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동영 “무리한 등판...안철수 사퇴 후 비대위 구성 목소리 나온다”
박지원 "안, 중도보수-탈호남 지향...바른정당 통합 효과 오판"

[시민일보=이영란 기자] 국민의당 안철수 대표가 바른정당과의 통합과 지역위원장 일괄 사퇴 추진 등으로 리더십 부재를 지적하는 당내 반발에 직면하는 모양새다.

정동영 의원은 26일 "안 대표 등장이 애초부터 무리한 등판"이라며 “대표직을 물러나고 비상대책위를 꾸리라는 목소리도 나오기 시작한다"면서 우회적으로 사퇴를 압박했다.

이날 카톨릭평화방송 인터뷰에 나선 정 의원은 “(바른정당과의 통합 추진과 시도당 지역위원장 일괄사퇴 추진으로) 당내 갈등을 키운데 대해 일정한 책임을 져야 한다”며 이같이 밝혔다.

정 의원은 "(바른정당 통합은) 초라한 규모의 정당이 될 뿐만 아니라, 더 심각한 것은 정체성이 중도보수인 야당이 되는 것”이라며 “안철수, 유승민이라는 간판을 내세운다고 하더라도 중도보수 야당이 수도권과 호남 등지에서 의석을 가질 가능성은 없다. 소멸한다”고 주장했다.

특히 정 의원은 시도당 지역위원장 일괄사퇴 추진에 대해 “지역위원장 이백수십 명을 일괄사퇴하라는 것은 독재적 발상”이라며 “그런 사례가 없고 당헌당규에도 없는 것”이라고 정면으로 비판했다.

이어 “당헌당규에 없는 일을 대표가 물러나라고 한다고 해서 다 물러난다면 그것은 정당이 아니다"라면서 "정말 터무니없는 발상”이라고 몰아세웠다.

그러면서 “결과적으로는 보면 평지풍파를 일으킨 격이 되었는데 당초부터 통합은 일방적이고 무리한 발상이었다. 일단은 접은 것이니까 그런 일은 없을 것이다. 묻지마 통합이라는 것은 정체성 변경을 야기하기 때문에 심각한 것”이라고 거듭 강조했다.

다만 정 의원은 이번 일로 국민의당 의원들의 탈당이나 분당 사태는 없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같은 날 KBS 방송 인터뷰에 출연한 천정배 의원은 '제3당 지지가 높은 여론조사 결과를 들어 바른정당과의 통합의 필요성을 강조하는 안철수 대표 주장을 "동의할 수 없다"고 반박했다.

천 의원은 "국민의당은 개혁적인 국민들의 지지를 얻어야 한다"며 "(안 대표의 통합 추진으로)1~2% 늘어날지 모르지만 비옥한 평야를 버리고 척박한 산골짜기에 들어가 화전을 이루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어 "근본적으로 국민들한테서 10~20%의 지지를 얻어올 수 있는 방향이 필요한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지금 당의 정체성을 흔드는 비민주적이고 공작적인 통합 논의를 중단해야 한다"고 주문했다.

전날 박지원 의원도 중도통합을 염두에 둔 안철수 대표가 바른정당과의 통합 효과를 오판했다고 비판했다.

박의원은 이날 언론 인터뷰에서 “안 대표가 중도보수를 지향하고 탈호남을 생각하면서 이제 국민의당 40석은 단결돼 있으니 (바른정당) 20석을 더하면 60석 정당이 될 수 있다고 생각했나 보다"며 "오판"이라고 일축했다.

이어 “결국 바른정당의 15석은 (한국당으로) 가고 5명 정도 남는데 여기와 통합해서 무슨 시너지가 나(겠느)냐”며 “(바른정당이) 햇볕정책, 호남 포기하라고 하면 우리가 깨진다. 뺄셈정치를 왜 하느냐"고 반문했다.

특히 박 의원은 “11월초, 바른정당이 통합 대상 되지 못할 정도로 산산조각 날 것이라고 보고 있다"며 "제 눈에는 보이는데 안철수 대표 눈에 안 보인다고 하면 문제가 있다고 생각한다”고 강조했다.

앞서 국민의당은 전날 최고위원-국회의원 연석회의에서 바른정당과의 연대·통합 문제와 관련해 당 대 당 통합이 아닌 정책연대를 우선 논의하기로 가닥을 잡았다.

손금주 수석대변인은 "통합론에 대해 언론에서 과하게 다뤄진 측면이 있다는 의견이 공유됐다"며 "국정감사가 끝나고 정책연대·선거연대 등과 관련해 당내에서 적극적으로 의견을 교환하자는 데 뜻이 모였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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