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우택의 변심, "친박 배제”로 홍준표와 의기투합...왜?

이영란 기자 / joy@siminilbo.co.kr / 기사승인 : 2017-05-21 12:11: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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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주류, "친박 자처하던 정우택의 유체이탈 변신 놀랍다"  반발
[시민일보=이영란 기자] 자유한국당 당권을 놓고 대립각을 세워왔던 홍준표 전 대선후보와 정우택 원내대표가 21일 돌연 '친박 배제'에 한목소리를 내며 의기투합하는 모습을 보이고 있어 그 배경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앞서 홍 전 후보가 정 권한대행을 겨냥 선거패배에 따른 지도부 총사퇴를 주장하고 나서자, 정 권한대행은 홍 전 후보에게 전대불출마 요구로 맞받아치는 등 양측이 첨예하게 대립했었다.

그런데 양 측이 갑자기 친박공세에 손을 맞잡고 나선 데 대해 당내 일각에서 정 원내대표와 홍 전 후보 사이에 서로의 자리보존을 위한 모종의 꼼수가 성사된 게 아니냐는 시각이 제기되고 있다.

실제 정 원내대표는 이날 "친박은 제발 나서지 말라" "친박이 배제된 지도부가 바통을 이어받아 달라"고 말했다.

그는 더 나아가 "최근 준동하는 일부 친박은 적어도 20대 국회에선 조용히 있어야 옳다"고 강조했다.

당내 일각에서 제기되고 있는 지도부 사퇴론에 대해서는 "문재인 정권을 견제해야 할 야당 원내지도부의 역할이 절대 가볍지 않다"며 일축했다.

이에 대해 구주류 측 모 의원은 "정 권한대행이 책임을 지고 홍 전 후보가 자중해야 한다는 게 몇몇 의원의 견해에 불과하다는 것은 큰 착각"이라며 "침묵하는 다수의 의견은 전혀 다르다"고 강조했다.

또 다른 의원은 특히 정 원내대표를 겨냥, "그동안 공공연하게 친박중진, 범친박계를 자처해왔던 걸 세상이 다 알고 있는데 그의 '유체이탈' 변신이 놀랍다"며 “선거패배에 따른 지도부 책임론이 나오는 상황을 모면하고 원내대표 직을 유지하기 위한 비열한 꼼수”라고 맹비난했다.

그러면서 "지금까지 보여준 무능도 모자라 제1야당 원내대표로서 대여 투쟁에 나설 의욕을 갖고 있다니 염치가 없다"고 질타했다.

한편 '바퀴벌레' 발언 이후 주춤하던 홍 전 후보의 페이스북도 이날 다시 "박근혜 전 대통령과 같이 탄핵된 세력들이 또 다시 준동한다면 국민들이 용서하지 않을 것"이라며 친박계를 향한 포문을 재개했다.

그는 "몇명 안 되는 친박이 한국당의 물을 다시 흐리게 한다면 당원들이 나서서 그들을 단죄할 것"이라며 "이번 대선을 계기로 국민이 준 마지막 기회를 신보수주의 기치로 다시 일어서야 한다"고 강조했다.

홍 전 후보는 대통령 선거에서 패배한 ‘패장’이 전대에 나서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는 당 안팍의 지적에 따라 경선보다 추대 구도로 출마 명분을 찾겠다는 의중인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하지만 당내 구주류 세력을 중심으로 대선에서 24%에 불과한 득표율로 참패하고도 정 권한대행이 물러나지 않기 위해 당권을 노리는 홍 전 후보와 야합을 꾀하는 것은 정치적 도의가 아니라며 반발하고 있어 '홍준표 추대론'이 실행될 가능성은 그다지 크지 않다는 분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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