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 ‘고발 사주’ 의혹에 박지원 개입 정황 속속 드러나

전용혁 기자 / dra@siminilbo.co.kr / 기사승인 : 2021-09-13 11:49: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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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재형, 윤석열과 회동...“공수처 대선개입은 민주주의 폭거” 의견
이준석 “박, 조성은에 코칭 의심돼…직접 해명 안 하면 경질 요구”
김기현 “조씨 박원장 개입 자백...진실규명 위해 朴 국회 출석 요구”
野 정보위원들 “국정원장 정치공작 의혹 진상조사 정보위 소집하라”

[시민일보 = 전용혁 기자] 이른바 ‘윤석열 고발 사주’ 의혹의 배후에 박지원 국정원장이 깊숙이 개입한 정황들이 드러나면서 당내에서 윤석열 전 검찰총장을 지원하는 모습이 나타나고 있다.


고발 사주 의혹을 '박지원 게이트'라고 명명한 최재형 전 감사원장 측은 13일 장동혁 언론특보의 논평을 통해 "깨끗한 척하던 국정원이 문재인 정권을 위해 음습한 정치공작을 하고 있었던 것"이라고 비판했다.


장 특보는 사주 고발 의혹 보도의 제보자인 조성은 올마이티 미디어 대표가 전날(12일) SBS 인터뷰에서 "9월 2일은 우리 (박지원 국정)원장님이나 제가 원했거나, 배려했던, 상의했던 날짜가 아니다"라고 발언한 것을 지적하며 "명백한 정치공작이다. 세상이 뒤집힐 일이다. 국정원법 제21조 위반"이라고 강조했다.


국정원법 제21조는 '정치 관여죄'로 국정원장·차장 및 기획조정실장과 그 밖의 직원이 정당이나 그 밖의 정치단체에 가입하거나 정치활동에 관여하는 행위를 하면 7년 이하의 징역과 7년 이하의 자격정지에 처한다는 내용을 담고 있다.


그는 "공수처는 짜 맞춰진 고발 사주 의혹에 대한 수사에 앞서 박지원 게이트부터 수사하라"며 "국회는 당장 국정조사를 실시하라"고 했다.


장 특보는 "조성은씨는 SNS에 박지원 국정원장과의 만남을 '역사와 대화하는 순간'이라 표현했다. 기가 막힌 표현이다"라고 비꼬며 "문재인 정권을 지키고자 했던 2021년 8월 11일은 문재인 정권을 파멸시킨 '역사적인 순간'이 될 것이다"고 비난했다.


이어 "박지원 국정원장의 정치공작이 모습을 드러내려 하자 오늘 아침 북한이 '신형 장거리 순항미사일'을 시험발사했다"며 "시기가 참으로 절묘하다. 그러나 미사일로 하늘을 가리기엔 너무 늦었다"고 했다.


앞서 전날에는 윤 전 총장과 최 전 원장이 정치를 시작하고 처음으로 공개석상에서 만나 '윤석열 검찰의 고발 사주' 의혹은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의 대선개입은 민주주의에 대한 폭거"라는 데 의견을 같이했다.


최 전 원장은 윤 전 총장과 회동 후 기자들과 만나 "공수처가 야당의 후보를 피의자 신분으로 입건한 것은 묵과할 수 없는 대선 개입행위로서 민주주의를 위협에 빠트리는 폭거이자 유권자인 국민을 모독하는 처사"고 말했다.


이어 "드루킹과 울산시장 선거개입 등 현 정권과 관계한 사건들은 그렇게 미온적으로 지연시키더니 친여 시민단체가 고발하자 기다렸다는 듯 공수처가 팔을 걷어붙이고 수사에 나서는 건 정치적 중립을 넘어선 정치 공작 가담행위"라며 "공수처의 대선 개입 선례를 결코 남겨서는 안 된다"고 지적했다.


특히 "국가안보를 책임지는 국가 최고 정보기관의 수장(박지원 국정원장)의 (제보자인 조성은씨와) 수상한 만남도 한 점의 의혹도 남김없이 철저히 규명해야 한다"며 "정권교체를 향한 국민의 열망을 꺾으려는 근거없는 정치공작이 계속되면 국민의 강력한 저항에 부딪힐 것을 경고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참고인 신분에 불과한 김웅 의원의 의원회관 사무실을 압수수색한 것은 전례없는 위헌적 행태로 (이같은 상황을) 결코 좌시하지 않을 것"이라며 "우리 두 사람은 정권의 대선 개입 농단을 분쇄하고 국민 열망인 정권교체를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고 강조했다.


그동안 이 문제에 거리를 두었던 이준석 국민의힘 대표도 ‘고발사주’ 의혹 제보자인 조성은씨와 박지원 국가정보원장의 ‘공모’ 가능성을 제기하고, “조씨가 아닌 국정원장 입으로 즉각 해명하라”고 촉구했다.


이 대표는 이날 최고위원회의에서 “조 씨가 (고발사주 의혹) 보도 날짜에 대해 ‘우리 원장님과 제가 원한 날짜가 아니다’라고 발언해 파문이 일고 있다”며 이같이 밝혔다.


이 대표는 “여기서 ‘우리 원장님’은 우리가 생각하는 국가정보원장님이 맞느냐”며 “국정원장은 국내 정치 관여가 엄격히 금지돼 있는데 이 건에 혹시 제가 모르는 산업 스파이, 북한 간첩이라도 개입돼 있느냐”고 물었다.


그는 또 “박 원장이 8월 11일 서울 모 호텔에서 제보자를 만났다는데 공교롭게도 8월 10, 12일 (조 씨의) 휴대전화에서 캡처된 메시지들이 언론에 공개됐고 이는 야권의 대선 후보와 야권 인사 공격에 사용됐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국정원장이 제보자를 만난 시점 바로 앞과 바로 뒤에 이런 내용의 캡처가 이뤄진 정황은 박 원장이 모종의 코칭을 한 게 아닌지 의심할 수밖에 없다”고 지적했다.


특히 이 대표는 “해명이 불충분할 경우 야당은 대선이라는 중차대한 일정을 앞두고 국정원장 사퇴나 경질을 요구하겠다”고 밝혔다.


김기현 국민의힘 원내대표도 "박지원 국정원장이 개입한 것으로 볼 수 있는 정황이 드러나고 있다"고 주장했다.


김 원내대표는 "'제보자' 조성은씨가 국정원장 공관과 서울 최고급 호텔에서 박 원장과 식사 만남을 가졌고, 박 원장은 조씨가 키우는 고양이 이름을 알 정도로 친밀한 상황에서 조씨는 '보도 날짜가 우리 원장님이나 내가 원하는 날짜가 아니다'라는 해괴망측한 발언까지 했다"며 이같이 말했다.


이어 "해당 정황은 박 원장이 이 사건에 깊숙이 개입했음을 자백하는 것"이라며 "진실규명을 위해 박 원장의 국회 출석을 공식 요구한다"고 말했다.


국민의힘 정보위원인 하태경·김기현·조태용·신원식 의원 등도 이날 공동성명서를 통해 "박지원 국정원장의 정치공작 의혹 진상조사를 위해 즉각 국회 정보위원회 소집을 촉구한다"고 밝혔다.


이들은 "야당의 유력한 대선 후보를 겨냥한 각종 의혹을 폭로한 조모씨와 박지원 원장이 폭로 전후에도 연락과 만남을 취한 것으로 밝혀졌다"며 이같이 말했다.


정보위원들은 "박 원장의 국내정치 개입 의혹은 처음이 아니다"며 "지난 부산 보궐선거 과정에서 여당에게만 유리한 사찰정보 선택적 공개로 유력한 야당 시장 후보를 흠집내려고 했다"고 지적했다.


이어 "국정원 흑역사 60년은 불법적인 국내정치 개입의 역사"라고 했다. 이들은 "불법적 정치개입은 국정원을 국민을 위한 안보기관이 아닌 정권을 보위하고 연장하기 위한 수단으로 이용한 역대 국정원장들에 의해서 행해졌다"고 비난했다.


정보위원은 "박 원장은 지금 당장 국민들에게 조모씨를 왜 만났는지, 무슨 이야기를 나눴는지 대해서 소상히 밝혀야 한다"고 촉구했다.


또 "문재인 대통령은 음습한 정치개입을 서슴없이 자행하는 박지원 국정원장을 즉각 사임시켜야 한다. 박 원장이 있는 한 내년 대선이 공정하게 치러질 것이라고 국민은 믿지 않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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