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정상적인 기초질서의 정상화를 위하여

배수영 / / 기사승인 : 2014-05-07 15:30: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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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천부평경찰서 형사과
▲배수영
지구대에서 근무할 때 기초질서 중점단속 기간이라는 것이 있었다. 그 기간만큼이라도 기초질서 위반자들을 계도하지 말고 단속하여 기초질서를 바로 잡아보자는 취지이다.

길을 가다 습관처럼 침을 뱉는 사람들, 담배꽁초를 버리고, 노상방뇨를 하는 사람들, 그들을 단속하기 위해서는 최소한 30분 이상은 실랑이를 해야 된다.

정지하지 않고 제 갈 길을 가는가하면 신분증 제시를 거부하고, 별거 아닌 것으로 왜 단속을 하느냐고 화를 내는 사람 등 실랑이의 이유도 다양하다.

그 모습들을 바라보면 깨끗한 사회를 만드는 것은 경찰관의 단속이 아니라 시민의식이 선진화되는 것이 먼저인 것 같다는 생각이 든다.

그렇다면 선진의식이라는 것은 어떤 것일까? 그리고 기초질서가 바로 잡혀 우리가 본받을 만한 나라는 어디가 있을까?

먼저 깨끗한 도시하면 대표적으로 싱가포르가 떠오른다. 그리고 실제 외국인들은 최고로 살기 좋은 도시로 싱가포르가 뽑았다고 한다. 그 이유는 무엇일까? 그리고 싱가포르 시민의식은 어떻게 선진화 되어 있는 것일까?

뜻 밖에도 싱가포르에는 아직도 태형이 존재한다고 한다. 그리고 엠네스티에서는 싱가포르를 사형률이 높은 나라 중 하나로 보고 있다고 한다. 깨끗한 나라, 선진의식을 가진 국민들, 그런 나라에서 태형으로 국민들을 벌하고, 사형률 또한 가장 높다니 놀라지 않을 수 없다.

하지만 어떻게 보면 선진의식이라는 것이 따로 있는 것 같지는 않다. 말 그대로 공공질서를 문란하게 하는 사람들을 공권력으로 제압하고 사회질서를 어지럽히는 사람들에게 태형을 실시하여 본 보기를 보이는 것이다. 인권을 유린한다는 이야기도 있지만 오히려 싱가포르 국민들의 입장은 다른 사람의 인권을 위해서 태형을 필요악이라고 말하고 있다.

그렇다고 해서 우리나라에서도 태형을 실시하자는 것은 아니다. 깨끗한 사회를 만드는 것에 동의하고 이를 지키지 않는 사람의 엄정한 처벌을 바라면서도 정작 자신은 단속을 피하려고 한다면 다시 한 번 생각해볼 필요성이 있는 것이다.

조금 있으면 우리나라는 세계인들의 관심 속에서 제17회 인천아시안게임을 개최하게 된다. 세계 여러 나라에서 우리를 방문할 것이고, 이는 우리 집에 손님이 방문해서 우리 집과 생활을 엿보는 것과 다를 것이 없다.

그렇다면 우리는 세계인들에게 우리의 어떤 모습을 보여줘야 되는 것일까?

기초질서, 어쩌면 가장 작은 행동 하나에서 우리는 세계인들의 평가를 받을 것이고, 지금 우리의 비정상적인 기초질서를 정상화 시킨다면 곧 있을 제17회 인천아시안게임도 성공적으로 개최되지 않을까 조심스럽게 예상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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