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기문 "개헌협의체 구성...대선 전 개헌 추진" 제안

이영란 기자 / joy@siminilbo.co.kr / 기사승인 : 2017-01-31 17:06:19
  • 카카오톡 보내기
  • -
  • +
  • 인쇄
국민의당-손학규, “지금은 안 돼”...정운찬 “함께 할 수도” [시민일보=이영란 기자] 반기문 전 유엔 사무총장이 31일 개헌에 동의하는 모든 정파의 대표들로 개헌협의체를 구성해 대선 전 개헌을 본격 추진하자고 제안했다.

반 전 총장은 이날 서울 마포 대선 캠프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대선 전 개헌이 필요하다는 정파가 한 자리에 모여서 대선 전 개헌을 적극 논의할 때"라며 이같이 밝혔다.

그는 "헌법을 고쳐서 승자가 독식하고, 승자가 제왕적 권력을 행사하는 권력 구조를 바꿔야 한다"며 "수명을 다한 5년제 대통령제를 폐기하고 분권과 협치가 가능한 새로운 제도의 틀을 만들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분권과 협치를 토대로 하는 분권형 대통령제가 우리 시대에 맞는 바람직한 권력구조 개선방안"이라며 "분권형 권력구조를 만들기 위해서는 의회와 대통령이 같은 시기에 출발해야 한다. 이를 위해 차기 대통령 임기 단축도 충분히 받아들일 용의가 있다"고 덧붙였다.

특히 반 전 총장은 더불어민주당 문재인 대표를 겨냥, "민주당과 유력 대권주자는 시간이 없다는 이유로 대선 전 개헌에 반대하고 있다"며 "시간이 없다는 것은 핑계에 불과하다. 의지가 없다는 얘기와 다름이 없다"고 비판했다.

이어 “대선까지 3개월의 시간이 있다”며 “그 시간이면 개헌안을 국민투표에 붙일 수 있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개헌을 빨리하자는 건 대선출마 여부와 무관한 대의”라고 말했다.

하지만 현재 상황에서 이같은 제안을 국민의당이나 손학규 국민주권개혁회의 의장이 받아들일 가능성은 희박하다.

실제 2월 중 통합을 위해 본격적인 물밑 협상에 들어간 국민의당과 손 의장측은 반 전 총장에 대해 여전히 부정적이다.

국민의당 박지원 대표는 이날 반기문 전 총장과의 융합 가능성에 대해 “지금으로선 불가능하다”고 잘라 말했다. 심지어 박 대표는 반기문 전 총장이 국민의당 입당을 희망한다고 해도 받아들일 수 없다고 밝혔다.

손학규 의장도 전날 서울 종로구 서울창조경제혁신센터에서의 청년창업가 간담회 직후 기자들과 만나 "지금까지 반 전 총장이 수구세력의 정치적 바탕 위에서 진보·보수를 통합하겠다는데 지금 우리 사회는 수구세력에 대한 확실한 적폐청산과 새로운 길로 나아가고자 하는 것인 만큼 이에 대한 입장이 더욱 분명해져야 한다"고 선을 그었다.

다만 정운찬 전 총리는 "저는 독자노선으로 가는 것을 원칙으로 하고 있다"면서도 "도중에 의기투합하는 세력이 있으면 그들과 힘을 합할 수 있다"고 반기문 전 총장과의 연대 가능성을 열어 두었다.

심지어 정 전 총리는 "야권 뿐만 아니라 바른정당과 새누리당한테도 문을 닫고 있지 않다"며 "반기문 전 유엔사무총장이 동반성장의 뜻을 같이 한다면 함께 할 수 있다"고 거듭 강조했다.

[저작권자ⓒ 시민일보.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뉴스댓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