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종구 “3% 당선가능성 없다...친박-친문 빼고 모아야”
이혜훈 “사퇴론, 사유만보면 제명할 수도...유후보 완주”

[시민일보=이영란 기자] 바른정당이 지지율 5% 미만에 머물고 있는 유승민 후보의 사퇴 여부를 두고 당 내홍이 격화될 조짐을 보이고 있다.

바른정당 선거대책위원회 상황실장을 맡은 이혜훈 의원은 최근 ‘유승민 사퇴론’을 제기한 같은 당 이종구 선대위 부위원장에 대해 18일 ‘제명’이라는 강도 높은 카드를 꺼내들고 강력 비판했다.

앞서 지난 16일 이 부위원장은 유 후보를 겨냥, “(투표용지가 인쇄되는) 4월 29일까지 기다려보고 상황이 나아지지 않으면 후보에게 사퇴를 건의해야 한다”고 ‘유승민 사퇴론’을 제기했다.
당시 이 부위원장은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사견임을 전제로 “사퇴 건의가 받아들여지지 않으면 의총을 열어 후보사퇴를 포함한 당의 방향을 논의해야 한다”면서“정치공학적 논리가 아니라 국민의 요구를 받드는 차원에서 당 대 당 통합은 아니더라도 바른정당 의원들이 안철수 후보 지지 선언을 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에 대해 이혜훈 상황실장은 이날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와의 인터뷰에서 “지역 당협위원장들의 단체 SNS방에서 ‘이종구 제명 처리에 앞장서겠다’는 분들도 많고 굉장히 격한 반발이 있는 상황”이라며 “사유만 보면 (제명)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이어 “자당 후보에 사퇴하라고 하고 다른 당 후보를 밀어야겠다고 하는 것만큼 해당 행위가 어디 있겠느냐”며 “한국, 중국 축구 경기가 열렸는데 한국팀 주장이 갑자기 나서서 우리가 중국 선수가 골 넣게 모두 나서서 도와주자고 얘기하는 것과 뭐가 다르냐”고 발끈했다.

특히 이 상황실장은 “호남 출신 의원들은 국민의당에 가면 호남에서 출마하기 더 쉬워지는 것이 아니냐는 얘기도 나온다”며 전남 보성출신인 이 부위원장을 겨냥했다.

이 부위원장 부친인 고(故) 이중재 전 의원은 보성에서 여러 차례 국회의원을 지낸 바 있다.

이혜훈 상황실장은 특히 이종구 부위원장 주장대로 29일 이전 유 후보 사퇴를 요구하기 위한 의원총회가 열릴 가능성을 두고 “당내 여러 사람들이 (이 부위원장의 발언에) 격앙돼있는 걸 보면 의총이 열릴 가능성도 없어 보인다”며 “설사 한 두 사람이 얘기해서 의총을 연다 한들 (유 후보가 사퇴를) 받아들일 가능성도 없다”고 일축했다.

그는 김무성 선대위원장이 국민의당과 연대에 영향력을 미치고 있는 것 아니냐는 지적에 대해선 “김 위원장이 선대위 출범식이나 유세에 열심히 나오고 선거를 가장 열심히 뛰고 있는데 이런 오해를 받으니 본인도 억울할 것 같다”고 일축했다.

그러면서 “권력으로 자기 주머니를 채우고 끼리끼리 불법을 [동원]해도 자기 이익만 챙기고 자기 패거리의 불법은 덮어주고 잘못 없다고 우겼던 썩은 보수와 부끄러운 보수를 정리하고, 책임지고 당당하고 깨끗한 보수를 일으켜 세워야 한다”고 유 후보의 완주를 강조했다.

그러나 이 부위원장은 이날 한 언론과의 통화에서 “(유 후보가) 섭섭하기는 하겠지만, 나는 가상을 이야기한 게 아니라 현실을 이야기한 것이다”면서 “두 달 동안 계속 (유 후보의 지지율이)3%선이니까 우리도 사실 너무 짜증이 나고 안타깝다. 이렇게 낮은 지지율을 가지고 가면, 당선 가능성이 없지 않나. 그렇다면, 전략적으로 친박(박근혜)·친문(문재인)만 빼고 모아서 가자는 뜻”이라며 기존의 입장을 굽히지 않았다.

한편 김무성 선대위원장은 최근 부산시당 선대위 출범식에서 “안 될 때는 다른 길을 모색하겠다”며 유 후보의 중도하차와 후보단일화 가능성을 열어 놓은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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