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13 선거 참패 이후 두 달여, 김병준 비대위 출범 이후로도 한 달이 지났다. 문재인 대통령과 집권여당의 지지율은 급격히 떨어지고 있다. 그럼에도 최근 여론조사에서 우리 당 지지도가 11%대에 그치는 것을 보면 6·13 선거에서 그래도 우리 당을 지켜 주셨던 32%의 지지층 중 상당수도 이제 등을 돌렸다고 평가할 수밖에 없다.
한마디로 김병준 비대위 한 달은 실패였음이 드러났다. 무엇이 문제인가?
첫째, 당 재건의 방향과 출발점이 잘못됐다.
김병준 비대위 한 달의 활동에서 그나마 가시적인 것은 4개 소위 구성이다. 당의 이념을 시대에 맞게 재정립하고 투명성을 제고하겠다고 한다. 하지만 이는 과거 수차례 존재했던 혁신위, 비대위에서 이미 나왔던 얘기의 재탕일 뿐이다.
김병준 비대위원장에게 제안 드린다. 일회적인 새벽 버스 민생탐방도 좋지만, 무엇보다 수십년간 지역을 지켜온 당의 풀뿌리 핵심당원들, 탄핵사태와 이후 모진 북풍한설 속에서도 당을 지지해온 보수우파의 목소리를 먼저 경청하시기 바란다. 현장의 목소리에 답이 있다.
이병박-박근혜 정부로 이어지는 ‘보수우파 정권 10년의 역사는 보수우파 분열의 10년’이기도 하다. 10년 만에 어렵사리 정권을 되찾았지만 두 차례의 공천 파동으로 친이-친박이 아귀다툼 하고 탄핵이라는 야권의 총공세에 일부 인사들이 탈당하면서 힘 한번 제대로 쓰지 못하고 정권을 넘겨주었다.
당원과 당 지지층들이 가장 화나는 대목은 바로 여기에 있다. 자신들은 아무런 대가도 없이 일편단심으로 당을 지지해 왔는데 당의 지도층들이 자기들끼리 ‘밥그릇 싸움’하다 정권을 넘겨주었다는 것이다. 그것도 모자라 아직까지 자기책임에 대한 반성은 없이 또다시 ‘네 탓’이나 하고 있다는 것이다.
당 재건의 출발점은 바로 여기에 있다. 적어도 당을 이토록 추락시키고 정권을 헌납하다시피 한 책임자들의 정치적 책임을 분명히 하고 그에 대한 뼈저린 사과와 재발 방지를 약속하고 실천해 나가야만 그나마 마지막 한 번 더 우리 당의 몸부림에 기대 어린 관심이라도 가져 줄 것이다.
당원과 당 지지층들이 우리 당을 회의적으로 바라보는 것은 이념 차원의 문제가 아니라 신뢰 차원의 문제 때문이다. 민무신불립(民無信不立)이라고 했다. 아무리 좋은 얘기를 늘어놓더라도 신뢰가 떨어진 지도자의 말에 귀 기울일 사람은 없다.
김병준 비대위는 무엇보다 지난 10년 동안 우리 당을 내부로부터 망친 2008년, 2016년 두 차례 공천 파동과 탈당사태, 최종적으로 6·13선거참패의 정확한 진상과 책임 소재를 명확히 규명하는 ‘당 분열과 쇠락의 10년 백서(白書)’ 작업에 집중해야 한다.
‘자꾸 과거사를 파헤쳐봐야 갈등만 고조되니 서로 봉합하고 앞으로의 일을 중심으로 나가자’는 주장은 정치적 책임을 면키 어려운 당사자들의 ‘기득권 나눠막기’식 궤변일 뿐이다. 당원과 당 지지층들은 ‘당신들 아니어도 아무 문제 없으니 책임 있는 자들은 다 책임지라’고 요구하고 있다.
김병준 비대위가 정치적 책임이 있는 인사들에 대한 인적 청산 작업에 현실적인 제약이 있다는 점을 인정한다 하더라도, 향후 등장할 당 지도부가 과감한 혁신작업을 원활하게 수행하기 위한 토대를 마련한다는 차원에서 진상 조사와 정치적 책임 소재 규명만큼은 반드시 완수하여야만 한다.
사심이 없으면 좌고우면(左顧右眄)할 필요도 없다. 오직 당원과 당 지지층들의 요구를 제1의 기준으로 삼아 당의 고질병을 발본색원(拔本塞源)해 나갈 때 김병준 비대위의 진가가 발휘될 수 있을 것이다.
둘째, 당이 제 목소리를 제대로 못내고 있다.
역설적이게도 6·13 선거 압승 이후 문재인 정부와 집권여당의 지지도가 떨어지고 있다. 국민들께서 문재인 정부의 실력과 방향성, 도덕성에 대해 의문을 제기하고 있는 것이다.
그럼에도 우리 당은 국민들께서 먼저 문제라고 생각하는 부분들조차 제대로 대변하고 비판하며 대안을 제시하지 못한 채 무기력한 모습으로 일관하고 있다.
북핵 폐기 없는 남북대화와 대북 지원사업, 고용과 소득이 감소되는 주 52시간 근무제와 최저임금 인상, 사상 최고치에 이른 청년 실업률, 전기료 걱정 속에 추진되는 탈원전 정책, 농업용수 아우성 속에 4대강보 개방, 아무 결론도 못 내리는 사회적 공론화 작업, 전방위적으로 확대재생산만 되는 적폐청산 작업 등등 폭염 속에 국민들께서 ‘열 받을 대목들’이 수두룩하다.
홍준표 前대표 식의 막말로 공박해서도 안되고 더 나아가 잘하는 대목은 잘한다고 인정도 해야 하지만, 정작 국민들께서 의문을 던지고 문제라고 생각하는 부분에 대해서는 정확히 짚어나가야만 야당으로서 우리 당의 존재 가치를 인정받을 수 있다. 하지만 과연 우리 당이 그에 부응하는 역할을 수행하고 있는가?
물론 가치논쟁의 사례로 들었다는 점을 감안하더라도 초중교 자판기 문제, 먹방 규제 문제 등이 최근 우리 당이 제기한 논점으로 우선 떠오른다면 시의적절하지 않다고 밖에 말할 수 없다. 등이 가려운데 등은 안 긁어주고 사상의학만 설명하면 웬 생뚱맞은 소리냐고 할 것이다.
이 부분에 대한 착안점과 해법도 바로 국민 삶의 현장에 있다. 문재인 정부가 실패하는 이유가 바로 ‘소득주도 성장론’이라는 이념의 테두리에 갇힌 소위 ‘이론가들’ 때문이라는 사실을 반면교사(反面敎師) 삼아야 한다. 보수우파 가치 재정립은 구체적인 현장 정책의 발굴 속에서 좌표를 확인해야 하는 작업이다.
김병준 비대위 출범 한 달을 맞아 우리 당재건 비상행동의 평가와 고언을 간략히 드렸다. 논란이 제기되는 인사(人事)문제에 대해서는 김병준 위원장의 양식을 믿고, 널리 천하의 인재를 삼고초려(三顧草廬)하라는 말씀만 드리겠다.
부디 보수우파의 정치적 구심체, 자유한국당이 다시 굳건히 설 수 있게 역할해 주시기 간곡히 부탁드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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