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성호, 거부권 건의 않겠다...왜?

고하승 / gohs@siminilbo.co.kr / 기사승인 : 2026-07-30 11:39: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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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필 고하승



정성호 법무부 장관이 검찰의 보완수사권을 폐지하는 형사소송법 개정안과 관련해 이재명 대통령에게 재의요구권(거부권) 행사를 건의하지 않겠다는 뜻을 밝혔다.


참으로 이상한 일이다.


검찰의 보완수사권을 전면 폐지하려는 더불어민주당에 맞서 공개적으로 사의까지 표명했던 정성호 장관이 왜 갑자기 거부권 행사를 건의하지 않겠다는 것일까?


그는 보완수사권 폐지 문제로 “물리적 체력적으로 상당히 힘들었다. 앞니도 세 개가 어느 날 갑자기 빠지고 정신적으로도 힘들었고, 수면장애 등 여러 가지로 힘들다”라는 얘기를 주변 인사들을 만날 때마다 했다고 한다.


그런데도 대통령에게 거부권 행사를 건의하지 않겠다는 이유가 뭘까?


왜 갑자기 태도가 돌변할 것일까?


민주당이 형사소송법을 개정하면서 어젯밤에 갑자기 끼워 넣은 '공소기각 사유' 추가와 관련이 있을 것이다.


현행법상 공소기각 결정은 피고인에 대한 재판권이 없거나 공소제기 절차가 법률 규정을 위반해 무효일 때만 내려진다. 하지만 민주당은 여기에 '중대한 위법수사에 기해 공소가 제기됐을 때' '소추재량권을 현저히 일탈해 공소가 제기됐을 때' 등을 슬쩍 끼워 넣었다. ‘검사는 공소제기 및 유지 과정에서 객관성, 중립성을 지키고 피의자와 피고인의 이익을 위해 필요한 조치를 해야 한다’는 내용도 포함됐다.


그동안 여야 협상 과정에서 단 한 차례도 논의된 적이 없던 내용이 밤중에 기습적으로 법사위 소위의 심야 심사에서 추가된 것이다.


이 법이 시행된다면, 이재명 대통령은 중단된 재판이 재개되더라도 기존 수사와 기소를 문제 삼아 공소기각을 주장할 근거를 얻게 되는 셈이다. 법원이 이를 받아들이면 유무죄를 가리는 본안 판단조차 없이 재판이 끝난다. 사실상 ‘공소취소’와 같은 결과를 얻게 되는 것이다.


결과적으로 민주당은 검사의 보완수사권을 전면 폐지한 데 이어, 검사가 재판을 청구하는 권한인 공소까지 기각할 수 있는 조건을 달아놓은 것이다. 이는 다분히 위헌적이다.


공소권은 검찰에 있는 것이지 법원에 있는 게 아니기 때문이다.


보완수사권을 박탈한 것도 모자라 공소권까지 제한한다는 것은 검찰을 허수아비로 만들겠다는 것과 마찬가지다.


더구나 검사의 공소를 기각할 수 있는 조건이 너무 광범위하다는 점도 문제다. ‘중대한’ ‘현저히’라는 용어가 애매모호 해 실제 사건에 어떻게 적용될지 모르기 때문이다.


이런 형사소송법 개정안의 목적은 이재명 대통령의 ‘범죄 흔적 지우기’라는 의구심이 야당으로부터 나왔다.


주진우 의원은 “공소취소 특검이 어려워진다 싶으니까. 이번에는 법원이 공소를 기각하도록 우회로를 만든 것”이라고 질타했으며, 김기현 의원은 "검사의 보완수사권 폐지라는 '연막탄'을 쏜 다음, 그 혼란을 틈타 이 대통령이 진정으로 매달리고 있는 '이재명 죄 지우기 법'이라는 핵폭탄을 쏜 것"이라고 규정했다.


한동훈 의원은 “이재명 대북 송금 뇌물 사건 무죄 가능성이 없고, 공소취소는 여의치 않으니, 민주당 단독으로 새로 공소기각법 만들어서 법원 압박해서 억지로 여기 끼워 맞춰 공소기각 판결받아보자는 것”이라고 단언했다.


즉 재판이 중단된 이재명 대통령 사건들에 대해 현실적으로 ‘공소취소’가 불가능하게 되니까 ‘공소기각’을 통해 범죄 흔적들을 지워버리려 한다는 것이다.


정성호 장관이 대통령에게 거부권 행사를 건의하지 않겠다는 이유는 바로 이 때문일 것이다.


그렇다면 이는 민주당 강경파들이 요구하는 ‘보완수사권 전면 폐지’를 받아주는 대신에 이재명 대통령의 범죄 흔적들을 지우는 ‘공소기각’ 사유를 추가로 집어넣는 물밑 거래가 당정청 간에 은밀하게 이루어진 셈이다.


과연 이런 추악한 거래를 국민이 용납할까?


아니다. 범국민적 저항운동이 들불처럼 일어날 것이다. 4년 후 감옥에 가는 게 두려워 범죄 흔적을 지우려다 탄핵으로 끌려 내려와 임기를 마치기도 전에 감옥에 갈 수도 있음을 명심하시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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