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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 당을 어렵게 만든 책임 있는 장본인은 권성동 원내대표다. 작금의 사태 수습의 첫 출발점은 권성동 원내대표의 사퇴여야 한다.”
이는 김태흠 충남도지사가 29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친정집이 난장판이라 한마디 한다”면서 남긴 말이다.
맞는 말이다. 전적으로 공감한다.
그런데도 권성동 원내대표는 당장 물러난 생각이 없어 보인다.
실제로 그는 이날 국회에서 열린 비상대책위원회 회의에서 "제 거취는 새로운 비대위 구성 이후 제가 스스로 결정하겠다"라고 밝혔다. 한마디로 자신의 입맛에 맞는 비대위를 구성하기 전에는 물러나지 않겠다는 것이다. 탐욕이다.
그는 자신이 당장 물러나지 않는 이유에 대해 “새로운 비대위 출범을 위해 원내대표로서 반드시 수행해야 하는 임무가 있다”라며 “혼란을 마무리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저에게 주어진 직무와 의총 결정을 충실하게 이행하겠다"라고 강조했다.
정말 가관이다. 이런 당내 혼란을 초래한 당사자가 누구인가.
물론 일차적인 원인은 성 상납과 그에 따른 증거인멸교사 혐의로 ‘당원권 6개월 정지’라는 중징계를 받고도 당권에 대한 미련을 버리지 못하고 집착한 이준석 전 대표에게 있지만, 그 이후의 혼란은 권성동 원내대표에게 상당한 책임이 있다.
그런데도 원내대표 자리를 내려놓지 않고 있으니 혼란이 더욱 가중되는 것 아니겠는가. 그래놓고 자신이 혼란을 마무리하겠다니 얼마나 황당한 노릇인가.
원내대표를 할 사람은 권성동 말고도 얼마든지 있다.
김태흠 지사는 “법원의 판결도 권성동 원내대표가 사퇴하지 않고 당을 수습하는 과정이 비상 상황으로 보지 않은 것인데 사태 수습 후에 거취를 결정하겠다는 것은 후안무치하다. 원내대표 한 사람만 사퇴하면 되는데, 멀쩡한 당헌·당규 개정이니 헛소리만 하시느냐”라면서 “새로운 원내대표를 선출하고, 신임 원내대표가 비대위를 구성하고, 비대위가 전당대회를 준비하여 새로운 지도부를 선출하면 된다. 권성동 원내대표님. 뭘 그렇게 자리에 연연하고 미련을 두시나. 이미 원내대표로서 헛발질하면서 밑바닥이 다 드러났고, 권위가 사라진 마당에 원내대표 자리를 붙잡고 뭉개는 이유가 뭔가”라고 직격탄을 날렸다.
이어 “깨진 바가지는 새 물을 담을 수 없다. 권성동 원내대표의 사퇴가 사태 수습의 첫 출발점이다. 당의 직책이라는 것은 임기가 있어도, 도의적 책임, 귀책사유가 없더라도 정국 상황을 돌파하기 위해 자리를 내려놓는 것이 정당의 관례”라고 강조했다.
김 지사의 이 같은 판단에 공감한다.
그런데도 권성동 원내대표는 직무 정지된 주호영 비상대책위원장의 직무대행까지 도맡았다.
김 지사의 지적처럼 후안무치의 극치를 보여주는 것이다. 그의 끝없는 감투 욕심으로 ‘궐위’를 ‘사고’로 해석하는 오류를 범했고, 그게 이런 혼란을 자초하는 시발점이 되었다는 건 삼척동자라도 알만한 일이다.
김태흠 지사가 “당 대표로서 품위 훼손으로 당에 해를 끼쳐 6개월간 당원권 정지된 사람을 당원권 정지가 끝나면 대표 복귀 상황을 가정해서 헛소리하는 사람들, 제발 정신 차리시라”고 목소리를 높인 것은 그런 이유다.
추악한 행위로 인해 징계를 받은 당 대표가 6개월 후에 복귀할 수 있다는 건 어불성설이다. 비상 상황이 발생한 것이다. 따라서 당연히 ‘궐위’라는 정무적 판단을 내렸어야 했다.
그런데도 권성동은 이를 안일하게 ‘사고’로 해석하고 재빨리 ‘원톱’ 자리를 꿰차고 앉았다.
이른바 ‘내부총질’ 문자의 공개로 ‘원톱’에서는 내려왔지만, 원내대표 자리는 끝까지 고수하는 탐욕스러운 모습을 보였다. 지금도 마찬가지다.
이건 옳지 않다. 새로운 원내대표 선출은 의총에서 이루어지기 때문에 반나절도 안 걸린다.
그걸 뒤로 미룰 이유가 전혀 없다. 그래야 이준석 전 당 대표 측의 공세도 명분을 잃게 되는 것이다.
윤상현 의원도 페이스북에 “권 원내대표가 물러나는 것이 정치, 민주주의, 당, 대통령을 살리는 길”이라고 했으며, 김태호 의원도“국민과 소통, 공감하지 못하면 공멸”이라며 “권 원내대표가 스스로 물러나는 것이 사태 수습의 첫 단추”라고 강조했다.
거듭 강조하지만, 권 원내대표는 당 내분의 불씨가 된 ‘내부총질’ 문자메시지 노출과 ‘연찬회 술자리 논란’ 등에 대한 책임을 지고 사퇴하는 게 맞다. 그 이전에 이른바 ‘검수완박’ 중재안에 덜컥 합의해 놓고 주말 내내 그걸 자랑질까지 하다가 뒤늦게 합의를 파기할 때 진즉 원내대표직에서 물러났어야 할 사람이었다.
지금이라도 감투 욕심을 버리고 백의종군하는 자세를 보여라. 당권에 집착하는 이준석이나 원내대표에 집착하는 권성동이나 국민이 보기엔 ‘그놈이 그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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