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업유도-시민단체 잇단 성명발표 등 문건대로 ‘착착’ 진행 [시민일보=이영란 기자] 자유한국당이 '언론장악' 의도가 역력한 민주당 내부 문건과 관련해 국정조사 추진 계획을 천명하고 나서 주목된다.

10일 한국당 관계자에 따르면 홍준표 한국당 대표는 전날 오후 서울 코엑스 '국민보고대회' 현장에서 언론자유를 침해한 민주당 언론장악 문건에 대해 국정조사를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실제 홍 대표는 이날 "언론장악 음모에 대한 문건이 나왔기 때문에 (민주당이) 부인할 수 없을 것"이라며 "과연 누가 시켜서 했는지 조사를 해보고 시킨 사람은 그냥 안 두겠다"고 별렀다.

앞서 조선일보는 '"언론 장악 없다"더니 뒤로 '정권 나팔수 방송' 추진' 제하의 사설을 통해 민주당을 맹비난했다.

사설에 따르면 민주당 전문위원실은 KBS, MBC 등 공영방송을 '언론 적폐'로 규정하고 현 사장과 야당 측 이사진을 퇴진시킬 계획을 담은 내부 문건을 만들어 방송관련 상임위 민주당 소속 의원들과 공유했다.

해당 문건을 보면 언론장악을 위한 구체적 방법으로, 정치권이 나설 경우 역공이 우려되니 방송사 구성원 및 시민단체, 학계 중심의 사장 퇴진 운동의 필요성을 조언하고 있다.

또 방통위나 감사원 차원에서 방송사 사장과 야당 추천 이사들의 개인 비리 등을 부각시켜 퇴출시키는 방안을 추진할 것을 주문하기도 했다.

실제 공영방송 파업이 시작된 당일, 언론학회와 방송학회, 언론정보학회 명의로 MBC와 KBS 사장 퇴진을 요구하는 성명이 발표됐다.

또한 유의선 방송문화진흥외 이사는 사의를 표명하면서 “사퇴 압박을 받았고 허위 날조된 인신공격으로 말할 수 없는 고통을 당했다”고 밝혔다.

이와 관련 MBC는 지난 8일 “방송장악 위한 ‘파업 유도’ 실체 문건은 충격적”이라는 내용의 성명서를 발표했다.

MBC는 “공영방송 MBC의 파업이 집권 여당의 파업 사주와 파업 유도로 조직적으로 실행됐음이 민주당의 이번 문건으로 확인된 셈”이라며 “문건에 적시한 대로 시민단체의 전국 궐기대회와 학계의 서명 운동도 실행되었다”고 지적했다.

실제 당초 매주 금요일 MBC와 KBS 앞에서 열리던 ‘공영방송 경영진 퇴진’ 집회가 8월부터는 광화문에서 5백여 개 시민단체를 동원한 촛불집회의 궐기대회로 바뀌었다. 또 전국의 친정권 시민단체들도 8월부터 지역별로 MBC와 KBS 본사 경영진 퇴진 촛불집회를 열고 있다. 9월 5일에는 학자들도 동원돼 언론학회·방송학회·언론정보학회 소속 학자 467명이 학회 차원이 아닌 개인 별로 참여하는 집단 서명 성명서를 냈다.

MBC는 “과거 독재 정권도 이렇게까지 하지는 않았다”며 “정권의 입맛에 맞지 않는 언론인을 싹쓸이 대청소한 뒤 공영방송 MBC에 정권에 충성할 ‘소신 있는 경영진’으로 채우겠다는 것이다. 정권과 민주당은 언론 적폐 청산이 ‘언론탄압을 통한 공영방송 장악’임을 솔직히 시인하고 사죄하라”고 촉구했다.

한국당 관계자는 “이번에 발견된 문건은 ‘공영방송 정상화’라는 미명아래 진행된 공영방송 장악 시도를 확인시켜 주는 충격적 문건”이라며 “민주당은 공식문건이 아니라고 발뺌하지만, 공영방송 장악 움직임이 문건에서 적시한 대로 착착 진행되고 있는 현실을 어떻게 설명하겠느냐”고 반발했다.

특히 “당시 연찬회에 정부 관계자들도 대거 참석했던 점, 그리고 청와대가 '공영방송' 경영진 교체를 지속적으로 거론했던 점 등을 보더라도 단순히 당 차원이 아니라 청와대나 정부와 상당한 교감 속에 만들어진 것이 분명하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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