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교안 ‘파격공천’에 중진들 속앓이

이영란 기자 / joy@siminilbo.co.kr / 기사승인 : 2019-12-18 11:18: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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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총에선 ‘면박’으로 군기잡기 나서

[시민일보 = 이영란 기자] 자유한국당 중진 의원들이 예상보다 빨리 진행되는 당 ‘공천 룰’ 작업에 속앓이를 하고 있는데 군기잡기에 나선 황교안 대표 행보가 눈길을 끌고 있다. 


18일 한국당에 따르면, 초·재선 의원 중심으로 구성된 당 총선기획단은 황교안 대표의 ‘신인 가산점 대폭 확대’와 ‘현역 50% 물갈이’ 등 황교안 대표의 파격적 지침을 뼈대로 한 공천 룰 작업을 마무리 중이다. 


이에 대해 한 중진 의원은 “결국 황 대표 뜻이 온전히 담긴 ‘중진 학살’ 공천 룰이 나올 수도 있다"며 "이 점을 우려하고 있다"고 말했다. 


실제 총선기획단은 청년 신인에게는 경선 시 ‘최대 50% 가산점’을 주는 반면 당내 지도자급 인사들에 대해서는 ‘전략 거점지역’ 출마를 권고하는 등 패스트트랙(신속처리안건)과 관련한 여야 대치 속에서도 공천 룰 작업에 힘을 쏟고 있다는 관측이다. 


또 다른 중진 의원은 “당 총선기획단의 추진 속도를 예의주시 중”이라며 “황 대표의 지침에 따르는 정도가 지나치면 당내 반발에 직면하게 될 수도 있다"고 경고했다. 


이어 “신인이 중진을 가산점으로 밀어낸들, 경쟁력이 없어 패배하면 무슨 의미가 있느냐”며 “물갈이를 위한 물갈이는 경계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하지만 황 대표의 중진 길들이기 행보는 거침이 없다.


황 대표가 전날 오후 비공개 의원총회에서 "절절함이 없다"며 작심발언을 쏟아낸 것도 중진 의원을 겨냥한 ‘군기잡기’라는 해석이 나온다.


실제 황 대표는 졸고 있는 한 중진의원을 향해 "당 대표로 진중히 이야기를 하는데, 이 순간조차 졸음을 참지 못하고 자는 이가 있다. 심각하다"는 취지로 면박을 준 것으로 전해졌다.


특히 황 대표가 내년 총선에서 의석수 절반(150석)을 확보하지 못한다면 책임지겠다는 말을 꺼낸 데 대해 ‘파격공천’ 의지와 동시에 그에 따른 책임을 지겠다는 뜻으로 해석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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