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치 빌린 정치보복, 저로서 끝나길...진실 기다리며 포기 않겠다”  [시민일보=이영란 기자] 박근혜 전 대통령이 16일, 법원의 구속 연장 결정 이후 처음 열린 재판에서 “법치의 이름을 빌린 정치보복은 저에게서 마침표가 찍어졌으면 좋겠다”며 “이 사건의 역사적 멍에와 책임은 제가 지고 가겠다”고 밝혔다.

이날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2부(재판장 김세윤) 심리로 열린 80차 공판에 참석한 박 전 대통령은 오전 10시 5분부터 4분여간 이어진 발언을 통해 “한 사람에 대한 믿음이 상상조차 하지 못한 배신으로 되돌아왔고 저는 모든 명예와 삶을 잃었다”면서 이 같이 토로했다.

박 전 대통령은 “구속돼 주 4회씩 재판을 받은 지난 6개월은 참담하고 비통한 시간들이었다”며 “무엇보다 저를 믿고 국가를 위해 헌신하던 공직자들과 국가경제를 위해 노력하시던 기업인들이 피고인으로 전락해 재판받는 모습을 지켜보는 것은 참기 힘든 고통이었다”고 밝혔다.

다만 그는 “저는 롯데와 SK를 비롯한 재임기간에 그 누구로부터 부정한 청탁을 받거나 들어준 사실이 없다. 재판 과정에서도 해당 의혹은 사실이 아님이 충분히 밝혀졌다고 생각한다”면서도 “모든 책임은 저에게 묻고 저로 인해 법정에 선 공직자들과 기업인들에게는 관용이 있기를 바란다”며 선처를 호소했다.

특히 박 전 대통령은 “오늘은 저에 대한 구속 기간이 끝나는 날이었으나 재판부는 검찰의 요청을 받아들여 지난 13일 추가 구속영장을 발부했다”며 “하지만 검찰이 6개월 동안 수사하고 법원은 다시 6개월 동안 재판했는데 다시 구속수사가 필요하다는 결정을 저로서는 받아들이기 어려웠다”고 말했다.

이어 변호인단 사퇴 소식을 전하면서 “변호인들은 물론 저 역시 무력감을 느끼지 않을 수 없었다”며 “이제 정치적 외풍과 여론의 압력에도 오직 헌법과 양심에 따른 재판을 할 것이라는 재판부에 대한 믿음이 더는 의미가 없다는 결론에 이르렀다. 향후 재판은 재판부 뜻에 맡기겠다”고 밝혔다.

다만 박 전 대통령은 “(이후로도) 더 어렵고 힘든 과정을 겪어야 할지도 모르겠다. 하지만 포기하지 않겠다”며 “저를 믿고 지지해주시는 분들이 있고 언젠가는 반드시 진실이 밝혀질 것이라 믿기 때문”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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