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합당 ‘청년벨트’ 구상에 “학도병 차출이냐” 반발

이영란 기자 / joy@siminilbo.co.kr / 기사승인 : 2020-03-03 12:12: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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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곳 모두 20대 총선 당시 민주당 후보가 당선된 험지


[시민일보 = 이영란 기자] 미래통합당 공천관리위원회가 2040 표심을 사로잡기 위한 이른바 ‘청년 벨트’ 구상을 발표했으나 당내에선 “학도병 차출”이라는 불만섞인 비판이 나오고 있다.


자청해서 청년벨트 후보군을 자청했던 신보라 최고위원은 3일 “지역에서 당을 위해 헌신한 청년들에게 지역구 경선의 기회 주지 않고 ‘청년 벨트’라는 이름으로 선거를 위한 ‘불쏘시개’용도로 현역 의원들도 기피하는 지역에 배치하는 것은 청년 정당의 자세가 아니라고 생각한다”고 공관위를 겨냥했다. 


앞서 공관위는 지난 1일 만 45세 미만의 ‘퓨처메이커(Future Maker·미래창조자)’ 대상 경선을 통해 수도권 신도시 지역 후보군으로 차출하겠다는 구상을 밝히면서 경기 수원정, 광명을, 의왕과천, 남양주을, 용인을, 화성을, 파주갑 등 7곳을 대상 지역으로 선정했다. 


현재 퓨처메이커에는 신 최고위원을 비롯해 김성용 전 송파병 당협위원장, 김승 전 경기 안양만안 당협위원장, 고준호 경기도당 대변인, 김용식 전 노원병 당협위원장 등 15명이 포함된 상태다. 


경기 화성을 출마를 준비 중인 김형남 예비후보는 전날 김형오 공천관리위원장을 찾아가 “청년이 당선될 수 있는 곳으로 공천해야 한다. 더불어민주당에 제물로 바치는 공천 아니냐”고 반발했다. 


실제 경선 대상 청년벨트로 묶인 8개 지역 모두 통합당엔 험지로 꼽히는 곳으로 이 중 7곳이 민주당 의원 지역구다. 


유일하게 이언주 통합당 의원이 포함돼 있지만 지역구인 광명을은 이 의원이 민주당 소속일 때 당선된 곳이다.


특히 15명의 청년 후보들이 갓 정계에 입문한 신인이 다수라는 점에서 지역에 아무 연고가 없는 이들에게 민주당 텃밭에 출마하라고 등을 떠다미는 게 어떻게 청년 배려 정당이 될 수 있냐는 문제가 제기되는 이유다. 


신 의원은 “이미 지역구 경선에서 배제된 신진 청년들을 험지로 차출하면서 자체 경선까지 하라는 것은 잔인한 일”이라며 “험지임을 감안하면 ‘당 보증 청년인재’로 우선공천해도 모자란데 두 번 쓰고 버리는 것과 다름없다”고 비판했다. 


또 그동안 서울에서만 활동해 온 한 청년 후보는 “선거 때 이리 심고 저리 옮기는 식으로 해서는 제대로 된 정치인으로 육성되기 어렵다”고 지적했다.


다만 청년벨트인 서울 노원병 공천이 확정된 이준석 후보는 “출마 자체가 자산이 될 수 있고 앞으로 지역 활동을 어떻게 하느냐에 따라 당장은 험지가 양지로 바뀔 수도 있다”고 긍정 평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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