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선대위 재구성 등 김종인 전권 요구에

이영란 기자 / joy@siminilbo.co.kr / 기사승인 : 2021-11-09 11:45: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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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랜 측근 ‘권선동 비서실장’ 임명으로 제동

[시민일보 = 이영란 기자] 국민의힘 대선 선대위 구성을 둘러싼 윤석열 후보와 김종인 전 비대위원장 간 갈등은 김 전 위원장의 '전권'요구를 '권성동 비서실장 임명'으로 받아친 윤 후보의 한판승으로 일단락 될 전망이다.


9일 관계자 등에 따르면 윤 후보는 전날 '오랜 친구'로 그동안 캠프 좌장으로 경선 전략을 이끌었던 권성동 의원을 후보 비서실장으로 전격 임명, 앞서 캠프 물갈이 등 원톱 선대위원장 수락 조건으로 내세웠던 김 전 위원장의 전권 요구를 배격했다.


이에 대해 국민의힘 관계자는 "윤 후보가 '권성동 비서실장 임명'으로 기존 참모를 배제할 생각이 없다는 점을 분명히 하면서 선대위 재구성 등 김 전 위원장의 '전권' 요구를 일축해 버린 셈"이라며 "경선 승리에 공을 세운 핵심 참모진을 유지하되 중도 확장을 위한 추가 인재 영입으로 선대위'를 꾸리겠다는 윤 후보 구상이 실행에 옮겨지기 시작한 것"이라고 평가했다.


실제 권성동 후보 비서실장도 '조선일보' 유튜브 방송에서 “향후 선대위 구성에서 중도 외연 확장에 굉장히 주안점을 둘 수밖에 없고 윤 후보도 그 점을 명확하게 인식하고 있다”며 “우리 당 소속 인사들은 물론이고 당원은 아니지만 윤 후보 개인을 지지했던 탈진보, 중도, 호남 인사들을 모시기 위해 고심하고 있다”고 밝혀 이 같은 관측에 힘을 실었다.


하지만 김 전 위원장은 “윤 후보가 당심에선 상당한 격차로 이겼지만, 일반 여론조사를 보면 11%포인트 가까운 차이로 졌다"며 "그게 뭘 의미하는지를 깨닫고 앞으로 본선을 위해 어떤 형태의 선대위 구성을 해야 할지 냉정하게 판단해야 할 것”이라고 지적하는 등 여전히 '전권 행사'에 강한 의욕을 드러냈다.


전날 신동아 창간 행사에 참석한 그는 “내가 캠프에 모이는 사람들을 가리켜서 ‘자리 사냥꾼’이라고 얘기하는데 이런 사람들을 제대로 선별하지 못하면 당선에도 문제가 있을 뿐 아니라 당선이 된다 해도 많은 문제를 야기한다”면서 이 같이 주장했다.


전날 “김 전 위원장이 승리를 위해 항상 여러 가지 복잡한 선결조건을 많이 제시하는 경향이 있다. (윤석열 캠프가 김 전 위원장을 위해) 자리를 비우는 과정이 있어야 할 것”이라고 김 전 위원장을 거들었던 이준석 대표 역시 이날 “사실 하이에나, 거간꾼, 파리떼를 김종인 위원장과 제가 지속적으로 언급한 것은 (윤) 후보에게 상당히 힘을 실어주는 행위"라고 기존의 주장을 이어갔다.


이 대표는 이날 YTN라디오 인터뷰에 "자신과 김종인 전 비대위원장이 극한 표현을 사용한 것은 윤석열 후보를 위해 악역을 자처한 때문"이라고 거듭 강조하면서 특히 “‘관계자’ 또는 ‘후보의 측근’ 이러면서 익명 기사 내고 장난치는 사람 굉장히 많을 텐데, 그걸 조금 억제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한편 당내 일각에선 김 전 위원장의 영향력이 커지면 경선 경쟁자였던 홍준표 의원과의 ‘원팀’ 구성이 더 어려워질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홍 의원은 1993년 동화은행 비자금 사건 당시 김 전 위원장을 뇌물 수수 혐의로 구속기소했던 담당 검사였다.


이들의 관계는 김 전 위원장이 지난해 무소속이었던 홍 의원의 복당을 반대하면서 두 사람 간 감정의 골도 더 깊어졌다. 홍 의원은 전날 선대위 해단식에서 향후 꾸려질 당 선대위에 참여하지 않겠다고 밝혔다. ‘김종인 등판’이 가시화되자 비토 의견과 함께 일종의 경고를 날린 것으로 풀이된다.


윤 후보는 서로 앙숙인 김 전 위원장과 홍 의원을 원팀으로 엮어내야 하는 과제를 떠안게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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