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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간 선거제 개편에 ‘직을 걸겠다’고 선언하며 논의를 이끌어 왔던 이탄희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26일 이재명 민주당 대표와 지도부를 향해 연동형 비례제를 유지하고 위성 정당 금지 법안도 처리할 것을 촉구했다.
이 의원은 이날 오전 자신의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서 “‘국민과의 약속’을 지킬 것인지, ‘국힘(국민의힘)과의 야합’을 할 것인지 선택해야 한다”라며 “이재명 대표는 지난 대선에서 국민 앞에 정치개혁을 약속했다. 이 대표의 약속은 민주당의 약속”이라고 강조했다.
내년 총선이 4개월 앞으로 다가왔지만, 여야는 여전히 선거제를 확정하지 못했다. 지역구 의원 선출은 소선거구제로 하는 것으로 정했으나 비례대표 선출을 두고 견해차가 너무나 큰 탓이다.
국민의힘은 정당의 단순 득표율에 따라 비례대표 의석을 배분하는 과거의 병립형으로 돌아가자며 연동형 비례대표제가 유지될 경우 위성 정당을 창당하겠다고 엄포까지 놓았다.
반면 민주당의 입장은 ‘오락가락’이다.
겉으로 보기에는 "제도 퇴행은 안 된다"라는 게 주류의 의견처럼 보인다. 이탄희 의원 등 일부 의원들은 위성 정당 금지법 제정까지 주장하고 있다.
하지만 의석수 최대화라는 현실적 목표를 위해 병립형 비례대표제로 복귀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만만치 않은 상황이다. 문제는 이재명 대표가 이런 목소리에 귀를 기울이고 있다는 사실이다.
실제로 최근 이재명 대표를 만난 민주당 원로 이부영 비상시국회의 상임고문은 “이 대표가 현행 준연동형 비례제를 지켜내려는 강한 의지가 없어 보인다”라고 우려했다.
이 대표는 이 상임고문에게 "병립형으로 가면 (민주당이) 180석 가까이 얻는 것 아니냐", "위성 정당을 안 만들면 (민주당) 사표가 생기는 것 아니냐. 그걸 누가 책임지냐"라며 속내를 털어놓았다고 한다.
그러자 이재명 측근 인사들이 병립형 비례대표제로의 회귀를 주장하기 시작했다.
현재 당 대표실 정무조정실장을 맡은 김영진 의원은 2020년 총선을 앞두고 연동형 비례대표제를 도입한 과정이 적절했는지 돌아봐야 한다며 특히 병립형으로의 회귀를 주장하는 국민의힘 측의 주장에 "반드시 비합리적이라고 보고 있지 않다"라고 힘을 실었다.
특히 그는 '위성 정당 방지법'을 발의한 같은 당 이탄희 의원 등을 향해 "김대중 대통령이 얘기했듯 '정치권은 국민보다 반보만 앞에 가야 한다. 너무 자기가 잘났다고 먼저 가면 국민한테 신뢰를 받지 못한다'는 따끔한 지적을 이탄희 의원도 다른 사람들도 고민할 필요가 있다"라고 비판하기도 했다.
정개특위 야당 간사인 민주당 김영배 의원도 "'병립형으로 돌아가더라도 타협을 할 수 있는 안을 만들자'라는 주장이 있다"라며 병립형 회귀 가능성을 언급했다.
그러면서 이탄희 의원 등 민주당 소속 의원 30명이 '위성 정당 방지법' 당론 추진을 주장한 데 대해 "국민의힘에서 이 법을 동의할 리가 없다"라며 "위성 정당 방지법의 가장 큰 문제는 그 법이 통과된다 하더라도 위성 정당을 현실적으로 막기가 쉽지 않다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한번 묻자. 민주당이 언제 입법독재를 자행하면서 국민의힘 의견을 반영한 적이 있었는가. 그런 민주당이 유독 이 문제에 대해선 이처럼 국민의힘 의견을 존중하는 것처럼 행세하니 어이가 없다.
솔직하게 말하라. 과거 병립형으로 회귀해 지금처럼 180석을 유지하는 거대 야당을 꿈꾸고 있는 것 아닌가.
그게 과연 정치 개혁을 약속했던 민주당이 취할 태도인지 묻지 않을 수 없다.
조금 손해 보는 듯하더라도 약속을 지킬 때 국민이 지지하고 박수를 보내는 것이다.
이탄희 의원은 “국민은 민주당에 본질적인 질문을 하고 있다. ‘민주당은 국민과 약속을 지키는 개혁정당인가, 아니면 기득권에 안주하는 반사이익정당인가’”라며 “우리는 이 본질적인 질문에 ‘기득권을 내려놓겠습니다. 국민과 약속을 지키겠습니다’라고 답해야 한다”라고 했다.
이처럼 직을 걸고 선거제 개편에 나선 이탄희 의원을 응원하고 지지한다. 여당도 ‘위성 정당’ 창당으로 여론의 뭇매를 맞고 지난 총선에서 참패했던 아픈 기억을 잊어선 안 된다. 당시 필자는 황교안에게 위성 정당을 만들면 민주당도 위성 정당을 만들게 돼 아무 효과도 얻지 못하고, 그 모든 비난은 당신이 뒤집어쓰게 돼 수도권에서 궤멸하게 될 것이고 경고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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