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당 폭파 전문가’ 새보계의 자폭

고하승 / gohs@siminilbo.co.kr / 기사승인 : 2022-09-06 12:23: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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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필 고하승



당권을 상실한 이준석 전 국민의힘 대표의 '내부총질'이 계속 이어지고 있다.


이에 대한 당내 반발도 커지면서 급기야 초선 의원들 사이에선 “당을 떠나라”라는 극단적 목소리까지 나왔다.


실제 박수영 의원은 6일 이준석 전 대표를 비롯한 비윤계를 겨냥 "사찰이 싫으면 스님이 떠나셔야지"라고 직격탄을 날렸다.


박 의원은 이날 페이스북에 '국민의힘이 친윤(친윤석열) 대 비윤으로 분화하고 있다'라고 분석한 한 언론 보도를 공유하며 이같이 지적했다.


그는 "이 기사에 동의하기 어렵다. 적어도 국민의힘 국회의원이라면 모두가 친윤이어야 하기 때문"이라며 "대통령께 쓴소리할 수도 있지만, 그것도 우리 정부 성공하라고 하는, 즉 친윤인 상태에서 하는 고언이어야 된다"고 했다.


이어 이준석 전 대표를 겨냥, "누구처럼 '개고기', '신군부 독재자' 등 대통령께 대해 입에 담지 못할 욕을 하는 건 쓴소리 단계를 훌쩍 넘어서서 우리가 창출한 정권의 성공을 바라는 맘이라고는 도저히 볼 수가 없다"라며 "정권 창출 4달 만에 무슨 비윤이냐. 비윤은 없어야 (한다)"고 강조하기도 했다.


이는 당내 대표적인 비윤계로 꼽히는 ‘새로운보수당’(새보계) 출신들을 겨냥한 것으로 해석된다.


새로운보수당은 바른미래당에서 손학규 대표를 몰아내고 당권을 찬탈하기 위해 쿠데타를 일으킨 유승민 하태경 이준석 오신환 등이 당권찬탈에 실패하자 당시 제1야당인 자유한국당과 통합을 논의하기 위해 바른미래당을 탈당하고 만든 정당으로 김웅 의원과 지상욱 의원 등도 주요 멤버들이다.


이른바 ‘이준석의 난’이 계속되는 가운데서 이들은 이준석 대표에게 힘을 실어주었다.


새보계의 좌장 격인 유승민 전 의원은 이준석 대표가 당원권 정지 6개월의 중징계를 받자 “지금 윤리위원회나 윤핵관(윤석열 핵심 관계자)들은 조폭과 같다”라고 당을 향해 폭탄을 던졌다.


하태경 의원은 전국위가 ARS 투표를 통해 새 비대위 출범 요건을 갖춘 당헌 개정안을 의결, 추석 전 새 비대위 출범을 위한 절차를 완료하려고 하자 전국위원들에게 "비대위를 부결시켜 달라"고 했다.


오신환 전 의원은 “이준석 징계는 실질적 탄핵 행위”라며 “정당사에 나쁜 기록으로 남을 것”이라고 했다. 심지어 김웅 의원은 이준석 지지자들의 모임에 참석해 “전당대회에서 우리가 당을 장악해야 한다”고 선동하기도 했다.


이게 유승민 이준석 등이 이끄는 새보계의 실체다.


이들에게는 ‘정당 폭파 전문가’라는 별명이 따라붙는다.


자유한국당을 탈당하고 바른정당에 합류한 이들은 당시 유승민을 대선 후보로 내세우기 위해 ‘야권 단일후보’를 주장하는 모든 사람을 당에서 몰아냈다.


그렇게 해서 바른정당 창당 99일 만에 13명의 의원이 탈당하고 자유한국당 복당을 선언해야만 했다. 바른정당에 남는 국회의원은 20명으로, 겨우 원내교섭단체 자격을 턱걸이로 유지하는 비참한 꼴이 되고 말았다.


하지만 그것은 시작에 불과했다. 2017년 11월 8일에 8명의 의원이 추가로 탈당계를 제출해 같은 달 9일 자유한국당에 복당하였다. 주호영 의원은 11월 13일 탈당계를 제출하고 다음 날 자유한국당에 복당했다. 33명의 의원으로 출발한 바른정당은 유승민을 추종하는 11명의 의원만 남았다. 원내교섭단체 지위도 상실한 초미니 정당으로 전락하고 만 것이다.


결국, 그들은 안철수의 국민의당과 통합해 바른미래당을 창당하고 당권을 장악하는 계획을 세웠으나 ‘손학규’라는 거대한 장벽에 부딪혀 실패했다. 최고위원들은 하태경 이준석 등 모두 유승민계가 차지했으나 당 대표만큼은 손학규에게 내줄 수밖에 없었다.


그러자 곧바로 쿠데타를 일으켜 당권 장악에 나섰으나 뜻을 이루지 못하자 바른미래당을 폭파하고 말았다. 바른정당에 이어 바른미래당까지 그들이 지나간 자리에는 풀 한 포기 남지 않는다고 해서 붙여진 별명이 바로 ‘정당 폭파 전문가’이다.


지금 국민의힘에서 그들의 행위 역시 당권을 차지하지 못할 바에야 당을 폭파하고 말겠다는 못된 심보의 발로다. 다만 이번에는 그들이 실패할 것 같다. 당내 국회의원들과 당원들이 그들의 전력을 알아버린 탓이다. 초선 의원이 그들에게 “당을 떠나라”고 요구하는 것은 그런 연유다. 정당 폭파 전문가들이 당을 폭파하기 이전에 먼저 자신들이 자폭하는 결과가 초래될 가능성이 농후하다. 업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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