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BK 주가조작 진실 따로 있나?

이영란 기자 / joy@siminilbo.co.kr / 기사승인 : 2017-03-31 09: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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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경준 “적폐청산에 MB 정부도 포함...진실 밝히겠다”
정봉주 “MB 무혐의 처분한 ‘꼬리곰탕 특검’아니었다면...”
정두언 “MB가 김경준한테 사기 당한 꼴...MB는 무혐의”


[시민일보=이영란 기자] 2007년 대선 직전 정국을 뒤흔들었던 이른바 'BBK 주가조작 사건'의 주역, 김경준 전 BBK 투자자문 대표가 30일 만기출소하면서 진실규명을 예고, 언론의 관심을 끌고 있다.

출소 직후 LA행 [아시아나항공]편으로 출국, 이날 오전 LA 공항에 도착한 김씨는 "적폐청산은 이뤄져야 하고, 여기에는 MB 정부도 포함된다"며 "진실을 밝히겠다"고 말했다.

이와 관련, 당시 'BBK 주가조작 사건'의 저격수로 활약했던 정봉주 전 의원은 이날 [SBS] 라[디오] ‘박진호의 시사 전망대’에 출연, “ BBK라고 하는 투자회사가 있고, 그 BBK 투자회사의 대표가 김경준 씨"라며 "그 김경준 씨가 BBK라는 회사를 통해서 한 300억 원의 돈을 주가 조작을 통해서 빼돌리고 피해자가 한 5,200명 쯤 된 주가 조작 사기사건”이라고 그 사건의 배경을 설명했다.

이어 “그런데 BBK의 대표 김경준 씨는 미국에서 학교를 나왔고 미국에서 활동하던 사람으로 한국에 연고가 없었다"며 "2007년 대선당시 박근혜 후보 측에서 BBK의 실질적인 소유주는 김경준 씨가 아니라 이명박 씨라고 주장을 했고, 이후 열린우리당 쪽에서 BBK는 실질적으로 이명박 대통령의 소유라고 하는 주장과 근거들을 내놓았던 사건”이라고 덧붙였다.

이후 이 사건을 수사했던 특검은 당시 당선자 신분이었던 이명박 전 대통령에 대해 무혐의처분을 내린 바 있다.

그러나 정 전 의원은 “특별검사가 이명박 대통령을 한나절 정도 면담하면서 꼬리곰탕만 먹고 왔다고 해서 ‘꼬리곰탕 특검’이라는 조롱을 받기도 했는데, 만약에 지금 특검 정도 수준이었다고 한다면 아마 이명박 대통령이 BBK의 실소유주라고 밝히지 않았을까 판단된다"며 "BBK의 실소유주, 뒤에 숨어있는 최순실 씨처럼 보이지 않는 실제 손은 이명박 씨라고 하는 것을 그 때도 충분히 입증할 수 있었던 것”이라고 아쉬움을 토로했다.

반면 이명박 전 대통령 당선의 ‘일등공신’으로 언급되는 정두언 전 의원은 같은 날 tbs 라[디오] ‘색다른 시선, 김종배입니다’와의 인터뷰에서 “BBK사건에서 MB는 무혐의”라며 “김경준에게 사기 당한 꼴”이라고 주장했다.

정 전 의원은 “세 번 검찰수사를 받았고 세 번 다 무혐의로 끝난 것”이라면서 “김경준 단독 범행으로, 김경준이 주가조작하고 300억을 횡령했다는 것”이라고 말했다.

다만 그는 ‘MB가 투자를 한 것은 사실 아니냐’는 질문에 “MB도 김경준한테 사기 당한 꼴”이라고 답변했다.

이어 “‘사기 당해놓고 무슨 대통령 하겠다는 거냐?’라고 하면 할 말이 별로 없지만 공범이라는 것은 이미 아니라는 것이 밝혀진 것”이라고 강조했다.

특히 그는 이른바 광운대 특강 동영상에서 MB가 스스로 자신이 BBK의 실소유주라고 밝힌 것에 대해선 “그 당시만 해도 사이버뱅킹이라는 것이 첨단이던 시대였다. 그러니까 자랑삼아서 오버를 했다”며 “요새 애들 말로는 뻥친 거다. 그게 대단한 건줄 알고, MB도 사기 당한 것”이라고 해명했다.

당시 나경은 의원이 ‘주어가 없다.’며 이명박 대통령을 옹호하는 발언을 한 것에 대해 “그나마 변명을 하다 변명이 잘 안 되니까 궁여지책으로 ‘주어가 없다.’ 그런 것”이라며 “오죽 궁했으면 그랬을까 싶다”고 말했다.

한편 BBK 사건은 김경준의 투자자문회사 BBK가 여러 곳으로부터 받은 투자금으로 MAF라는 펀드를 설립하고, 이 펀드를 동원하여 옵셔널벤처스를 인수하고 주가조작을 하다가, 김경준이 회삿돈 3백여억원을 횡령하여 미국으로 도주하면서 불거졌다.

이 사건은 특히 수천명의 소액투자자들이 피해를 입은 사실이 알려지면서 2007년 대선 정국의 주요 관심사로 떠올랐다.

당시 이장춘 전 외무대사는 이명박 당시 한나라당 대선 후보로부터 "'2011년 5월 30일, 그의 사무실에서 (BBK 대표이사) 명함(사진)을 직접 받았다"고 주장해 논란을 야기했다. 실제 당시 이 전 대사가 제시했던 문제의 명함에는 eBank-Korea.com, BBK투자자문회사·LK-eBank· eBANK증권주식회사라는 명칭 위에 '李明博 會長/代表理事'라는 직함이 새겨져 있었다.

이와 관련, 이명박씨의 비서였던 이진영씨는 지난 2006년 8월 28일 당시 2006년 8월28일 주한 미국대사관에서 이뤄진 미 연방검사의 소환조사에서 이후보의 이름이 쓰여 있는 명함과 이 후보의 사진이 실린 홍보물이 실제로 존재하는 자료들이라고 확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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