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희정, “朴대통령도 좋은 정치하려 했는데…” 

이영란 기자 / joy@siminilbo.co.kr / 기사승인 : 2017-02-20 10:32: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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논란 이어지자 “반어법적 비판...비호할리가” 적극 해명
[시민일보=이영란 기자] 자유한국당과의 대연정 발언으로 논란의 중심에 섰던 안희정 충남지사가 이번엔 이명박 전 대통령과 박근혜 대통령에 대해 ‘선한 의도’라고 옹호했다가 반발이 일자 이를 철회했다.

실제 안 지사는 19일 부산대에서 열린 ‘즉문즉답’ 행사에서 박근혜 대통령을 지칭하면서 “K스포츠·미르재단도 동계올림픽을 앞두고 대기업의 좋은 후원금을 받아 동계올림픽을 잘 치르고 싶었던 마음이라고 생각한다”며 “그 분도 선한 의지로 없는 사람과 국민을 위해 좋은 정치를 하려고 했는데 법과 제도를 따르지 않아 뜻대로 되지 않았다”고 언급했다.

그는 또 이 명박 전 대통령에 대해서도 “‘747 공약’ 등 잘해보고 싶었을 것”이라며 “[현대건설] 사장답게 24조원을 들여 국민 반대에도 불구하고 4대강에 확 넣는 것인데, 그분의 실수는 국가주도형 경제발전 모델로는 대한민국이 경제 발전 못한다는 걸 계산 못한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누굴 반대하려 하는 정치로는 미래가 열리지 않는다. 누구를 비난하는 존재로 서 있으면 제 인생이 너무 아깝다”고 강조했다.

이에 대해 야권의 전통적 지지층이 안 지사가 중도표심과 보수 표심을 얻기 위해 대연정 제안에 이어 전임 대통령들을 비호한다면서 반발하고 나서자 안 지사는 "중도층과 보수 진영의 표를 더 얻고자 하는 선거공학이 아니라 제 소신”이라고 일축 했다.

하지만 이 발언으로 안지사는 가뜩이나 지지세가 취약한 2030세대 공략에 어려움을 겪게 될 것이란 관측이 지배적이다.

특히 조만간 시작될 당내 대선 후보 경선 상호 토론회에서 안지사를 곤혹스럽게 할 쟁점 사안이 될 수도 있다는 분석이다.

결국 안 지사는 한발 물러서는 모습을 보였다.

안 지사는 20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아무리 선의를 가지고 있었다 할지라도 법과 원칙을 지키지 않으면 선의라 할 수 없다는 취지였다"며 "박근혜, 최순실의 국정농단 사태로 정부와 대통령에 대한 분노와 상실감으로 국민들과 함께 촛불을 들어 온 제가 그들을 비호하다니요"라고 적극 해명하는 글을 올렸다.

이어 "'어떤 선의라도, 법과 원칙을 따르지 않은 것이 문제'이다. 이것이 저의 진의"라며 "앞으로도 저는 이 원칙을 고수하면서 촛불 민심과 함께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안 지사 측 박수현 대변인도 "현장의 분위기는 참석자들이 웃음을 터트리는 상황에서 안 지사가 반어법적 비판을 한 것"이라며 "(발언의) 결론은 법과 원칙이 무너진 결과였다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하지만 민주당 내부, 문재인 전 대표 지지층을 중심으로 안 지사를 비판하는 발언이 이어지고 있다.

DJ의 3남으로 문 전 대표 측근인 김홍걸 국민통합위원장은 자신의 페이스북에서 "임기 시작도 하기 전에 이미 국정운영을 자신들 사업의 '수익모델'로 생각했던 MB와 최태민과 최순실 손아귀에서 수십 년간 놀아나던 박근혜가 좋은 정치를 할 생각이 있었냐"며 "그 사람들은 대통령이 되기 전에 이미 악의 세계에 발을 깊숙이 들였고 그들의 과거를 돌아봐도 '선한 의지'가 전혀 없는 사람이었다는 것을 대다수 국민이 이미 알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민주당 당원과 지지자들 그리고 촛불혁명에 참여한 시민들 입장에서 봤을 때 (안 지사의) 이 발언은 넘지 말아야 할 선을 넘은 것"이라고 비판했다.

친문 성향의 문미옥 의원 역시 페이스북에 "안 지사님의 설명대로 반어와 비유였다고 해도 지나쳤다"며 "안 지사님의 선의는 믿고 싶지만 저들에게는 선의란 존재하지 않는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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