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효표-무당층이 ‘2위’?

이영란 기자 / joy@siminilbo.co.kr / 기사승인 : 2017-03-29 13:30: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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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 ‘정치 무관심’ 심각 [시민일보=이영란 기자] 더불어민주당 호남 경선에서 무효표가 10만여표에 달하는 것으로 알려진 가운데 정치에 대한 국민 무관심이 심각한 지경에 이르렀다는 지적이다.

국민의당은 29일 “더불어민주당 경선에서는 문재인 후보보다 무효표가 대세"라고 비판했다.
국민의당 광주시당은 “민주당의 ARS 투표에서 나온 10만 명의 무효표는 민주당에 대한 거부의 표시”라고 주장하기도 했다.

실제 민주당이 지난 27일 광주광역시 광주여대 시립유니버시아드 체육관에서 개최한 호남경선에서 ARS 투표 결과 문재인 후보는 59.9%(13만3130표), 안희정 후보는 20%(4만4515표), 이재명 후보는 19.7%(4만3888표)를 각각 얻었다.

특히 뒤를 이어 발표한 기권표는 무려 10만4025표에 달했다.

이에 따라 문재인 후보에 이어 무효표가 2위를 차지했다는 자조석인 비아냥이 쏟아지는 양상이다.

여론조사 관계자는 “무효표는 곧 정치에 대한 무관심이자 항의 표시”라며 특히 "최근 각종 여론조사에서 무당층이 30%안팎에 달하는 것 역시 정치에 대한 국민의 냉담한 평가"라고 지적했다.

실제 최근 여론조사 정당지지도에서 1위는 단연 민주당이지만, 2위는 국민의당이나 자유한국당이 아니라 무당층인 것으로 나타났다.

실제 무당층은 3월 4주 한국갤럽 조사에서는 23%로, 민주당 지지율 42%에 이어 두 번째로 높은 수치가 됐다.

갤럽 조사의 설문을 보면 ‘귀하는 이 중 어느 정당을 지지하십니까’라고 물어 ‘없음’ ‘모름’일 경우 ‘그럼, 어느 정당에 조금이라도 더 호감이 가십니까’라고 재질문하도록 돼 있다. 그럼에도 ‘없음’ ‘모름’이라고 고집한 응답자들이 무당층인 것이다.

심지어 어떤 경우에는 무당층 비율이 1위 정당 지지율보다 더 높게 나올 때도 있다.(이번 조사는 지난 21~23일 전국 성인 1,007명을 대상으로 휴대전화 RDD조사(집전화 RDD 보완)를 통해 실시했다. 표본오차 95% 신뢰수준에 ±3.1%p, 응답률은 19%였다. 그밖의 사항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를 참조하면 된다.)

여론조사 관계자는 “정치권에서는 정당 이름을 ‘무당층 정당’이라고 만들면 1위를 차지할 수 있다는 농담까지 나오고 있는 지경”이라며 “민주당과 국민의당 등 대부분의 정당이 특정인의 손아귀에 놀아나는 정당이라는 낙인이 찍히면서 무당층이 갈 곳은 더욱 없어지고 있다”고 지적했다.

다만 무당층이 대구.경북 지역과 보수층에서 특히 많은 것으로 보아 자유한국당에서 후보가 선출될 경우 지지정당을 선택할 가능성은 배제할 수 없다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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