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준표 "야당인 척 뒷거래로 지역예산을 챙기고 막판엔 여당 편"
유승민 "정당 간 신뢰는 일관성에서 나오는 것...실망스럽다"

[시민일보=이영란 기자] 국민의당이 6일 새벽 내년도 예산안의 국회 본회의 통과와 관련, "국민의당의 선도적인 대안 제시가 있었기 때문에 가능했다"며 역할론을 강조하고 있지만 자유한국당은 물론 정책 연대 상대인 바른정당도 냉랭한 반응이어서 '야권공조'에 적신호가 켜졌다는 지적이다.

안철수 국민의당 대표는 6일 최고위원회의에서 오늘 새벽 통과한 내년도 예산안은 심사와 여야 협상에서 많은 아쉬움이 있다며 문재인 정부의 인기 영합 정책을 따지고 향후 예산심사 제도 개선에 나서겠다고 밝혔다.

김동철 원내대표도 국민의당이 예산안을 통과시켜줬다고 (해서) 정부·여당의 잘못된 정책에 면죄부를 준 것은 결코 아니다"라며 "문재인 대통령이 선언한 '비정규직 제로'는 6개월 만에 결국 심각한 노사갈등에 노노 갈등을 더한 '문재인 포퓰리즘 1호' 정책이 되고 말았다"고 비판했다.

그러나 자유한국당은 '위장야당'이라며 국민의당을 몰아세웠다.

이날 여의도 당사에서 열린 최고위원·시도당위원장 연석회의에 참석한 홍 준표 대표는 "국민의당은 야당 행세를 하지만 사실상 여당과 똑같은 생각으로 (여당인 민주당에) 협력하고 있다"며 "야당인 척하면서 뒷거래로 지역 예산을 챙기고 난 뒤에 막판에 가서는 여당과 같은 편이 돼서 예산안을 통과시켰다"고 비난했다.

이어 "지난번 대법원장 인준안을 통과시킬 때도 보니까 처음에는 안 할 것 같더니만 나중에 가서 뒷거래로 통과시키는 것을 봤다"고 지적했다.

홍문종 의원도 이날 오전 라디오 방송과의 인터뷰에서 "이번 예산안을 통해서 국민의당이 여당 이중대 라는 것이 확실하게 밝혀졌다"며 "느닷없이 호남 고속철 예산이 확정되는 가 하면 선거구제가 합의됐다. 이런 것들이 야합이 아니고 뭐겠느냐"고 반발했다.

이어 홍의원은 "(국민의당이 여당의 이중대 역할을 할 바에는) 민주당과 (합쳐서) 한 당이 되는 것이 옳다"며 "이번 예산안 처리에 관해서 국민의당이 야당이라고 하는 것은 국민을 호도하는 일"이라고 성토했다.

예산안 정국에서 정책연대협의체를 구성해 국민의당과 공조체제를 구축했던 바른정당도 거리를 두는 모양새다.

이날 서울 여의도 당사 회의에 참석한 유승민 대표는 "국민의당이 예산안에 대해 보여준 모습은 매우 실망스러웠다"며 "신뢰가 있을 때 미래를 위해 같이 노력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고 뼈있는 말을 남겼다.

유 대표는 특히 "예산안이 (정책연대의) 첫 번째 시험대였다"며 "국민의당이 수 없이 공무원 증원, 최저임금 세금 지원 문제에 대해 우리와 같은 입장을 밝혀왔기에 정책연대를 통해 이번 예산안을 바로잡자고 했던 것"이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우리 정치권에서 정치 세력 간, 정당 간 신뢰는 일관성에서 나오는 것"이라며 "언행일치 할 때, 서로 약속을 지킬 때 나오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유 대표의 거듭된 신뢰강조에 대해 바른정당 관계자는 "앞서 국민의당과 바른정당은 정책연대협의체를 통해 주요 쟁점 예산안에 대한 여당의 선행조건 요구에 한 목소리를 내고 있었다"며 "그런데 국민의당이 도중에 약속을 깨고 실익을 챙기기 위해 여당에 협조한 문제점을 지적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유의동 바른정당 수석대변인도 "형식과 절차가 밀실합의 같아 보이기 때문에 바람직하지 못하다"고 논평했다.

유 대변인은 전날 "며칠 전 국민의당과 정책연대를 시작하면서 차이를 잘못이라 지적하지 않기로 했기에 일단은 비판을 자제하려 한다"면서도 "예산안을 빌미로 한 야합이라는 비판도 나온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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