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당, 계파 간 합종연횡 속 홍준표-복당파 허니문은? 

이영란 기자 / joy@siminilbo.co.kr / 기사승인 : 2017-11-12 23:59: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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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 독단 반발, ‘비홍연대’ 급부상...당 주도권 어디로 갈까
[시민일보=이영란 기자] 자유한국당이 바른정당 탈당의원 복당 이후, 당 주도권을 겨냥한 계파 간 동상이몽이 합종연횡으로 이어지고 있는 가운데 연쇄내전이 불가피할 거라는 관측이 나오고 있어 주목된다.

특히 홍준표 대표의 일방통행식 당 운영방식에 반발하는 움직임이 ‘비홍연대’로 세력화되는 양상도 새로운 변수가 될 수 있다는 지적이다.

한국당 관계자는 12일 “현재 바른정당을 탈당해 복귀한 김무성 의원 등 22명의 복당파가 홍 대표와 손을 잡게 될 거라는 전망이 많지만 일시적 동거에 그칠 가능성이 크다”며 “이해관계 충족을 전제로 한 만남의 한계를 서로가 너무도 잘 알고 있는 상황이고 상대에 대한 불신이 너무 큰 상태라 근본적으로 관계를 오래 지속할 수 없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이어 그는 “변수가 있다면 홍 대표가 임기를 마치는 내년 지방선거 이후에도 당 장악력을 유지할 수 있다는 전제인데 현재로서는 전혀 그럴 가능성이 보이지 않는다”고 말했다.

실제 탄핵과 대선 국면에서 당을 지켰던 중립지대 의원들이 복당파를 '당에 침을 뱉고 떠났던 사람들'이라고 비판하는 친박계에 동조하며 ‘비홍연대’를 공고히 하는 분위기다.

정우택 원내대표가 최근 한 방송과의 인터뷰에서 "이제 친박계라는 것은 없다"며 "오히려 홍 대표와 생각을 달리하는 비홍계라고 표현해주는 것이 정확하다"고 말한 것도 이 같은 배경과 무관하지 않다는 지적이다.

이에 따라 홍 대표가 당헌당규를 무시하고 독단으로 바른정당 복당파 의원들을 조치한 데 반발한 15명 의원들의 요구로 13일 열리게 된 의총에 눈길이 쏠리고 있다.

특히 이달 말까지 진행되는 당무 감사에도 홍 대표가 이런 식으로 독단적 영향력을 미치지 못하게 하려는 의도도 있다는 관측이다.

현재 당 사무처는 지방선거를 앞둔 조직 혁신을 명분으로 내세우며 전국 당원협의회에 대한 고강도 당무 감사를 진행 중이다.

비홍연대 진영에선 당무 감사 이후 자신들이 당협위원장의 자격을 박탈당하고, 복당파 의원들이 그 자리를 채우는 식의 '계획된 인적 청산' 작업이 펼쳐질 가능성을 경계하는 모습이다.

실제 바른정당 통합파 의원들의 복당에 반발하며 당내 파열음이 터져 나오는 가운데 복당파 의원들의 지역구도 술렁이고 있다.

복당파에 당협위원장 자리를 빼앗길 수도 있는 현직 원외 위원장들이 강력히 반발하고 있어서다.

3선 이종구 의원의 지역구인 서울 강남갑에서는 최근 이 의원의 공천뇌물 의혹까지 제기한 상태다. 여의도 한국당 당사 앞에서 입당 반대 결의대회를 열기도 했다.

서울 양천을에서는 오경훈 당협위원장을 주축으로 한 인사들이 김용태 의원의 정계 은퇴까지 요구하고 있다.

양천을 당원들은 지난 6일 성명서를 내고 "당이 어려워지자 혼자 살겠다고 제일 먼저 탈당해 보수 대분열을 초래한 인물이 이제 와서 보수 대통합이라니 어처구니가 없다"고 비판했다.

4선 강길부 의원의 지역구인 울산 울주군 역시 김두겸 당협위원장을 중심으로 반발이 거세다. 이들은 "탈·복당을 반복한 강 의원에게 위원장을 맡겨서는 안 된다"고 주장하고 있다.

특히 홍준표 대표는 '당협위원장 자리는 기본적으로 현역 의원이 우선'이라는 입장을 견지하는 것으로 알려져 향후 조정 결과에 따라 원외 당협위원장들의 집단 반발 가능성도 제기된다.

양측의 갈등은 지방선거 공천 국면에서 극에 달할 것으로 예상된다.

당 관계자는 “한국당 혁신위원회가 상향식 공천을 축소하고 전략공천 제도인 '우선추천공천'의 대폭 확대를 당 혁신안으로 제시한 바 있다”며 “홍 대표가 주도하는 '전략공천'이 현실화될 경우, 전면전이 벌어질 수도 있다”고 말했다.

홍 대표는 '해볼 테면 해 보라'며 강경 일변도로 맞서는 모습이지만 정부여당 독주로 위기감이 커진 복당파 의원들의 이해관계도 여기에 일치할 지는 미지수라는 전망이다.

한국당 모 의원은 “그동안 박근혜 전 대통령 탄핵에 주력했던 정치권 사정의 칼끝이 이명박 전 대통령 쪽으로 옮겨지면서 한 배를 탔던 정치인들 불안감이 커지고 있는 게 사실이고 바른정당 복당파 의원 상당수가 MB정부와 인연이 깊은 인사들”이라며 “이런 관점에서 보수 빅텐트로 대항력을 키워 소나기를 피해야 하는 복당파 현실과 개인적인 정치입지가 우선될 수 밖에 없는 홍 대표 상황이 서로 다를 수 있다”고 지적했다.

특히 이 의원은 12월 원내대표 선출과 관련해서도 ”당 안팎에서 그동안 자기 세력 구축을 위해 진영 간 대립을 조장하는 바람에 보수의 품격이 땅에 떨어졌다는 원성이 많다“며 ”지금이야말로 노선 전쟁보다 합리적인 통합논리로 내부결속을 다질 수 있고 실질적인 대여투쟁이 가능한 인물이 필요한 때“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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