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방선거 앞둔 ‘제3정당’ 속내를 보니

이영란 기자 / joy@siminilbo.co.kr / 기사승인 : 2017-10-25 13:20: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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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지원은 민주당, 남경필은 한국당? 
[시민일보=이영란 기자] 내년 6월 지방선거 출마를 염두에 두고 있는 제3지대 정당 소속 인사들이 흔들리는 모양새다.

거대 집권당과 제1야당이 버티고 있는 상황에서 당세가 약한 군소 정당 소속으로는 당선을 기대하기 어려운 탓이다.

실제 내년 전남도지사 선거 출마를 밝힌 박지원 국민의당 의원과 바른정당 소속 남경필 경지도지사가 미묘한 변화 조짐을 보이고 있다는 지적이다.

우선 그동안 민주당을 ‘친문 패권 정당’으로 규정하며 날선 대립각을 보여 왔던 박지원 의원의 입장 변화가 눈에 띈다.

박의원은 민주당으로부터 연정 제안을 받았을 때도 "흡수통합으로 비칠 확률이 높다"며 "논의의 가치도 없다"고 일축하는 모습이었다.

그러나 최근 들어서는 바른정당과의 통합론이 불거지자 탈당 가능성을 시사하며 제동을 걸면서도 동교동계 원로들이 민주당과 만나 연정.통합을 논의하는 움직임에는 침묵을 유지했다.

이 같은 박 의원 모습에 대해 정치권은 전남도지사 선거를 염두에 두고 있는 처지에서 국민의당 간판으론 승리를 기대하기 어렵다는 상황인식에 따른 결과라는 관측이다.

실제 전남도지사 출마 예상자를 대상으로하는 각종 여론조사를 보면 박 전 대표의 지지율은 민주당 출마예상자들에게 뒤지고 있다.

이에 따라 박 전 대표가 민주당과의 연정을 명분으로 한 연합 후보로 나서거나 민주당 입당을 통해 민주당 후보가 되기를 바라고 있는 게 아니냐는 관측이다.

남경필 지사 역시 그동안 당내 자강파로 분류돼 왔던 남경필 지사 역시 다르지 않은 상황이다.

실제 당내 통합파들이 한국당과의 통합을 주장할 때 남 지사는 “지방선거를 앞두고 섣부른 통합논의를 하는 것에 반대한다”고 선을 그어 왔다.

앞서 13명 의원들의 집단 탈당 당시에도 “눈앞의 이해와 유불리를 떠나 긴 호흡으로 정도를 지켜가야 한다”며 “그 길을 흔들림 없이 걸어갈 것”이라고 당 잔류 의지를 분명히 했다.

특히 최근 전당대회를 앞두고 당이 쪼개질 위기에 직면한 상황에서도 "대표 출마 선언을 한 유승민 의원의 뜻을 존중하고 당을 살릴 기회를 주자"고 당원들에게 호소했다.

무엇보다 "국정농단 세력으로 규정했던 자유한국당과의 통합에는 반드시 지켜져야 할 전제와 조건이 있다"며 "그런 전제 없는 통합은 바른정당이 스스로의 존재 이유를 부정하는 것"이라고 강력하게 반대하기도 했다.

그러나 그랬던 남 지사가 유승민 의원을 겨냥, ""나만 옳다고 주장하는 것은 독선"이라고 질타하는 등 급격히 달라진 모습을 보이고 있다는 지적이다.

실제 그는 독자노선을 고집하고 있는 유의원에게 "통합파 의원들에게는 '갈 테면 가라'고 말하고, 한국당은 아무리 노력해도 통합할 수 없고, 국민의당은 안보관이 불분명해 안 된다고 주장한다면 누구와 정치를 하겠다는 것이냐"며 "이런 태도는 통합을 내치고 분열을 초래한다"고 강도 높게 비판했다.

전날 오전에는 자신의 SNS를 통해 '홍 대표가 박근혜 전 대통령과 친박계 의원들에 대한 탈당 권유 조처를 내린 것을 대표직을 건 승부수'라고 호평하고 나서 경기지사 선거를 앞두고 한국당으로 가기 위한 명분쌓기에 돌입한 게 아니냐는 관측을 낳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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