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쨌든 늑대는 존재한다

강철희 / / 기사승인 : 2014-04-23 17:08: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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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천서부서 생활안전과
▲강철희
너무나도 유명한 이솝 우화 ‘양치기 소년의 거짓말’을 비틀어낸 이야기가 있다. 어렸을 적의 정신적 쇼크로 인해 강박감으로 거짓말을 하는 양치기 소년이 있었다.

늑대가 나타났다고 소리칠 때마다 마을 사람들이 달려 왔지만 소년은 어른들이 너무 늦게 달려와 늑대들이 이미 다 도망갔다고 거짓말을 했다. 어른들은 신속한 출동을 위해 심신을 단련하고 훈련을 거듭했다.

양치기 소년의 거짓말은 한두 번이 아니고 수십 번 반복됐다. 소년은 그때마다 숱하게 얻어맞으며 벌을 받았지만 어릴 때의 정신적인 결함으로 인해 거짓말을 계속할 수밖에 없었다.

늑대가 나타났다고 할 때마다 마을 사람들은 매번 산을 오르내리느라 하체는 무쇠와 같이 단단해지고 신체는 건장해졌다.

늑대를 잡기 위한 첨단 시스템을 마련하고 출동 장비는 손쉽게 들고 나갈 수 있게 비치해 두었으며 ‘이번에는 기어이 꼭 늑대를 잡으리라’는 정신 무장은 강화됐다.

소년이 허튼 소리를 해도 어쨌든 산속엔 늑대가 존재하고 있었기 때문이다.

그러던 어느 날 정말 늑대가 나타났을 때 훈련을 통해 단련된 마을 사람들은 늑대 무리들을 손쉽게 무찔렀다는 이야기인데 이렇게 비틀어낸 이야기의 결론은 결국 양을 노리는 늑대는 있다는 사실이다.

얼마 전 북한이 또 미사일을 발사했다. 서울을 향한 미사일은 아니지만 우리는 항상 양치기 소년이 사는 마을의 어른들과 같이 진지하게 대비하고 철저히 경계해야 한다.

북한은 국제적인 비난과 경제적인 제재 조치에도 아랑곳하지 않고 한반도에 긴장을 조성하고 있다. 북한의 이런 행태는 왜 반복되고 있는 것일까.

그것은 매너리즘에 빠진 불안정한 체제를 감추기 위한 북한 수뇌부의 고육지책일 수 있다. 미사일을 발사하고 대포를 쏘아대는 등 허세를 떨 때마다 북한 주민들을 사상적으로 옭아맬 수 있기 때문이다.

북한이 우리의 정신자세를 이완시키기 위해 허세를 떨 때마다 우리는 더욱 경계를 철저히 해야 한다. 바다를 향한 미사일이 언제 우리의 심장을 겨냥할지 모르기 때문이다.

북한은 금세라도 전쟁을 일으킬 것 같은 험악한 말투와 시위로 우리를 위협하곤 한다. 우리는 어느 순간 갑자기 도래할지도 모를 ‘실체적 위협’에 대비해야 한다.

늑대가 아니라 토끼가 나타났다고 해도 만반의 대비를 하는 것만이 또 다른 천안함 피격을 막고 대한민국의 안전을 보장할 수 있는 길임을 명심해야 한다.

우리는 늑대가 나타났다는 것이 진실이건 거짓이건 간에 산속엔 항상 늑대가 있다는 사실을 쉼 없이 자각해 늑대의 위협이 사라질 때까지 언제든지 물리칠 수 있는 만반의 준비를 하고 최고의 경계태세를 유지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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