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강서구, 알찬행정·발전전략 눈길

이대우 기자 / nice@siminilbo.co.kr / 기사승인 : 2015-03-11 14:43: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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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비용·고효율' 복지 프로젝트 속속 결실 돋보인다 區서 직접 운영 '희망나무 목공소'
고사목 재활용 공원시설물 만들어
파고라 등 10종 295개 생산ㆍ설치


[시민일보=이대우 기자] 지방재정이 위기다. 경기침체와 늘어나는 복지수요로 지자체들은 재정빈곤의 늪에서 헤어나오지 못하고 있다. 서울에서 복지수요가 가장 많은 강서구의 경우는 더욱 심하다. 강서구 재정자립도는 서울 자치구에서도 최하위권으로 23%에 그친다.
▲ 노현송 서울 강서구청장이 개통된 개화산 무장애 자락길의 '희망나무목공소'에서 고사목을 재활용해 자체제작한 책꽂이를 보고 있는 모습. (사진제공=강서구청)
그런데도 구는 민·관연대라는 새로운 시도로 서울 자치구 중 최상위권의 국공립 어린이집을 세웠다. 재정위기에도 자체적인 수목조달시스템을 갖춰 거리곳곳을 아름다운 볼거리와 아늑한 쉼터로 채워 나갔다.

특히 발상을 전환해 무일푼으로 도심의 흉물을 복지자원으로 부활시키며 주민만족도를 높였다.

이처럼 예산이 빠듯하지만 새로운 시도로 주민의 만족도를 높이고 있는 강서구의 알찬 행정 성과와 향후 발전전략을 알아본다.


◆도심 공원화사업은 해야겠지만 예산은 부담되고… 수목기증·자체생산 시스템 녹화사업 활력, 고사목은 공원 편의시설로 재활용

늘어나는 조경비용과 날로 어려워지는 재정으로 도심공원화 프로젝트는 한계에 봉착했다. 도시 숲에 대한 주민 수요는 꾸준히 증가하고 있지만 열악한 재정 탓에 오히려 투자는 축소됐다. 하지만 돈이 없다고 주민욕구를 모른척 할 수는 없는 노릇이다.

이에 구는 자체적인 수목조달 체계를 갖춰 녹화사업에 투입되는 수목을 지역주민들에게 기증받거나 직접 생산하도록 했다. 지난해부터 수목기증 창구를 열고 새로운 트렌드로 자리잡은 사회공헌 사업을 녹색문화에까지 확산시켰다. 그리고 가양동 서남환경공원 자투리땅에 500㎡ 규모로 양묘장을 마련해 생육밀도가 높은 수목과 초화류를 자체 생산하고 다양한 꽃과 나무를 자투리땅, 골목길 등에 채워 넣었다.

또한 상당수의 공원시설물도 자체 제작했다. 이는 구에서 직접 운영하는 ‘희망나무목공소’에서 만든 것이다. 이곳은 태풍피해목과 가로수 고사목을 재활용해 자연친화적 공원시설물로 제작한다. 정자, 파고라, 목교, 펜스 등 공원·둘레길에 필요한 10종·295개의 시설물을 직접 만들어 설치했다.

구는 이 같은 자체조달·제작 시스템으로 연간 4억여원의 예산을 절감했다. 덤으로 공사기간도 단축하고 필요한 경우 현장출동 서비스로 발빠른 민원 대처가 가능해져 주민만족도가 높아졌다는 평가다.


◆민·관 윈윈 국공립 어린이집 확충, 시간절약·예산절감 효과 톡톡… 저비용 고효율 민·관연대 방식 적용, 민간시설 자원활용 성공 사례

구는 어려운 재정에도 국공립어린이집 확충을 위한 노력을 다방면으로 펼쳐왔다. 특히 종교시설과 아파트 상가 등을 활용한 민·관연대 방식은 국공립어린이집 확충에 신선한 바람을 불러 일으켰다.

구가 민·관연대 방식으로 마련한 국공립어린이집은 6곳이다. 보통 이정도 규모의 구립어린이집 6곳을 신축하려면 부지매입, 설계, 시공 등 어림잡아 최소 2년 이상의 기간과 130억원 정도의 예산이 소요된다.

하지만 구는 민·관연대 사업을 통해 신축보다 상대적으로 적은 예산인 45억원으로 유휴 종교시설, 아파트 상가 6곳을 리모델링해 국공립 어린이집 신축효과를 볼 수 있었다. 85억원의 예산절감은 물론 건립기간도 크게 단축해 민간시설과 자원을 활용한 어린이집 확충의 성공사례로 꼽히고 있다.

이들 어린이집 개원으로 356명의 신규 원아가 추가로 국공립 시설을 이용할 수 있게 됐고, 친환경 자재, 안전과 편의를 고려한 우수한 시설을 갖춰 최고의 보육환경을 갖추게 됐다.


◆돈 없어도 복지를 못하는 건 아니라오… 자체인력 활용, 무단방치 자전거·가로수 은행 열매 집중 채취, 복지기관 등에 전달

재정투입 없이 도심 골칫거리를 해결하고 나눔복지까지 실현한 경우도 눈에 띈다. '복지는 돈 없으면 못하는 것'이라는 공식을 깨고 참신한 아이디어로 재정 부담을 덜었다.

우선 구는 길거리에 방치된 폐자전거를 말끔히 수리해 저소득층 청소년들에게 전달했다. 방지돼 도심속 흉물취급을 받고 있는 폐자전거 문제를 해소하고 어려운 이웃들의 교통편의를 높이기 위해서다. 이에 가양4종합사회복지관 등 6개 복지시설에 45대, 국민생활기초수급자가 많은 6개동 주민센터로 55대의 수리 자전거가 전달됐다. 지역공동체일자리 사업에 참여하고 있는 자전거 기술자 1명과 보조인력 2명이 자전거 수리를 맡아 예산이 들지 않았다.

이뿐만이 아니다. 구는 가을철 악취의 대명사인 은행 열매도 복지 열매로 부활시켰다. 은행이 열매를 맺는 시기면 악취 때문에 은행은 도심의 골칫거리였다. 이에 구는 은행나무 열매를 직영으로 채취해 취약계층에 전달하기로 했다. 공항대로, 등촌로, 양천로 등 19개 노선을 중심으로 채취한 170kg의 은행 열매는 외종피 제거는 물론 세척작업을 거쳐 어렵고 소외된 이웃들에게 전달됐다.

노현송 강서구청장은 "저비용 고효율의 정책은 참신한 아이디어와 부지런한 발품에서 비롯된다"며 "극심한 재정난을 겪고 있는 요즘과 같은 시기에 발상의 전환이야말로 가장 필요한 덕목이라고 생각한다. ‘예산을 얼마 투입했다’가 아닌 제로(Zero) 비용에도 주민 복지와 편익을 극대화 할 수 있도록 사업을 집중 발굴하고 활성화할 수 있도록 매진하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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