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진숙 장관 경질 유감

정현주 / / 기사승인 : 2014-02-20 18:20: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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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현주(행동하는 여성 연대 공동대표)
▲ 정현주
한국의 여성지위가 많이 향상되었다. 그러나 고위직 여성진출은 아직도 매우 부족하다. 여성 대통령을 탄생시키는데, 주역이었던 여성들의 기대를 저버린 것이 현정부이다.

그나마 지난 연말 청와대 여성대변인 사퇴에 이어 윤진숙 장관도 경질되고 말았다.물러난 자리에 남성들 이 임명되었다. 여성들은 소위 여성의 자리만 갈 수 있을 뿐이라는 메시지를 던지는 것이라 는 생각이다.
여성들이 사회 전 분야에 진출하는 것이 당연시되는 세상이건만, 흔히 남성들 이 임명되는 자리에 여성들이 임명되면 길게 버티지 못하는 것을 종종 보게 된다.

윤진숙 전 장관의 경우도 ‘자질론’이 우세한 가운데, ‘남성위주 관료사회의 희생양’이라 는 동정론이 있을 뿐이다.

다 옳은 말이다. 그러나 필자는 이런 이유의 저변에 깔린 ‘여성 비하’의 편견을 들고 싶다. 이분의 행동, 웃음 등을 붙잡고 늘어지면서 외모에 대한 ‘경멸 ’의 눈길이 심한 것은 아니었는지 묻고 싶다. 모 방송에서도 이 분의 입술색깔, 머리 모양, 화장 등의 모습 전 후 사진을 비교하면서 좀 나아졌다는 언급을 할 정도이다.

여성들이 사회의 최고위직에 오르면 얼마나 더 많은 일들에 대해 유의를 해야 하는지 익히 알고 있다.
남성과는 달리 밀어주고 끌어주는 지원세력이 약하고, 마땅한 롤모델도 없는 상 태에서 여성은 고위직을 수행하면서 자칫 구설수에 휘말리기 쉽다.

천하의 힐러리 클린턴도 2008년 민주당 대선 경선에서 눈물을 보인 것을 갖고 ‘리더십 부족’이라는 논란에 휩싸였 고 여성에게 적합한 리더십이 어떤 것인지 ’쉽지 않은 일‘이라고 토로하고 있다.
지도자는 자신의 능력과 함께 주변의 조언, 지원(네트워크)으로 완성된다.

현 시점에서 여성 들에게 부족한 것은 능력이라기보다 조언과 지원이다. 윤진숙 장관을 진심으로 서포트하는 해양수산부 관료들, 그리고 특히 정치적 지원세력이 있었다면, 그렇게 쉽고 또 낯뜨겁게 외 모, 억양, 말투를 언급하면서 경질로 몰고 가지는 않았을 것이라고 생각한다.

이번 사태를 보면서 박근혜 대통령이 특별히 발탁한 인사의 결말이 불행하게 끝난데 대해 아 쉬움이 있으나, 그렇다고 남성으로 곧바로 대체하고 여성의 대표성이 악화되는 현상은 더 큰 문제라고 본다.

여성들이 자신의 잠재적 능력을 발휘하면서 여성간의 연대와 지원, 남성의 조언과 지원으로 큰일을 당당하게 해내는 사례가 많아지기를 기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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