송영길 “당명 빼고 다 바꾸겠다”지만

전용혁 기자 / dra@siminilbo.co.kr / 기사승인 : 2021-05-03 14:13: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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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호중 원내대표 이어 최고위원까지 ‘도로 친문’

[시민일보 = 전용혁 기자] 더불어민주당 차기 지도부 선출을 위한 전당대회에서 ‘친문’ 권리당원의 막강한 영향력이 또다시 드러났다.


비주류 송영길 대표가 “당 이름을 빼고는 모든 것을 다 바꾸겠다”라고 공언했으나. 당 지도부를 함께 구성하는 최고위원들은 친문 색채가 더욱 강화됨에 따라 송 대표의 역할은 제한적일 것이란 관측에 무게가 실린다.


민주당 관계자는 3일 “신임 당 대표는 친문에 둘러싸인 형국”이라며 “윤호중 원내대표는 물론 김용민 수석 최고위원마저 핵심 친문”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1년 전 전대와 마찬가지로 이번 전대에서도 권리당원은 확실한 캐스팅보터라는 사실이 입증됐다”라고 전했다.


전날 초접전이 펼쳐진 당 대표 선거에서는 송영길 의원이 권리당원 득표율 35.95%로 36.62%를 기록한 홍영표 의원에 뒤처졌지만, 대의원·당원여론조사에서 앞서며 총 0.59% 포인트 차이의 신승을 거뒀다.


대의원 45%·권리당원 40%·국민 10%·일반당원 5%의 투표반영비율을 고려하면 송 의원이 친문으로 분류되는 홍 의원의 권리당원 득표율 차이를 다른 곳에서 최대한 좁히며 승리한 것으로 분석된다.


최고위원 선거에서도 권리당원 득표율이 순위를 결정했다. 특히 당내 강경파 초선의원 모임 ‘처럼회’의 주축인 김용민 의원이 권리당원 득표율(21.59%)에서 1위를 기록했고, 최종결과(17.73%)에서도 1위를 기록했다. 강병원 의원도 권리당원 득표율(20.24%) 최종결과(17.28%) 모두 2위를 차지했다. 이어 백혜련·김영배·전혜숙 의원이 최고위원으로 당선됐다.


이번 최고위원 선거 결과는 친문 쏠림 현상이 특징이다. 실제로 당선된 후보들의 면면을 살펴보면 권리당원에 호소한 후보들이 다수 당선됐다.


초선인 김 의원이 1위를 차지한 것은 이례적인 일로 '친문' 당원의 표심이 반영된 것으로 풀이된다. 검찰개혁을 앞장서 주장해온 김 의원은 대의원 투표에서 가장 낮은(12.42%) 득표를 했지만, 권리당원과 일반 당원, 국민 여론조사에서 모두 20%를 넘기며 선두를 달렸다.


노무현정부 청와대 출신이자 대표적 친문계인 강병원 의원은 초반 강세가 예상됐던 대로 17.28%의 높은 득표율을 기록해 2위로 최고위원에 당선됐다. 친문 핵심 의원 모임인 '부엉이 모임' 출신이자, 친문 주도 싱크탱크 '민주주의 4.0 연구원' 창립멤버다.


득표율 3위는 17.21% 지지를 받은 백혜련 의원으로 계파색은 짙지 않지만, 민주당 법사위 간사로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 설치 등 주요 국면에서 활약했다. 검찰개혁 논란이 계속되던 지난해 8월 전당대회에서는 법사위원인 김종민 의원이 권리당원 투표와 최종 득표율에서 모두 1위를 차지했다. 4위는 김영배 의원으로 노무현·문재인 정부에서 청와대 비서관으로 일했다. 

 

성북구청장 출신으로 21대 총선에서 서울 성북갑에 공천돼 여의도에 입성했다. '친이낙연계' 전혜숙 의원이 5위를 기록, 이례적으로 여성 최고위원 2명이 지도부에 포함됐다.


당 관계자는 “강성 지지층이 원하는 중단 없는 개혁 요구를 어떻게 속도 조절할지 송 대표 체제의 과제가 될 것 같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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