면 그(어려운) 사람들의 구매력이 생기고, 그러면 수요가 창출 되고, 그것이 경제를 살리고, 성장을 촉진하게 된다”며 “이것을 경제자동안정 장치라고 부르는데 우리나라의 경우에는 복지제도가 너무 약하니까 그 자동안정장치가 작동을 못하고 그래서 경기가 더 깊은 골에 빠지게 되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그는 “오히려 복지를 잘하면 경기회복도 빠르고 성장도 잘 된다”고 강조했다.

이 위원장은 ‘성장의 파이를 키우고 커진 파이를 배분할 때 자연스럽게 복지가 확대될 수 있는 것 아니냐’는 지적에 대해서도 “우리나라 보수에서 주로 그런 얘기를 자꾸 한다. 성장을 먼저하고 파이를 키운 뒤에 나누자는 얘기를 거의 반세기 동안 해왔는데 그게 맞지 않는 이야기다. 복지와 성장은 같이 가는 것”이라고 일축했다.

복지 확대에 따른 재정 건전성 문제를 우려하는 시각에 대해 이 위원장은 “아주 잘하는 북유럽쪽 복지국가들은 재정이 건전하다. 그것만 보더라도 과잉 복지가 재정 위기를 가져온다는 주장은 맞지 않다”며 “한국은 더구나 그리스, 스페인에 비해서도 훨씬 복지가 덜됐기 때문에 미리 지금 재정을 걱정한다는 것은 정말 기우이고, 꼭 해야 될 일을 오히려 놓치고 있는 것”이라고 반박했다.

그는 문재인 후보가 집권할 경우의 경제 정책에 대해 “참여정부와 비슷한 점이 많을 것”이라면서도 “그러나 특히 잘못한 것은 극복하고 고쳐나가야 한다”고 말했다.

참여정부의 대표적인 잘못에 대해 이 위원장은 “재벌개혁 문제하고 비정규직 문제, 또 한미 FTA, 세 가지가 꼽힌다”고 말했다.

이영란 기자 joy@siminilbo.co.kr

[저작권자ⓒ 시민일보. 무단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