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준표 “주도권 잡을 기회놓쳐...함량미달 나경원 사퇴하라”
법사위원들 “백기투항...임명강행 면죄부 준 제1야당 됐다"

[시민일보 = 이영란 기자] 조국 법무부 장관 후보자의 국회 인사청문회 협상 과정에서 '가족 증인' 철회에 합의한 자유한국당 나경원 원내대표의 전략부재 한계를 지적하는 당 안팎의 불만이 이어지고 있지만 정작 당사자는 "지도부 전략 승리"라며 태평한 모습이어서 주목된다. 

더불어민주당 이인영 원내대표와 자유한국당 나경원 원내대표의 오전, 오후 두 차례 협상을 통해 조국 법무부장관 후보자에 대한 인사청문회 일정을 합의했다. 

다만 나 원내대표는 이 과정에서 그동안 한국당 측에서 주장해오던 조 후보자에 대한 '가족증인 채택' 건을 포기하면서 정치적 위기에 처하게 됐다는 지적이다. 

홍준표 전 한국당 대표는 5일 나경원 원내대표에게 “함량이 부족하다”고 직격하면서 사퇴를 촉구했다. 

홍 전 대표는 이날 페이스북 글을 통해 “야당이 정국 주도권을 잡을 절호의 기회를 놓치고 여당 2중대를 자처했다”며 “다 나경원 한국당 원내대표의 내공부족과 무능 탓”이라고 비난했다.
홍 전 대표는 "차라리 청문회 없이 국민무시 임명강행으로 국민들의 분노를 더 사게 해, 그것을 기화로 정기국회 의사일정 협의를 조국 국조와 특검을 연계 시켰으면 야당이 정국의 주도권을 계속 잡을 수 있었다"면서 이 같이 지적했다. 

그는 특히 "무슨 이유로 증인도 없는 들러리 맹탕 청문회의 장을 만들어 주었나"면서 "무슨 죄가 많길래 문정권 2중대를 자처하는가. 문 정권 보다 야당에 대해 더 화가 치미는 목요일 아침이다"라고 분개했다. 

또 다른 글에선 구체적 사례를 들어 나 원내대표의 '무지와 무능'을 비난했다. 

실제 홍 전대표는 △ 아무런 제동장치도 없이 연동형 비례대표제도 합의 △ 장외투쟁 성과 없이 원내로 복귀해서 맹탕 추경 △ 패스트트랙 당시 대책 없이 59명 의원들을 몸싸움에 내몰아 정치적 위기 초래 △ 조국 청문회, 오락가락하더니 여당 2중대 같은 합의 도출 등을 지목하면서 "청문회를 거치고 나면 무슨 명분으로 국조.특검을 주장하겠느냐"고 나 원내대표를 질타했다. 

이어 "좀 더 공부하고 좀 더 내공이 있어야 하는데 너무 일찍 (원내대표에) 등판 했다”면서 "더 이상 야당 망치지 말고 사퇴하라”고 압박했다.

조 후보자를 상대로 청문에 나설 한국당 소속 법제사법위원회 의원들의 반발도 잇달았다.

장제원 의원은 “백기투항식 청문회에 합의했다"며 “임명 강행에 면죄부만 주는 제1야당이 어디에 있냐"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어 “이틀이 보장된 청문회를 하루로, 단 한 명의 증인도 없는 청문회에 어떻게 합의를 할 수 있었냐"면서 "도대체 원내지도부의 전략이 무엇인지 묻지 않을 수 없다”고 비판했다.

김진태 의원도 “셀프청문회 다 했는데 이제 무슨 청문회냐"면서 "국회가 그렇게 무시당하고도 또 판을 깔아 준단 말이냐"고 탄식했다. 

당 관계자는 “나경원 원내대표의 ‘전략 실패’는 이번이 처음은 아니다. 특히 지난 4월 패스트트랙 충돌 과정에서 자신을 포함한 59명이 수사 대상이 된 데 대해서도 마땅한 출구전략을 제시하지 못하고 있는 상태"라며 "예전 같으면 (원대대표가) 수십 번도 더 물러났어야 했다"고 지적했다. 

그러나 나 원내대표는 “어차피 문 대통령은 6일 이후 (조 후보자) 임명을 강행할 것"이라며 ‘지도부 책임론’을 일축했다. 

특히 “지도부 전략의 승리로 조 후보자의 진실이 밝혀졌다고 생각한다. 시간이 흐르면서 많은 의혹을 밝히는 성과가 있었다"며 "만약 우리가 청문회를 서둘러 마쳤다면 오히려 조 후보자(에게) 면죄부(를 주는 결과)가 됐을 것”이라고 긍정 평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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