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민일보 = 이영란 기자]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와 이낙연 전 대표 간 만남이 기상악화로 불발되자 12일 한동안 잠잠했던 분당론이 다시 고개를 드는 모양새다.
앞서 이낙연 전 대표와 이재명 대표는 전날 예고된 만찬 회동을 2시간여 앞두고 전격 취소했다.
민주당은 호우 경보와 그에 따른 수해 대책을 취소 이유로 들고 나왔지만 이 대표의 극렬 지지층인 '개딸'들의 과도한 팬심이 부정적 영향을 미친 게 아니냐며 석연치 않다는 반응이다. 이낙연 전 대표 귀국 직후부터 이재명 대표의 거듭된 요청 끝에 가까스로, 그것도 비공개를 전제로 성사됐다는 점 때문이다.
'유쾌한 결별도 괜찮은 선택'이라며 연일 분당 가능성에 힘을 싣고 있는 이상민 민주당 의원은 이날 CBS라디오에서 "신당을 만들면 총선 때 정당 지원금을 받을 수 있는 국회 교섭단체(20석 이상) 구성도 가능하다"며 "민주당 뿐 아니라 국민의힘도, 새로운 정치세력도 마찬가지로 정치적 서비스 품질 경쟁을 해서 국민한테 어필하면 몰표를 주실 것"이라고 낙관했다.
앞서 결별을 언급한 발언 때문에 당 혁신위원회로부터 "옆집 불구경하는 것이냐, 말 좀 조심하라"고 공개 경고를 받기도 했던 이 의원은 이날 "제가 속한 당이 잘 돼야 저의 정치적 꿈을 펼쳐나갈 수 있다"고 당을 위한 선의임을 강조하면서 이같이 밝혔다.
이어 "거대 정당의 기득권을 누리기 위해 한 지붕 아래 같이 있으면서 허구한 날 지지고 볶고 자리싸움, 권력 싸움이나 할 바에는 유쾌히 결별할 각오를 해야 한다는 뜻"이라며 "'죽어라고 공부하라'는 건 열심히 하라는 말이지 죽으라는 뜻은 아니지 않냐"고 해명했다.
특히 그는 "조금 시각을 달리해서 보면 '분열은 나쁜 것이고 통합은 손해'라는 고정된 프레임을 극복해야 한다"며 "결별하면 상처받을 수 있기에 유쾌하게 결별하고 정치적 서비스 품질 경쟁을 해서 1, 2당이 되면 되지 않겠는가, 국민의힘을 3당으로 만들고"라고 분당론 불씨를 지폈다.
정치권 일각에서 '개딸들' 극성과 무관치 않다는 지적이 나오는 데 대해서도 "좋은 영향을 주지는 않았을 것"이라며 "어쨌든 일그러진 팬덤이 당성을 왜곡되게 하는 부분은 두분이 극복할 과제"라고 지적했다.
특히 민주당 당원 온라인 커뮤니티 '블루 웨이브' 공간에 '개딸'들이 몰려들어 이낙연 전 대표와 그 지지층을 모욕하고 폄훼한 데 대해서도 이 대표의 조치를 촉구했다.
실제 해당 게시판에는 '낙지는 역시 탕탕 쳐서 먹어야 제맛'이라며 이낙연 전 대표를 비하하는 표현들이 다수 올라와 논란이 되었다.
이에 대해 이 의원은 "좋아하는 정치인을 지지하면 될 일이지 경쟁후보에 대한 적대감, 극도의 혐오적 표현은 인간에 대한 예의도 아니고 또 해당행위"라며 "저런 모습이 일반 국민들한테 좋은 모습으로 비쳐지겠냐, 당을 갉아 먹는 행위"라고 직격했다.
이어 그는 "이쪽이든 저쪽이든 저런 극한적인 혐오 표현을 쓰거나 차별적 언동을 하는 분들에 대해서는 이재명 당대표가 징계 해야한다"며 "당내에서 퇴출도 시켜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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