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철수, 재신임 전당원투표로 통합 활로 찾을까

이영란 기자 / joy@siminilbo.co.kr / 기사승인 : 2017-12-21 11:32: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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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동영, "보이콧 운동으로 당원기만투표 막아낼 것"
호남중진 이탈 범위 관건…손학규 역할론에도 관심


[시민일보=이영란 기자] 국민의당이 21일 당무위원회(당무위)를 열어, 안철수 대표에 대한 재신임을 의제로 한 전당원투표 여부를 결정한다는 방침이어서 주목된다.

당무위 의장을 맡고 있는 안 대표는 앞서 이날 오후 2시 회의를 소집하고 ▲전당원 투표 실시의 건 ▲중앙당선거관리위원회 설치의 건 ▲중앙당선관위 구성의 건▲선거관리 위탁의 건 ▲권한 위임의 건 ▲기타 등을 처리한다고 공지했다.

이행자 대변인은 이날 통화에서 "당무위는 당 지도부와 주요 당직자 등 당연직을 비롯 각 위원회별로 추천된 70여명의 인사들로 구성돼 있다"며 "오늘 회의에서는 안 대표 재신임을 묻는 전당원 투표 실시 여부가 주요 안건으로 다뤄질 것"이라고 밝혔다.

안 대표가 전당원투표를 통한 재신임을 동력 삼아 바른정당과의 통합에 성공할 경우, 바른정당 집단 탈당 사태 이후 불안정하게 유지돼 온 4당 체제가 3당 체제로 헤쳐 모이는 새판짜기가 급물살을 타게 될 수 있다는 전망이다.

반면 상황에 따라 ‘찻잔 속 태풍’에 그칠 수 있다는 관측도 있다.

안 대표 측 전략은 일단 바른정당과의 통합을 통해 지방선거에서 유의미한 결과를 내고, 이를 바탕으로 2등 정당으로 부상한 이후 다가올 총선과 대선에서 외연을 확장해서 중도 진영의 대표주자로 자리매김한다는 구상이지만 낙관할 수 만은 없다는 지적이다.

통합에 반대하며 반발하고 있는 당내 호남 중진 세력이 여전한 변수로 남아있기 때문이다.

실제 벌써부터 전당원 투표에 대한 격렬한 저항으로 당이 분열 조짐을 보이고 있고 한국당행을 선호하는 바른정당 일부 의원들을 설득하는 문제도 과제로 남아있다.

국민의당 관계자는 “호남 중진 중심의 통합반대파는 의총에서 아예 불신임까지 거론하며 당원투표에 대한 원천 무효 목소리를 높였지만, 안 대표는 의총 자체에 불참하며 전당원 투표를 관철하겠다는 의지를 한층 분명히 하고 있어 어느 쪽으로 결정 날지 단정하기 어려운 상황”이라고 내부 분위기를 전했다.

이어 “만약 통합이 이뤄지고 호남 중진의원들이 대거 이탈해 분당 수준에 이를 경우, '상처뿐인 통합'으로 효과가 반감될 것이고, 일부 이탈일 경우엔 상당한 시너지 효과를 낼 수 있을 것”이라며 “분당이냐, 이탈이냐의 기준은 탈당자가 두 자릿수냐 한 자릿수냐에 달렸다. 10명 이상이면 분당이고, 10명 이만이면 이탈이 되는 것”이라고 말했다.

정동영 의원은 이날 "전당원 투표 보이콧 운동을 통해 안 대표의 당원기만 투표를 반드시 막아낼 것"이라며 " 외연확장 등 꼼수로 미화한 재신임을 앞세운 이번 투표는 본질을 감추고 당원을 속이는 과거 박정희식 독재 방식과 다를 바 없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그러면서 "전날 40여명의 원외위원장들과 함께 한 자리에서도 안 대표의 이율배반적 꼼수 정치를 지적하는 목소리가 많았다"고 밝혔다.

이런 가운데 미국체류 일정을 앞당겨 이날 귀국하는 손학규 상임고문의 역할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특히 전날 안 대표가 자신의 재신임 카드로 승부수를 띄운 직후 "(손 고문이) 귀국하시면 함께 의논하려 한다"고 발언한 만큼, 안 대표와 손 고문이 통합 로드맵에 대해 어느 정도 공감대를 이루고 있는 것 아니냐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실제 안 대표 측 관계자는 “손 고문이 미국으로 출국하기 전 ‘바른정당에 말을 해뒀으니 통합을 추진하면 된다’고 당부했다”며 “손 고문과 안 대표 간에는 바른정당과의 통합에 대해 사전 공감대가 있었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손 고문은 “귀국 후 당의 사정을 살펴보겠다”며 자신의 역할론에 대해선 아직 공식적인 코멘트를 하지 않고 있는 상태다.

이런 가운데 중립을 유지하고 있는 주승용 의원은 이날 손학규 역할론에 대해 “어쨌든 안철수 대표께서 통합이 되든 안 되든 물러나신다고 하셨으니까 누군가가 비상대책위원장이든 또 통합이 됐을 때 바른정당하고 협의를 해서 공동대표를 앉힌다면 손학규 대표도 유력한 당을 이끌어나갈 분 중에 하나라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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