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당, 홍준표-중진 갈등 봉합될까?

이영란 기자 / joy@siminilbo.co.kr / 기사승인 : 2018-03-26 10: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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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우택, '홍 조기전대 언급에 "총선 공천권 마각 드러내"
[시민일보=이영란 기자] 자유한국당 홍준표 대표가 중진의원들과의 갈등에 쉽표를 찍고 국면 전환에 나서는 모습이지만 당권과 맞물린 내홍으로 확전될 조짐이어서 쉽지 않을 거라는 전망이다.

실제 정우택 전 원내대표는 홍 대표의 조기전대 언급에 대해 "총선 공천권을 행사하려는 마각을 드러낸 것" 이라고 맹비난했다.

한국당 관계자는 25일 “홍대표가 내일(26일) 국회에서 열리는 열린 확대원내대책회의를 주재한다”며 “김성태 원내대표 등 원내지도부와 4선 이상 중진의원 20명, 상임위원장 등이 참석 대상”이라고 밝혔다.

이어 “원래는 원내대표가 주재하는 회의이지만 중진의원들의 반발을 해소한다는 측면에서 홍 대표가 직접 참석하기로 했다”고 설명했다.

앞서 중진의원들은 홍 대표의 일방통행식 당 운영을 비판하면서 최고위원·중진의원 연석회의 재개를 강력하게 주장해 왔다.

한국당은 매주 수요일 개최해왔던 최고위원들과 국회의원 선수별 연석회의를 개최해왔으나 지난해 홍 대표가 취임하고부터 4선 이상 중진의원 대상 회의를 생략해 온 '불통'을 지적하고 나선 것이다.

특히 일부 중진의원들을 중심으로 홍 대표 당 운영 방식에 반기를 드는 움직임이 구체화되고 있는 가운데 지방선거 선거와 관련, '홍준표 험지 차출론'까지 제기되면서 홍 대표와 정면 충돌했다.

발끈한 홍 대표가 중진의원들을 향해 “지방선거 끝나고 다음 총선 때는 당을 위해 헌신하도록 (서울) 강북 험지 차출을 추진하겠다”고 엄포를 놓자 이주영(5선) 정우택·나경원·심재철(4선) 의원 등이 “서울시장 선거에 나가라”고 맞서며 홍 대표를 압박하고 나선 것이다.

그러자 홍 대표는 곧바로 페이스북을 통해 “한 줌도 안 되는 그들이 당을 이 지경까지 만들고도 반성하지 않고 틈만 있으면 연탄가스처럼 비집고 올라와 당을 흔드는 것을 이제 용납하지 않겠다”고 중진의원들을 노골적으로 비판했다.

이어 “편한 지역에서 당을 위한 노력 없이 선수만 쌓아 온 극소수 중진 몇몇이 모여 나를 음해하는 것에 분노한다”며 “그들의 목적은 나를 출마시켜 당이 공백이 되면 당권을 차지할 수 있다는 음험한 계책에서 비롯된 것”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에 맞서 중진의원들도 곧바로 다음날인, 지난 22일 간담회를 열고 “당 운영에 대해 홍 대표가 독선과 독주를 하고 있어 지방선거를 앞두고 당의 갈등이 증폭되고 있다”면서 홍 대표를 직격했다.

당시 참석한 이주영 의원은 △최고위원 보임을 통한 최고위 정상화 △지지율 제고 대책 △품위있는 언행 △인재영입 전력투구 등을 홍 대표에 공식 요구하면서 이 같이 지적했다.

특히 전임 원내대표를 지낸 정우택 의원은 “청주까지 연탄가스가 와서 연탄가스 냄새가 났다”며 “바퀴벌레는 연탄가스에 죽느냐”고 홍 대표 발언을 노골적으로 비꼬았다.

갈등이 커지자 홍 대표가 확대원내대책회의를 직접 주재하면서 봉합에 나서는 모습이지만 쉽지 않을 거라는 전망이다.

오히려 홍 대표가 지방선거 이후 조기전대 가능성을 언급한 만큼, 친홍파와 비홍파 간의 당권경쟁이 본격화할 가능성에 무게가 실리는 양상이다.

앞서 홍 대표는 “지방선거가 끝나면 어차피 다시 한번 당권 경쟁을 하게 될 것”이라며, 지방선거 후 전당대회를 열어 재신임에 도전할 가능성을 처음으로 내비쳤다.

특히 중진들을 겨냥해 21대 총선에서 험지인 강북차출을 추진하겠다고 공언한 것도 이 같은 속내가 반영된 게 아니냐는 관측이다.

홍 대표 임기는 2019년 7월까지여서 2020년 4월 치러지는 차기 총선 공천권과는 무관한 상황이다.

이와 관련 정우택 의원은 “총선 공천권까지 행사하겠다는 마각을 드러내고 있다”고 맹비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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