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의당 박지원 리더십 흔들

이영란 기자 / joy@siminilbo.co.kr / 기사승인 : 2016-08-23 14:02: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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朴 ‘인물영입론’에 김영환 황주홍 “제3지대로 가야”
의총에선 비대위 '1당원·1투표제' 반대 목소리 분출


[시민일보=이영란 기자] 국민의당 박지원 비상대책위원장의 리더십이 크게 흔들리고 있다는 분석이다.

23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비공개 의원총회에서 박지원 비대위원장과 황주홍 의원이 고성을 주고받으며 충돌한 것으로 알려졌다.

충돌이유는 외부인사 영입에 강한 의지를 보이고있는 박위원장에 대해 황의원이 강한 불만을 제기하고 나서면서다.

앞서 박지원 위원장은 손학규 전 더불어민주당 상임고문과 정운찬 전 총리에게 "비대위원장이건 당 대표건 줄 수 있다"며 국민의당 입당을 권유했다. 지난 22일에는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박원순 서울시장을 만나 우리 당에 와서 아름다운 경선을 해보자고 제안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황주홍 의원은 “현재 우리 당으로의 외부인사 영입이 가능하냐. 제3지대에서 만나는 것도 논의해야 할 때”라고 제동을 걸면서 여론조사에서의 지지율 하락세 등을 거론하며 외부 후보 영입 등 당 진로에 대한 공개 논의의 필요성을 제기했다.

이에 박 비대위원장이 "박근혜 대통령한테는 한마디도 못 하면서 내부에 분란을 일으키고 총질하느냐"고 질타하자 황 의원이 "선배님의 낡은 정치 때문에 당이 이렇게 됐다"며 "원맨쇼 그만하라"고 반발하면서 설전이 이어졌다.

급기야 감정이 격해진 박 비대위원장이 "야 인마 너 나가"라며 소리를 지르는 것으로 상황이 종료됐다.

같은 날 김영환 국민의당 사무총장도 손 전 대표와 관련, "지금 당장 국민의당에 오는 건 바람직하지 않다"며 황주홍 의원의 '제3지대론'에 힘을 실었다.

김 총장은 이날 YTN <출발새아침>과의 인터뷰에서 "(손 전 고문은)더민주에 가서는 희망이 없다는 것을 잘 알아 실질적으로 제3지대에 있으면서 서로 힘을 키우는 노력이 필요하다"면서 이같이 밝혔다.

그는 "'3자필패론'이 지난 총선을 통해 무너졌고 국민은 그런 논리에 식상해있다"며 "노선 중심, 이념 중심으로 저희가 표방하는 중도개혁세력이 진정하게 합치는 그런 통합을 해야 한다. 손 전 대표와 우리 당은 이념적, 정치적 공감대가 있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우리는 일관되게 중도세력을 통합해야 국민을 통합할 수 있다고 보기에 패권정치, 계파정치, 분열의 리더십에 반대하는데 그런 면에서 한 치 오차도 없이 손 전 대표와 우리 당 안철수 전 대표, 국민의당은 같은 입장"이라고 강조했다.

이 역시 박지원 비대위원장 생각과 정면으로 배치되는 것이어서 관심을 끌고 있다.

한편 국민의당 당헌당규 제·개정위원회가 추진하는 전당원투표제가 당내 의원들의 반발에 직면해 있는 현실도 박 비대위원장의 리더십에 타격을 주고 있다는 지적이다.

전당원투표제는 당대표 등 선출직 당직을 뽑을 때 권리당원 뿐만 아니라 일반당원도 1표씩 행사할 수 있도록 하는 제도다.

이는 대의원이나 권리당원 등으로 선거인단을 구성하는 기존 정당의 간선제가 특정 계파나 세력의 줄 세우기 등의 폐해로 이어진다는 문제의식에서 마련된 것이다.

하지만 이날 의총에서 전당원투표제에 대한 반대 목소리가 우세했던 것으로 전해지면서 실행여부가 불투명해졌다는 분석이다.

실제 이날 의총에서는 “당비를 안 내는 당원에게도 같은 권리를 주면 충성도 있는, 당비를 내는 당원들이 사실상 없어질 것”이라며 “그나마 있는 지금의 우리 기반이 더 약화될 가능성이 있다”는 지적이 나왔다.

또 "당비 당원(권리 당원)은 호남에 많은데 나머지 지역에서 당원모집을 하는 데는 쉬울지 모르나, 거꾸로 보면 호남 역차별이 될 수 있다",거나 "모든 일반당원이 투표할 수 있도록 하면 외부에서 우리 당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등의 우려의 목소리도 나왔다.

앞서 박주선 당헌ㆍ당규 제개정위원장도 박지원 비대위원장이 외부인사영입을 위한 당헌 개정의 필요성을 주장하자 “위인설관(爲人設官ㆍ어떤 사람을 채용하기 위하여 일부러 벼슬자리를 마련함)”이라며 반발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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