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기문, 보수 정당 후보 가능성

이영란 기자 / joy@siminilbo.co.kr / 기사승인 : 2017-01-23 11:35: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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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누리 초선-바른정당 오세훈 등 접촉
태극기집회 등 보수 민심잡기도 관건


[시민일보=이영란 기자] 이번 대선에서 중도보수를 표방하고 있는 반기문 전 유엔 사무총장이 결국 보수정당 후보로 가닥을 잡은 것 아니냐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실제 반 전 총장은 23일 오전 서울가든호텔에서 민경욱, 이만희, 최교일, 김성원 등 새누리당 초선의원들과 회동 하는가 하면, 바른정당 소속 오세훈 전 서울시장을 최근 만나 정치 행보를 같이 하자고 제안하는 등 보수 정당 인사들과 활발하게 접촉하고 있다.

이는 입국 직후 봉하마을과 팽목항 방문 등 진보 진영에 치우친 행보와는 사뭇 달라진 모습이라는 평가다.

오 전 시장은 이날 바른정당 창당준비위 회의에서 신상발언을 통해 “반 전 총장 측으로부터 여러 차례 간곡한 요청을 받아 고민 중에 있으며, 추후 결정 시점에는 당과 협의하겠다”는 입장을 표명했다.

이에 대해 정치권 한 인사는 "그동안 집토끼보다 산토끼에 관심을 두던 반 전 총장의 대권 동선이 지지율 반등에 제구실을 못하자 좌표 수정에 들어간 모양새"라며 "새누리당과 거리를 두는 듯한 반 전 총장의 초기 태도가 최근 확장세를 보이고 있는 태극기집회를 중심으로 한 정통 보수 민심을 등돌리게 만들고 있는 현실을 뒤늦게 깨달은 듯하다"고 분석했다.

실제 여론조사 기관 리얼미터 측은 이날 발표한 대선주자 지지율 조사결과와 관련, “반 전 총장의 지지율이 빠지면서 황 권한대행의 지지율이 올라가는 현상이 반복적으로 나타나고 있다"며 "새누리당 지지층의 상당수가 황 권한대행을 지지하는 것으로 나타나 전체 구도를 고려해 후보군에 포함시키게 됐다”고 밝혀, 이 관계자의 분석에 힘을 실었다.

이날 발표된 대선주자 지지율 조사 결과, '대선 불출마' 의사를 밝혀 온 황교안 대통령 권한대행은 4.6%로 자체 최고 지지율을 기록했다. (자세한 사항은 중앙선거여론조사공정심의위원회 홈페이지(http://www.nesdc.go.kr/portal/main.do) 참조)

이런 가운데 반 전 총장이 결국 보수 새누리당이나 바른정당으로 입당하게 될 것이란 관측과 함께 외곽에서 새누리당을 탈당한 충청권 의원들과 독립적 정치결사체를 만든 뒤 새누리당과 바른정당을 흡수 통합하는 모양새를 취할 거라는 주장이 제기되고 있어 주목된다.

하태경 바른정당 의원은 이날 TBS ‘김어준의 뉴스공장’에 출연, ‘반기문 총장이 갈 곳은 바른정당 밖에 없는가’라는 질문에 “물론 편하기는 바른정당이 상당히 편할 것”이라면서도 “반 총장이 바른정당보다 국민의당에 가는 것이 더 시너지가 있다”고 답변했다.

하 의원은 “반기문 후보가 공항에 들어왔을 때 가장 중요하게 말한 것이 국민대통합"이라며 "국민대통합의 취지에 부합하는 것은 호남권에 기반을 둔 국민의당과 충청권인 반 총장이 합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특히 그는 “바른정당이 반기문 후보를 제대로 받쳐줄 정도의 준비가 안 되어 있다”며 현재 바른정당의 리더십 부재의 문제점을 꼬집어 발언의 배경에 관심을 모았다.

또 반기문 전 유엔사무총장 측 이상일 전 의원은 이날 [YTN]라[디오] '신율의 출발 새아침'에 출연, "손학규 전 경기지사가 추구하는 여러 지향점이 반기문 전 총장과 같은 점이 꽤 많다고 생각한다"며 "두 분(반 전 총장과 손 전 지사)이 만났을 때 허심탄회하게 우리 정치 문제, 사회 문제에 대해 얘기 나누실 거라 생각한다"고 손학규 국민주권개혁회의 의장과의 연대 필요성을 강조했다.

이 전 의원은 반 전 총장이 대선을 중도 포기할 것이라는 야권 일각의 주장에 대해 “반 전 총장이 물러나주면 안철수 전 국민의당 대표에겐 기회가 오기 때문에 그런 희망사항을 말씀하실 순 있지만 그건 반 전 총장을 너무 모르고 하시는 얘기”라며 “현실은 다르다”고 일축했다.

이어 "반 전 총장은 조만간 우리 사회의 주요 문제에 대해 본인 입장을 밝히면서 확실한 대선의지를 (밝힐 것)"이라면서 "(반 전 총장의 대선 중도 포기가 없다는 것은) 너무나 당연한 얘기"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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