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느날’, 일상을 탈피하는 봄날의 여행

서문영 / issue@siminilbo.co.kr / 기사승인 : 2017-04-05 14:12: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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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진=오퍼스픽처스
영화 ‘어느날’이 바쁜 일상을 보내는 관객들에게 봄날의 여행을 선사한다. 작품 속 영상미와 잔잔한 피아노 선율이 관객들을 봄의 도시로 인도하는 것.

‘어느날’은 내면의 아픔을 지닌 두 사람의 만남이라는 소재를 영상과 음악을 통해 감성적으로 그려나간다. 특히 '어느날'은 연달아 개봉되는 마초적인 영화들 사이에서 대중들에게 휴식을 주는 이야기로 다가갈 것으로 보인다.

이 영화는 아내의 죽음에 희망을 잃고 살아가는 보험회사 직원 강수(김남길)과 식물인간이 된 시각장애인 미소(천우희)의 영혼이 만나며 벌어지는 에피소드를 보여준다.

이 작품을 통해 이윤기 감독은 그동안 해왔던 작업을 이어나간다. 이 감독의 전작인 ‘멋진 하루’, ‘남과 여’에서 보여준 바와 같이 섬세한 표현, 감정 선을 고려한 연출이 눈에 띈다. ‘어느날’의 화면은 봄비가 그치고 난 뒤의 전경과 같이 화창하고 촉촉함을 머금고 있다. 작품에 자주 등장하는 옥상과 바다에서 노을지는 씬은 화려한 색감으로 보는 이의 탄성을 자아낸다. 강수(김남길)와 미소(천우희)의 슬픔 역시 화면에 아름답게 녹아든다.

이 감독의 말에 따르면, ‘어느날’은 멜로 영화가 아니라 판타지 감성 드라마라고 확언했다. 그는 ‘어느날’이 “각기 다른 종류의 상처를 지닌 남녀가 인생의 한 순간에 만나 그들의 아픔을 치유하는 이야기”라고 말했다.

이 작품은 멜로와 로맨스가 드라마 장르의 주류를 이루는 한국의 상황 속에서 개성적인 영화임에 틀림없다. 이윤기 감독은 치정이나 멜로가 아닌 평범한 사람들의 이야기가 감동을 줄 수 있다는 사실을 ‘어느날’을 통해 입증했다.

시종 ‘어느날’에서 흘러나오는 피아노 반주 역시 대중들을 ‘봄날의 여행’으로 이끌었다. 음악감독 푸디토리움(김정범)이 이 작품에 직접 참여했다. 그는 영화 ‘멋진 하루’ ‘러브 토크’ ‘롤러코스터’ 등에서 음악을 담당한 영화 작곡가다. 이번 작품 역시 이야기 전개에 따라 서서히 변화하는 강수와 미소의 감정을 그대로 담아낸다. 또 극의 흡입력을 높혀 관객에게 따뜻한 감동과 긴 여운을 남길 것으로 보인다.

시각장애인 역을 맡은 배우 천우희와 김남길의 자연스러운 연기도 이러한 영화의 감성을 배가시켰다. 김남길은 그동안 선보였던 터프한 이미지를 탈피 내면의 갈등을 표정와 대사로 표현해냈다. 천우희 역시 실제 천우희 본 모습을 담아 발랄하고 명랑한 이미지를 연기하기 위해 노력했다. 현재 전국 스크린에서 절찬 상영 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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