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준표 “방관하는 당내 소인배 책동..깜도 안되는 측근 공천은 '사천'"
박종희 “홍이 당 얼굴이기 때문에 위기”...김정기 "정치사기"
측근 이종혁 "돈도 백도 없어 높은 당의 공천 벽 넘지 못해"

[시민일보=이영란 기자] 6.13 지방선거를 코앞에 두고 측근 인사가 무소속 출마를 강행하는 등 당내 불만이 봇물을 이루면서 자유한국당 홍준표 대표가 리더십 위기를 맞고 있다는 지적이다.

홍 대표는 20일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당내 일부 반대 세력이 지방선거에 힘을 합치기보다 철저히 방관하거나 언론에 당을 흠집내는 기사를 흘리며 지방선거에 패하길 기다리고 있다"며 "한심하다기보다 기가 막힌다"고 비판했다.

이어 "탄핵 때도 똑같은 행동으로 보수궤멸을 자초했다"며 "당을 위한 헌신보다 자신의 안위만을 생각하는 소인배들의 책동은 지방선거가 끝난 뒤 당원과 국민의 엄중한 심판을 받을 것"이라고 경고했다.

그러면서 "한치 앞도 내다보지 못하고 오로지 자신들의 소리(小利)에만 집착하는 그들이 중심이 돼 박근혜를 내세워 나라를 운영했으니 그 정권이 망하지 않고 배겨 났겠냐"며 "이제라도 어려운 당에 힘을 보태는 행동으로 좌파폭주를 막는 구국의 대열에 동참하라"고 축구했다.

하지만 당내에서는 "홍 대표가 당의 얼굴이기 때문에 위기"라는 비판이 공개적으로 제기되는 실정이다.

실제 경기도지사 예비후보인 박종희 전 의원은 지난 14일 당사에서 열린 중앙당 공천관리위원회(공관위) 면접 심사에서 ‘자유한국당이 위기인데, 전략적 극복방안이 있나’고 묻는 질문에 이처럼 답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는 면접심사 직후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도 “홍준표 대표가 당의 얼굴이라 위기"라며 "선거 땐 홍 대표가 뒤로 물러서고 선거대책위원회 체제로 전환해서 홍 대표는 당을 꾸리고 선대위가 선거를 이끄는 방향으로 가야한다고 했다”고 지적했다.

특히 후보 영입에 난항을 겪는 상황에서 전략공천 지역을 결정해버린 것을 두고도 파열음이 적지 않다. 서울시장 후보 공천을 신청한 김정기 노원병 당협위원장은 서울을 전략공천 지역으로 묶어두고 있는 홍대표를 겨냥, "자유경선 원칙을 짓밟고 있다. 정치사기"라고 공개 비판했다.

이들의 반발에 대해 수도권을 중심으로 공감하는 기류가 상당하다는 관측이다.

홍 대표의 연이은 인재영입 실패와 관련해 그의 가벼운 처신이 도마 위에 오르는 분위기다.

실제 홍 대표는 지난 15일 "박원순 서울시장과 빅매치가 될 것"이라며 이석연 전 법제처장 영입을 공식화했지만 사흘 만에 당사자가 고사하면서 무위로 돌아갔다.

이에 대해 모 인사는 "저조한 지지율이 근본적인 원인"이라면서도 "당사자 확답도 듣지 않고 빅매치 운운하며 후보영입을 공식화한 홍 대표의 가벼운 처신이 더 큰 문제"라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어찌된 게 대표가 입에 올리기만 하면 파탄이 난다"고 강조했다.

실제 홍 대표는 앞서 영입을 추진했던 홍정욱 전 의원과 장제국 동서대학 이사장, 안대희 전 대법관 등이 일찌감치 손사레를 치며 출마를 고사한 가운데 급기야 과거 서울시장 사퇴 건으로 악연이 있는 오세훈 전 서울시장의 결단을 기다리는 상황에까지 몰려있다는 관측이다.

심지어 홍 대표 측근으로 경남 행정부지사를 지낸 윤한홍 의원까지도 홍 대표의 경남지사 출마 권유를 고사, 한국당은 아직 경남지사 후보를 정하지 못한 상태다.

한편 홍 대표는 전날 측근인 이종혁 전 최고위원의 무소속 출마 선언과 관련, "내 측근이라고 자처하면서 행세 하던 사람도 공천에 떨어지니 내 비방만 하고 다니는 것이 현 정치 세태"라며 "측근도 깜이 되어야 선거에 내 보낸다. 깜도 안되는 사람을 무리하게 공천한다면 그것이야 말로 사천"이라고 비판했다.

전날 부산시장 공천을 신청했던 이 전 최고위원은 당에서 서병수 부산시장을 단수공천하기로 결정한 직후 "절이 싫어지면 중이 떠나는 법”이라며 무소속 출마를 선언했다.

특히 ""반시대적, 반개혁적 길을 걷다 망한 새누리당의 전철을 답습하는 자유한국당이 참 안타까울 뿐"이라며 "돈도 백도 없어 높은 당의 공천 벽을 넘지 못해 좌절하고 있을 깨끗하고 능력 있는 무명 신인후보들과 함께, 무소속 연합을 통해 부산시민과 더불어 6.13 지방선거 한국판 앙마르슈 돌풍을 재현하겠다”고 밝혀 눈길을 끌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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