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경원 ''저의 의심''' '정진석 ''개헌 공론화할 때''
이인영 ''총선 이후 판단'' 박지원 ''물 건너가''

[시민일보 = 이영란 기자] 문재인 대통령이 최근 여야 대표 초청 만찬에서 개헌에 대한 의지를 거듭 피력하면서 개헌이 내년 총선 화두로 떠오를지 관심사다.

청와대 관계자는 12일“가장 민감한 권력 구조 개편은 차치하고서라도 현행 헌법을 바꿔야 한다는 문 대통령 의지가 여전하다”며 “문 대통령 본인 임기와 상관없이 국회에서 진지하게 개헌을 논의해 달라는 의미”라고 설명했다. 

앞서 문 대통령은 지난해 5월 개헌안이 좌절된 뒤 페이스북을 통해 “언젠가 국민께서 개헌의 동력을 다시 모아주시기를 바란다”고 밝힌 바 있다.

이에 대해 나경원 자유한국당 원내대표는 "총선을 앞에 두고 개헌 문제를 꺼낸다는 것은 내년 총선을 개헌 논의의 선거로 이끌려는 저의가 있는 것 아닌가"라고 의구심을 제기했다.

하지만 같은 당 정진석 의원은 이날 오전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한 세미나에서 "역대 대통령의 임기말은 여지없이 불행으로 이어졌다. 심지어 감옥에 가거나, 자신이 아니면 자식들이 감옥에 갔다"며 "제가 볼 때는 문 대통령도 예외가 아닐 것이란 예감이 든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문 대통령이 임기 반환점을 돌았는데, 그 내리막길은 상당히 쓸쓸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특히 노무현 전 대통령과 문 대통령을 비교하며 "노 전 대통령은 제도론자이다. 항상 제도 개선을 통해 무엇인가 해보려 했다. 그래서 대연정과 원포인트 개헌 등을 제안한 것"이라며 "그런데 문 대통령은 제도가 아니라 사람의 문제로 본다. 이제는 사람의 문제가 아니라 제도가 문제라는 의식을 가질 때가 됐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4.15총선 이후 권력구조에 대한 진지한 고민, 즉 개헌에 대해 공론화해야 할때"라고 강조했다.

그러나 이인영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는 "제 입장도 그렇고, 우리 당의 대체적 견해는 총선 전 개헌은 힘들지 않을까 판단한다"고 밝혔다. 

이 원내대표는 전날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 후 '개헌안의 총선 공약과 관련한 문재인 대통령의 언급'을 묻는 기자들의 질문에 "관련한 말씀을 자세히 못 들었다. 청와대 쪽에 연락해보겠다"며 이같이 말했다.

다만 그는 "작년, 재작년 개헌 논의 때 '다시 개헌한다면 총선 이후에 결과를 보면서 판단해야 할 것'이라는 생각은 했었다"고 덧붙였다. 

박지원 대안신당(가칭) 의원도 문재인 대통령의 대선 공약이었던 분권형 개헌에 대해 부정적으로 내다봤다. 

박 의원은 이날 KBS 라디오 인터뷰에서 “'문재인 대통령께서 개헌안을 국회에 내놓았으나 지금은 통과될 수 없는 여건”이라며 개헌을 해야 한다 하는 당위성을 인정하면서도 “총선에 공약을 하고 하반기에 하자는 것은 실질적으로 할 수 없다”고 말했다. 

이어 “역대 대통령은 후보 때 개헌을 공약하는데 이제 (다음 대선을 앞두고) 대통령 후보들이 각 당에서 나올 텐데 그들은 권한을 축소하는 개헌을 원하지 않는다”고 지적했다. 

반면 민주당 관계자는 “총선을 앞두고 어느 한 당이 개헌 논의를 선제적으로 치고 나가면 다른 당들도 어쩔 수 없이 따라갈 수밖에 없다”며 “개헌 논의가 상당히 진척돼 있는 만큼 언제든 달아오를 수 있는 이슈”라고 말했다.

이에따라 여의도 정가는 내년 총선에서 정권 심판론, 경제 심판론이 부각되는 것을 꺼리는 여권이 정기국회 이후 개헌 카드를 꺼내들 가능성에 무게를 싣는 모습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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