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류문명은 국민 물 복지가 목표다

고동환 / / 기사승인 : 2014-06-18 15:11: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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팔당권관리단 관리팀
▲고동환
토인비는 역사의 흐름을 한 국가단위가 아닌 문명단위로 생성, 성장, 쇠태 그리고 해체라는 단계를 제시하면서 환경의 도전에 대한 응전 방식에 따라 역사는 진행된다고 하는 유명한 명언을 남겼다. 여기에서 환경의 도전은 여러 가지가 있지만, 세계 4대 문명에서는 가장 중요한 것이 물의 도전이다. 이러한 도전에 인류가 어떻게 슬기롭게 응전하느냐에 따라 문명의 운명이 결정된다는 것이 그의 역사관이다.

물이 갖고 있는 자연적인 특성은 인간에게 양날의 칼과 같은 도전을 제시한다. 물을 잘 관리하면 인류에게 엄청난 이익을 주지만 반대로 성장을 가로막는 무서운 자연적인 제약이 될 수도 있다. 나일 강의 이집트 문명, 티그리스와 유프라테스 강 주변의 메소포타미아 문명, 인더스 강 유역의 인더스 문명, 황허 강의 황허 문명 모두가 공통적인 특징으로 범람이 일어나고 이러한 자연적인 도전에 어떻게 응전하여 국민들에게 물과 관련된 복지혜택을 제공하느냐에 따라 문명의 운명이 결정됐다.

예를 들면, 이집트의 장구한 역사 속에서 흥망성쇠는 놀라울 정도로 나일강 범람의 순환과 일치하고 있다. 범람이 적절하게 이루어져 국민들에게 물 복지가 실현되는 시기에는 이집트 문명의 영광을 나타내는 신전과 기념물, 그리고 왕조가 안정됐다. 그러나 나일 강의 저수위가 계속돼 물 복지 실현이 이루어지지 않게 되면 결핍과 분열, 왕조의 몰락으로 이어졌다. 그래서 이집트의 파라오에게는 국민의 물 복지와 직결되는 나일 강의 제방 및 관개시설 관리가 가장 중요한 관심이 될 수밖에 없었다.

근대의 문명도 물과 직접적으로 연관되어 발달했다. 상수도 및 하수도의 과학적 관리와 의학의 발달로 세계 인구는 근대에 기하급수적으로 증가하여 이에 필요로 하는 물의 공급이 새로운 도전으로 인류 문명에 다가왔다. 이러한 도전에 응전하기 위하여 20세기가 끝나갈 무렵 인류는 약 4만5천개의 대형 댐을 건설하여 수량을 확보했다. 특히, 1970대에서 1980년대에는 세계적으로 댐건설 붐이 일어 하루 평균 13개의 댐을 건설했다. 그리고 1960대에서 2000년 사이, 세계의 저수 용량은 네 배 늘었고 그 결과 하천에 흐르는 물의 약 세 배에서 여섯 배에 해당하는 물이 대규모 댐에 담겨있게 됐다.

현대의 문명에 있어서는 기후변화가 도전이 됐다. 산업혁명 이후 화석연료를 무분별하게 과다 사용해 이산화탄소의 양이 급격히 증가함으로써 발생하는 기후변화가 현대 문명의 운명을 결정하게 됐다. 지난 2013년 IPCC(Intergoverment Panel on Climate Change)는 제5차 보고서를 통하여 현재와 같은 추세로 온실가스를 배출하게 되면 21세기 말에 지구의 평균기온은 1986-2005년에 비하여 3.7℃ 오르고, 해수면은 63㎝ 상승할 것으로 전망했다. 기후변화는 기온 상승과 강우 패턴의 변화를 초래해 극한 홍수와 가뭄의 빈도 및 크기를 증가시켜 인류의 생존과도 직결되는 심각한 자연 환경적 도전으로 인류에게 다가오고 있다. 이러한 기후변화에 어떻게 응전하느냐에 따라 인류 문명의 지속가능성이 결정된다고 할 수 있다.

인간에게 생명을 주었고 인류 문명의 운명을 만들어 낸 독특한 물질인 물은 인간의 삶에 뗄 수 없는 긴밀한 관계가 형성돼 있다. 현대의 물 복지는 복지국가라는 개념에서 파생된 것으로 국가가 국민 모두에게 깨끗하고 풍부한 물을 장소나 시간의 제한과 경제적인 부담감 없이 제공하고 책임을 지는 포괄적인 개념이다. 물 복지 실현은 어떠한 인간적 원리, 사회적 제도 그리고 이데올로기 보다도 우선한다. 만약 물질적 조건과 관련된 의미 있는 인간권리와 연관된 것이 있다면 그것은 깨끗하고 풍부한 건강한 물에 대한 권리에서 출발한다는 것을 우리는 명심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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