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의당, ‘문재인정부 도우미’ 자처? 

이영란 기자 / joy@siminilbo.co.kr / 기사승인 : 2017-06-07 11:03: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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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캐스팅보터' 아닌 '민주당 2중대'...당내 비판도
[시민일보=이영란 기자] 새 정부 출범 이후 여소야대 정국에서 캐스팅보트를 쥔 국민의당이 오락가락 행보로 ‘민주당 2중대’라는 비판을 자초했다는 지적이다. 국민의당이 야당의 정체성과 호남 민심을 두고 갈팡질팡하면서 존재감을 부각시킬 수 있는 절호의 기회를 날려버렸다는 비난에 직면하게 된 것이다.

실제 자유한국당의 강경 반대로 국회 통과가 불투명했던 이낙연 국무총리 인준안 처리도 국민의당이 입장을 선회하면서 바뀐 사례다.

인사청문회 보고서 채택을 앞두고 있는 김상조 공정거래위원장 후보자를 비롯, 청문회를 앞두고 있는 강경화 외교부 장관 후보자, 김동연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 후보자, 김이수 헌법재판소 소장 후보자 또한 국민의당 선택에 따라 희비가 엇갈릴 전망이다.

이에 따라 국민의당을 향한 야당들의 성토가 악화일로를 걷는 양상이다.

제1야당인 자유한국당은 국민의당을 두고 ‘사쿠라 정당’이라는 원색적인 표현까지 쏟아냈다.

정우택 대표 권한대행은 7일 김상조 공정거래위원장 후보자의 인사청문 보고서 채택과 관련 "국민의당 입장에 대해 의구심을 갖고 있다"며 "이낙연 총리 후보자 인준 때도 오후에 대통령 말씀이 나온 후 '대승적 차원에서 도울 수 밖에 없다'며 황당하게 말 바꾸기를 했다"고 지적했다.

정 대행은 이날 MBC 라디오 방송에서 국민의당이 김 후보자의 청문보고서 채택 논의를 오는 9일로 순연할 것을 제안한 데 대해 "보고서 채택에 결국 찬성하는 쪽으로 가기 위한 절차가 아닌가 싶다"며 이같이 비판했다.

바른정당도 “국민의당의 인사 검증에는 찬성과 반대에 대한 명확한 원칙과 기준이 보이지 않는다”며 국민의당 성토에 가세했다.

바른정당 관계자는 “국민의당이 일단 반대 논리를 펼치다가 부정적인 여론이 심해지면 어느 순간 안정된 국정운영과 협치를 내세우며 찬성 입장으로 돌아선다"며 "이낙연 총리 때도 위장전입 등 각종 논란에도 불구하고 대승적 차원에서 협조한다면서 돌연 입장을 바꿨고, 최근 김상조 후보자에 대해서도 비슷한 행보를 보이고있다”고 지적했다.

실제 국민의당은 김상조 후보자에 대해 논평 등을 통해 수차례 "부적격하다"고 평가했으면서도 막상 보고서 채택 과정에서는 망설이는 모습이다. 심지어 강경화 외교부 장관 후보자에 대해서도 “도덕적 흠결은 있지만 능력은 인정해줘야 한다”는 의견이 제시되고 있다.

이에 따라 당내에서조차 ‘문재인정부 도우미’에 그치고 있다는 우려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이언주 원내수석부대표는 전날 기자들과의 점심 자리에서 문재인정부를 극찬한 박지원 전 대표를 향해 “용비어천가를 부르며 ‘나를 좀 봐 달라’고 하는데 (더불어민주당이) 오라고 하지 않으니 당을 팔아서라도 가려는 것이냐”고 반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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