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바른 “사법부 코드화”...국민 “유보”...민주 “개혁 적임” [시민일보=이영란 기자] 문재인 대통령이 21일 양승태 대법원장 후임으로 ‘우리법 연구회 소속’으로 대법관 경력이 없는 김명수 현 춘천지방법원장을 지명하면서 자유한국당과 바른정당 등 보수야당의 반발을 사고 있다.

정우택 자유한국당 원내대표는 22일 김 대법원장 후보자 지명에 대해 “사법부의 정치화, 코드화, 이념화를 의미한다”며 "대법원과 헌법재판소를 코드사법화하려는 것 아닌가 심히 우려된다"고 비판했다.

정 원내대표는 "이유정 헌법재판소 재판관 후보자를 반대하는 이유도 정치색이 짙게 깔려있기 때문"이라며 "헌법재판소, 대법원장 후보자까지 포함해 헌법재판소와 대법원을 정치재판소로 만들고 정치대법원화될까 두렵다"고 말했다.

특히 정 원내대표는 우리법연구회를 거론하며 “판사들의 사조직인 진보성향의 판사모임으로 노무현 정권 당시 ‘사법부 내 하나회’라고 불린 적폐조직이었다”며 "이념편향적 판결과 패권적 행태를 보이다가 국민적 지탄을 받고 해체된 조직"이라고 주장했다.

바른정당도 우려를 표명했다.

주호영 바른정당 원내대표는 이날 오전 국회에서 주재한 원내대책회의에서 "개혁을 앞세워 사법부를 장악하려 한다는 우려가 있다"고 밝혔다.

특히 그는 "김 후보자는 2년이 안 되는 법원장 외에 사법행정을 다룬 적이 없고 지방이 아닌 전국 차원의 경험이 없다"며 "대법관 경험이 없는 사람이 수많은 선배가 모인 전원합의체 평결을 이끌 수 있을지 의문"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김 후보자는 특정 연구단체 대표를 지냈고, 이 단체는 청와대 법무비서관, 법무부 법무실장 등 여러 영역에 약진하면서 코드 단결을 하고 있다"며 "대통령과 성향과 코드가 맞는 사람이 사법부의 독립을 해칠 가능성은 없는지 큰 우려를 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박정하 수석대변인도 논평에서 "김 후보자 지명은 전·현직 대법관 중에서 대법원장을 선임하는 관례를 깬 매우 파격적 인사"라며 "파격과 코드만 강조된 김 후보자가 정치적 중립성과 경륜이 요구되는 사법부 최고 수장으로서 역할을 잘해나갈지 의문"이라고 지적했다.

현재 국민의당은 김 후보자의 능력과 자질을 철저히 검증하겠다며 유보적 입장을 취했다.

반면 집권당인 더불어민주당은 “사법 개혁의 최적임자”라며 반겼다.

그러나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소속 야당 의원들이 일제히 불만을 표시함에 따라 인사청문회 과정이 순탄치 않아 보인다.

실제 위원장을 맡고 있는 권성동 바른정당 의원은 김 후보자의 국제인권법학회 활동 이력을 거론하며 “정치적 중립성을 의심받는 사람을 대법원장에 지명한 사례가 없다”며 “이번 인사는 ‘사법쿠데타’”라고 강도 높게 비판했다.

그러나 일각에선 단순히 김 후보자가 진보적 성향이라는 점만으로는 국회 인사청문 동의서 채택을 거부하거나 임명동의안 부결하기는 어려울 것이란 관측도 있다.

한편 김 후보자는 법원 내 진보적 성향의 모임으로 평가받았던 ‘우리법연구회’에서 활동했고, 전국법관대표회의 결성의 계기를 제공한 국제인권법학회 초대 회장을 역임했다.

이에 따라 법사위 일부 의원은 김형연 청와대 법무비서관이 국제인권법학회 간사를 맡았다는 점도 거론하며 ‘사법부가 중립적이지 않다’는 반응을 보인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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