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 안 심, 후보단일화 3인 3색

이영란 기자 / / 기사승인 : 2012-10-30 11:1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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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 ‘후보단일화 협상 공식 제안’ 압박

안, “그 문제 조금 더 지켜봐야” 여유
심, ‘단일화 필승론’ 일축...“필요조건”

[시민일보] 야권 후보단일화 문제에 대해 3인 3색을 띠고 있는 상황이어서 상당한 진통이 불가피할 전망이다.


민주통합당 문재인 후보와 무소속 안철수 후보가 오는 12월 대통령 선거에서의 승리를 위해 후보단일화를 할 것이란 전망이 지배적이지만, 아직까지도 단일화 문제는 오리무중이다.


문재인 후보 측이 단일화 논의에 적극적인 반면 안철수 후보 측은 ‘시간 끌기’를 하고 있다는 관측이 나올 만큼 미온적이다.


실제 문 후보측은 30일 안 후보에게 후보단일화 협상을 공식제안 했다. 그러나 안 후보 측은 여전히 “그 문제는 조금 지켜봐주시길 바란다”며 구체적인 답변을 회피하고 있는 상황이다.


여기에 진보정의당 심상정 후보 측이 이날 공개적으로 후보단일화 논의 참여의사를 밝혀 더욱 복잡하게 됐다.

◇문재인 후보 측= 민주통합당 문재인 후보 측 우상호 공보단장은 이날 YTN 라디오 <김갑수의 출발 새아침>에 출연, 후보단일화 문제에 대해 “지금 물밑 접촉은 거의 없다. 그래서 저희가 여러 가지 고민을 하고 있다. 안철수 후보 쪽이 워낙 후보 단일화에 소극적이어서 지금 시점에서는 안 된다, 시기상조라고 나오니까 우리가 진행하기 어렵다”고 밝혔다.


이어 그는 “11월 중순에 후보 단일화가 진행되기 위해서라도 11월 초부터는 논의가 진행돼야 하기 때문에 이제는 더 이상 늦추기 어렵다”고 강조했다.


이에 따라 문재인 대선 후보 측은 “야권 후보 단일화 논의를 더 늦출 수 없다”며 안철수 후보 측에 협상을 공식 제안했다.


우상호 선대위 공보단장은 이날 브리핑에서 “이제 단일화 논의가 시작돼야 한다”면서 “언제까지 단일화 논의를 늦추겠다는 것인지 공식 질문한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늦어도 다음 주부터 협상이 진행돼야 다음 달 25일 후보 등록 전에 단일화가 가능하다”고 설명했다.

특히 우 단장은 “유불리를 떠나 더 이상 단일화를 늦추는 것은 국민의 열망을 받아 안는 게 아니다”라며 “정치쇄신의 깃발을 같이 들고 새 정권 창출을 위한 단일화 논의를 시작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안철수 후보 측= 무소속 안철수 대선캠프 김성식 공동선대본부장은 이날 BBS 라디오 <고성국의 아침저널>에 출연, 후보단일화 문제에 대해 “안철수 후보는 이미 국민들께서 단일화 과정을 만들어주신다면 거기서 이겨서 반드시 새정치를 이루도록 끝까지 하겠다는 얘기를 한 바가 있다”면서도 “다만 그것을 가지고 세부적으로 논의하기보다는 나름대로의 정책과 비전으로 소통을 하다보면 국민들께서 적절한 길을 알려 주실 거라고 믿는다”고 유보적인 입장을 보였다.


그는 ‘언제쯤 결론내실거냐’라는 사회자의 질문에 대해서도 “그 문제는 조금 지켜봐주시길 바란다”며 구체적인 답변을 회피했다.


이에 ‘11월 25, 26일이 후보등록일인데, 그 전에 결론을 낼거냐’는 거듭된 질문에도 그는 “오늘 이 시점에 단정적으로 말씀 드릴 수 없는 문제”라고 거듭 말했다.


김 본부장은 ‘단일화는 할 거 아니냐’는 질문에 대해서도 “국민들께서 적절한 길을 알려 주실 거라고 믿고, 큰 틀에서 시대교체와 정권교체를 함께 할 수 있는 힘을 모을 생각”이라고 다소 모호한 답변을 했다.


단일화를 여론조사방식으로 하면 안철수 후보가 다소 유리하고, 국민참여를 결합하면 문재인후보가 다소 유리할 수 있는데, 시간을 끌면 여론조사밖에 못하게 되니까 안철수 후보가 가급적이면 단일화 시간을 늦추려한다는 분석에 대해 김 본부장은 “민주당에서도 간헐적으로 단일화관련 얘기가 있지만 아직 문재인후보가 정식으로 제안을 한 상황은 아니잖느냐”며 “또 현재 여론조사의 흐름은 나름대로 안철수 후보가 여러 가지 경쟁력을 가지고 있음을 보여주고 있지 않느냐”고 설명했다.

◇심상정 후보 측= 진보정의당 심상정 후보 측의 유시민 공동선대위원장은 이날 PBC 라디오 <열린세상 오늘, 서종빈입니다>에 출연, “안철수와 문재인, 너무 대화가 없는 안타까운 상황”이라며 “안철수와 문재인 후보가 신뢰성 있는 대화를 추진하면서 단일화 과정을 밟는다면 진보정의당도 참여하겠다”고 밝혔다.


그러나 심 후보 측은 문재인 후보와 안철수 후보의 정치쇄신안에 대해서는 그다지 공감하는 분위기가 아니다.

그는 민주당의 문재인 후보가 지역구 축소와 비례대표 확대를 주장하는 반면 안철수 후보는 국회의원 100명 축소를 주장하고 있는 것에 대해 “문재인 후보의 경우에는 진보정당의 문제의식과 공감하는 걸로 안다. 그런데 민주당도 현행제도에서의 정당이다 보니까 지역구를 줄인다고 하면 현역구 의원들이 어느 당을 막론하고 반대가 심해 소신껏 말씀을 못하고 비례를 100석으로 늘리고, 지역구를 200석으로 줄이는 정도의 미지근한 혁신안을 내놓은 것”이라고 비판했다.


특히 안철수 후보 쇄신안에 대해서는 “지금 국회의원이 너무 많아서 문제가 아니고, 문제가 다른 데 있다면, 국회의원 수를 줄인다고 해서 정치가 좋아지겠느냐, 정당에 대한 국고보조금 축소 이런 것들은 결국 돈 많은 정당, 돈 많은 사람만 정치를 하도록 만들 것”이라며 “정치혁신을 한다는 것은 정치를 잘하기 위해서 하는 것이지, 잘 못하고 있는 정치인이나 정당을 혼내려고 정치혁신을 하는 것은 아니지 않느냐”고 반문했다.


이어 그는 안철수 후보의 중앙당 폐지 방안에 대해 “중앙당을 폐지하면 그것이 원내정당으로 가는 건데, 사실상 국회 바깥의 다른 기능을 없애고, 국회의원 중심으로 하자는 것 아니냐”며 “지금 국회의원들이 엉망이어서 숫자를 줄이자고 하면서 또 모든 권한은 국회한테 줘버리자는 것은 정치혁신안에 관해서는 안철수 후보께서 정치를 실제로 해 온 사람들의 경험이나 또는 고민, 현장의 목소리, 이런 것들을 조금 더 들어보시고, 그런 것들을 감안해서 하시는 게 좋지 않나, 이런 생각”이라고 꼬집었다.


그는 문재인 후보와 안철수 후보 캠프 일각에서 야권후보 단일화 필승론에 제동을 거는 목소리가 나오는 것에 대해 “후보를 단일화 한다고 해서 이긴다는 보장은 없다. 그러나 그렇게 하지 않으면 진다는 것은 확실하다”며 “후보단일화 문제는 승리를 위한, 필요충분조건은 아니고 필요조건”이라고 주장했다.


이영란 기자 joy@siminilb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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