병원에서 검진을 받고 집에 돌아온 두 사람은 최준용의 어머니와 병원 다녀온 이야기를 나눴다. 한아름은 지난 2013년 대장에 용종이 무려 3,822개가 발견돼 대장 절제술을 했고, 배변주머니를 평생 달고 살아야 하는 장애를 안고 있었다.
한아름은 “내가 엄마였어도 장애가 있는 여자랑 결혼시키기 싫었을 것 같다”며 “그런데 결혼 전 어머니가 자신도 뇌, 어깨, 무릎 여기저기 수술을 다 하셨다며 이해해주셨다”고 털어놨다. 시어머니가 “네가 결혼 전에 와서 시아버지가 남긴 밥까지 먹었잖아. 그때 가식이 아닌 진심인 줄 알았다”고 말했다. 이에 한아름은 “집에서는 잘 먹는데 밖에 나가면 잘 못 먹는다”라며 “왜냐면 배변주머니가 있어서 불편하다”라고 밝혔다.
한아름은 제작진에게 “대장이 수분을 뿜어내는 역할을 한다더라. 그래서 계속 물을 마셔야 하는데 밖에서 밥을 먹으면 소변도 배변주머니로 나오기 때문에 신경쓰인다”라고 불편한 생활을 고백했다. 이어 “나는 왜 이렇게 재수가 없지? 이런 생각을 했다. 가족도 없고 결혼도 안 했기 때문에 죽고 싶다는 생각을 했다”고 말했다.
시어머니가 “앞으로 잘 살면 되지”라며 하염없이 눈물을 흘리자 한아름은 “시어머니를 모시고 살고 저렇게 멋진 남자가 나를 안아줄 거라는 걸 상상도 못했다. 꿈만 같다. 이렇게 행복해도 되나 싶다”며 미소를 지었다.
최준용은 “처음 (배변주머니) 얘기했을 땐 두려웠다. 그런데 별로 거부감이 없었다. 당신이 좋으니까. 당신이 안 좋으면 걔(배변주머니)도 굉장히 싫었겠지”라고 말했다. 이어 “아내가 ‘지금 너무 행복해서 나 내일 죽는거 아니야?’라는 얘기를 한다”며 “내가 1분만 더 오래살려고 한다. 나 죽은 다음 바로 쫓아오세요”라며 웃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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