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당, 리더십 논란 딛고 '황교안당’ 구축에 박차

이영란 기자 / joy@siminilbo.co.kr / 기사승인 : 2019-11-05 14:48:25
  • 카카오톡 보내기
  • -
  • +
  • 인쇄

 
‘공천 룰’ 논의 총선기획단에 영남-’친황‘ 전면 배치

[시민일보 = 이영란 기자] 내년 총선 채비를 본격화하고 있는 자유한국당 황교안 대표가 그동안의 리더십 논란을 딛고 총선기획단을 출범시키는 등 무리없이 당을 장악해가고 있다는 관전평이다. 


정치권 관계자는 5일 “어제(4일) 출범시킨 총선기획단 면면을 보면 영남, 친황 일색"이라며 "당의 모든 중심이 급격하게 ‘황교안 대표쪽으로 쏠리는 현상이 나타나고 있다"고 지적했다.


당 사무총장인 박맹우(울산) 의원을 단장으로 하는 총선기획단은 매주 월요일과 수요일 두 차례 회의를 열어 공천 룰을 포함한 전략을 논의할 계획이다. 


박 사무총장은 전날 비공개회의 직후 기자들과 만나 “총선기획단은 크게 총선 전략과 공천 방향을 논의해 정리한 뒤 공천관리위원회에 전달할 것”이라며 “총선 캐치프레이즈, 예비후보 지원 방안 등 전략도 논의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상임특보단장인 3선 이진복(부산) 의원은 총선기획단 총괄팀장, 전략기획부총장인 초선 추경호(대구) 의원은 간사를 맡았고 재선의 박덕흠(충북), 홍철호(경기), 김선동(서울) 의원과 초선의 박완수(경남), 이만희(경북), 이양수(강원), 전희경(비례) 의원, 원외에서는 원영섭 조직부총장과 김우석 당대표 상근특보 등이 위원으로 참여한다. 


황교안 대표는 전날 국회에서 열린 총선기획단 임명장 수여식에서 “우리 당에 대한 국민의 기대는 혁신과 통합에 집약돼 있다"며 "혁신은 공천으로, 통합은 자유 우파 대결집으로 귀결된다”고 선언했다.


특히 “이 두 과제에 속도를 더 내야 한다”고 주문했다. 


그러나 당내 일각에서는 이 같은 친정 체제 구축에 불만을 드러내는 모습이다. 


당 관계자는 “원조 친박이었던 박맹우, 김선동, 박완수, 추경호, 이만희 의원은 이미 친황계로 돌아선 지 오래됐고, 특히 이진복, 전희경 의원은 대표적 친황 인사이며 원외인 원영섭 부총장과 김우석 특보 역시 황대표 측근으로 분류되는 인물"이라고 평가했다. 


총선기획단의 중추적인 역할을 하는 자리인 단장, 팀장, 간사 등 모두가 영남 의원에게 돌아간 점도 문제로 지적되고 있다. 


실제 수도권 인사는 서울 도봉 김선동, 경기 김포 홍철호 의원 뿐이다.


이에 대해 당 관계자는 “내년 총선의 승부처인 서울 등 수도권 의원들은 들러리로 세우고 결정라인은 영남 의원으로 채운 것”이라며 “사실상 기울어진 운동장”이라고 지적했다. 


당내 친이계 모 의원도 " 총선기획단 12명 가운데 현역 의원의 절반인 5명이 초선"이라며 "총선기획단에 2016년 총선에서 기획과 전략 등 큰 선거를 치른 경험이 없는 초선 의원이 대거 포함된 것은 문제"라고 지적했다. 


앞서 홍준표 전 대표도 지난 3일 페이스북에 “친박이 친황(친황교안)으로 말을 갈아타면서 박근혜 (대통령) 때 하던 주류 행세를 다시 하고, 비박(비박근혜)은 뭉칠 곳이 없어 눈치나 보는 천덕꾸러기 신세가 돼버렸다”면서 ‘황교안 사당화’를 우려했다. 


특히 “(한국당은) 양 진영(친박·비박)에 몸담지 않으면 공천이 보장되지 않으니, 모두가 레밍처럼 어느 한쪽 진영에 가담해 무조건 맹복적으로 수장을 따라가는 무뇌정치 시대가 됐다"고 지적하기도 했다. 

[저작권자ⓒ 시민일보.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뉴스댓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