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선거기관협의회 유치를 통한 ‘선거한류’를 기대하며

강성규 / / 기사승인 : 2013-04-17 16:44: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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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천서구선거관리위원회 홍보주임 강성규
혹자는 한 나라에 민주주의가 정착하는 데에는 최소 100년 이상의 시간이 소요된다고 한다. 서구 유럽국가들의 민주주의 역사를 보더라도 왕정을 부정하기 위해 의회나 공화정을 수립한 후에도 민주주의가 성숙되기 전까지는 오랜 시간의 시행착오를 겪었으며 때로는 그 댓가로 시민들의 피가 요구되기도 하였다.
우리나라의 민주주의는 1948년 7월에 제헌헌법이 제정되고 이를 위한 제헌국회가 구성된 후 대한민국 정부가 1948년 8월 15일에 공식출범함으로써 시작되었다. 2013년까지 기껏해야 65년의 짧은 민주주의 역사라 할 수 있다.
그러나 대한민국 정부수립 이후 민주화 과정에서 많은 위기와 굴곡이 있었지만 국민들의 민주주의에 대한 강한 열망과 수호의지로 세계에서는 보기 드물게 단기간에 모범적인 민주주의국가가 되었다. 이는 우리나라 국민의 높은 선거 및 정치의식이 그 바탕에 깔려있었기에 가능하게 된 것이다.
6. 25 전쟁의 폐허를 극복하고 눈부신 경제발전을 이룬 한국식 경제모델을 벤치마킹하고자 하는 동남아시아·아프리카 개발도상국의 움직임이 일어났던 것처럼 근래에는 우리나라의 선진선거제도를 벤치마킹하자는 국가들이 늘고 있다. 네팔과 몽골 등은 우리나라 선거법 체계를 거의 그대로 자국 법령에 반영하였고 이밖에 부탄, 아르메니아, 보스니아 등도 선거 시스템 정비 과정에서 선거관리위원회의 협조를 요청했다.
선거제도는 국민의 주권의식을 높여 국민의 의사에 따라 지도자를 선출하고 지도자에게 국가공권력을 행사할 수 있는 정당성을 부여하여 정치·사회적 발전과 안정을 가져올 수 있기 때문이다.
최근 제주에서 열린 세계선거기관협의회(A-WEB) 창설을 위한 대륙별 대표단회의에서는 한국을 세계선거기관협의회 사무처 유치국으로 선정했다. 출범예정인 세계선거기관협의회는 세계 각국의 선거관련 지식·경험의 교류를 활성화하고 개발도상국·민주주의 이양국의 민주적 선거를 지원하여 세계민주주의 발전 도모를 목적으로 하는 국제기구이다. 기본헌장은 오는 10월 서울에서 열리는 ‘세계선거기관협의회 창립총회’에서 상정돼 승인되며 이와 동시에 사무처의 한국 유치가 공식 선언될 예정이다. 사무처는 앞서 유치된 녹색기후기금(GCF)과 마찬가지로 인천 송도 국제도시에 입주할 것으로 보인다.
이는 선거관리위원회가 지난 2011년 10월에 세계선거기관협의회 창립포럼에서 이 기구의 창설을 공식 제안하고 주도한지 1년 5개월 만의 값진 성과라 할 수 있다. 이번 세계선거기관협의회 사무처 유치는 한국의 선거제도와 관리시스템을 전 세계로 수출하는 이른바 ‘선거 한류’ 형성에 기여할 것으로 기대된다.
서구와 달리 비교적 단기간에 선거제도를 정착시켜 민주주의를 일궈낸 우리나라의 경험은 아직 민주주의의 싹을 틔우지 못한 후발 국가들에게 좋은 롤 모델이 되어줄 것이다. 안으로는 우리나라가 국제적 위상에 어울리는 보다 성숙한 민주사회로 발전되는 계기가 되었으면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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